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 이후 중앙선거관리위원회(선관위) 개혁을 내건 법안이 40건 넘게 국회에 발의됐지만 선관위 구조를 바꾸는 법안은 한 건도 상임위원회 문턱을 넘지 못했다. 국정조사 파행에 국정감사까지 이어지며 입법 논의가 뒷전으로 밀렸다. 위원장 상임화처럼 개혁 방향은 여야가 겹치지만 선관위 감사 주체 등을 두고 입장이 갈려 또 선관위 개혁이 좌초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29일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6월 사태 이후 발의된 선거관리위원회법(선관위법) 개정안은 34건이다. 모두 소관 상임위원회인 행정안전위원회에 계류 중이다. 선관위에 외부 감사를 도입하거나 사무총장을 국회 인사청문 대상에 넣는 감사원법·국회법·인사청문회법 개정안도 잇따랐다. 그러나 사태 이후 본회의를 통과한 관련 법안은 7월30일 여야 합의로 처리된 선관위 특검법과 9월17일 처리된 같은 법 개정안 등 2건뿐이다.
더불어민주당 선관위 개혁 태스크포스(TF)가 7월9일 발의한 '선관위 개혁 3법'(선관위법·국회법·인사청문회법 개정안)은 중앙선관위원장 상임화와 상임위원 3명 확대, 외부 인사 사무총장의 국회 인사청문 등의 내용을 담았다. 그러나 이 법안들은 석 달 넘게 행안위와 국회운영위원회에 묶여 있다. 국민의힘이 9월21일 소속 의원 109명 전원 명의로 낸 '국민참정권 수호법'도 마찬가지다. 사전투표 폐지와 투표소 현장 수개표, 상근위원장제 도입과 사무총장·사무차장 폐지 등의 내용을 담았지만 행안위에 묶여 있다.
사태 이전 발의된 법안들도 마찬가지다. 윤준병 민주당 의원이 지난해 3월 발의한 외부 위원 중심 감사위원회 설치안과 국민의힘 의원 108명이 같은 달 당론으로 낸 특별감사관법은 1년 넘게 진척이 없다. 2022년 대선 '소쿠리 투표' 논란으로 노정희 중앙선관위원장이, 2023년 고위직 자녀 특혜채용 의혹으로 박찬진 사무총장과 송봉섭 사무차장이 물러났을 때도 개혁 법안이 발의됐지만 상당수는 21대 국회 임기 만료로 폐기됐다.
입법이 미뤄진 데는 국회 일정이 진상규명에 쏠린 탓이 크다. 여야는 사태 보름 만인 6월18일 국정조사 특별위원회를 출범시켰지만 국조특위는 재검표 시기와 방법을 둘러싼 공방, 범여권 의원들의 청문회 불참 등으로 파행을 빚었다. 국조특위는 한 차례 연장 끝에 8월 말 종료됐고 10월부터는 국정감사가 이어지고 있다. 행안위는 법안 심사 일정조차 잡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태 이전 발의된 법안들도 마찬가지다. 윤준병 민주당 의원이 지난해 3월 발의한 외부 위원 중심 감사위원회 설치안과 국민의힘 의원 108명이 같은 달 당론으로 낸 특별감사관법은 1년 넘게 진척이 없다. 2022년 대선 '소쿠리 투표' 논란으로 노정희 중앙선관위원장이, 2023년 고위직 자녀 특혜채용 의혹으로 박찬진 사무총장과 송봉섭 사무차장이 물러났을 때도 개혁 법안이 발의됐지만 상당수는 21대 국회 임기 만료로 폐기됐다.
입법이 미뤄진 데는 국회 일정이 진상규명에 쏠린 탓이 크다. 여야는 사태 보름 만인 6월18일 국정조사 특별위원회를 출범시켰지만 국조특위는 재검표 시기와 방법을 둘러싼 공방, 범여권 의원들의 청문회 불참 등으로 파행을 빚었다. 국조특위는 한 차례 연장 끝에 8월 말 종료됐고 10월부터는 국정감사가 이어지고 있다. 행안위는 법안 심사 일정조차 잡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선관위 견제 주체를 둘러싼 이견도 걸림돌이다. 중앙선관위 자문단을 지낸 엄기홍 경북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선관위의 독립성은 유지돼야 하고, 그럼에도 누군가 견제해 책임을 질 수 있는 구조가 돼야 한다는 것까지는 여야가 합의돼 있다"며 "그런데 감사를 국회가 할 것인지, 정부가 할 것인지, 감사원에서 할 것인지 등 구체적인 안에 대해서는 여야가 합의를 못 하고 있다"고 말했다.
내년 4월 재·보궐선거와 2028년 4월 총선을 앞두고 선관위 개혁 없이 선거를 치를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2028년 5월 22대 국회 임기가 끝나면 처리되지 않은 법안은 또다시 폐기된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사람들이 선거에 대해 불신을 갖는 상황인데, 불신이 커지면 선거가 선거로서의 역할을 하지 못한다"며 "선거에서 당선된 사람들이 정통성을 갖출 수 있도록 빠르게 개혁해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내년 4월 재·보궐선거와 2028년 4월 총선을 앞두고 선관위 개혁 없이 선거를 치를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2028년 5월 22대 국회 임기가 끝나면 처리되지 않은 법안은 또다시 폐기된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사람들이 선거에 대해 불신을 갖는 상황인데, 불신이 커지면 선거가 선거로서의 역할을 하지 못한다"며 "선거에서 당선된 사람들이 정통성을 갖출 수 있도록 빠르게 개혁해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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