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네시스 GV80 하이브리드에서 가장 먼저 체감한 변화는 조용함이었다. 저속에서 전기모터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면서 실내의 정숙성이 돋보였다. 과속방지턱을 넘을 때 몸으로 전해지는 충격도 한결 줄었다. 연비에 대한 기대를 얼마나 채우느냐와 별개로,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의 주행 감각을 다듬은 점이 인상적이었다.
외관에서는 색상이 눈길을 끌었다. 은은한 차체 색상은 큼직한 그릴과 두 줄 램프에 어우러졌다. 실내도 만족스러웠다. 따뜻한 색감의 시트와 짙은 색상의 조합이 공간에 입체감을 더했다. 시트에 들어간 퀼팅 무늬와 같은 세부 요소에서도 고급감을 느낄 수 있었다. 운전석뿐 아니라 뒷좌석에서도 통일된 배색이 이어졌다.

주행을 시작하자 하이브리드의 특성이 드러났다. 저속에서 엔진 대신 전기모터로 움직이는 구간이 정숙성에 기여했다. 속도를 크게 높이지 않는 상황에서 조용하게 이동하는 감각이 좋았다. 평소 소음에 민감하거나 도심 주행이 많은 운전자라면 반길 만한 변화다.
이 같은 주행 감각에는 전기모터를 활용하는 제어 전략이 깔려 있다. 저속에서는 가능한 한 전기모터로 달리고, 중고속에서 엔진이 작동할 때 배터리를 충전하도록 했다. 연료 효율뿐 아니라 엔진이 켜지고 꺼지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소음과 진동까지 고려한 것이다.

승차감 개선은 과속방지턱에서 분명하게 느껴졌다. 턱을 넘을 때 전달되는 충격과 차체 흔들림이 현저히 줄었다. 큰 차체가 위아래로 움직일 때 탑승자가 느끼는 부담이 덜했다. 정숙성과 함께 이번 시승에서 만족도가 높았던 부분이다.
여기에는 새로 적용한 듀얼 밸브 전자제어 쇽업소버가 역할을 한다. 바퀴가 위로 올라가는 압축 방향과 다시 내려오는 인장 방향의 감쇠력을 각각 제어한다. 노면에서 오는 충격을 흡수하면서 불필요한 차체 움직임을 억제하는 방식이다. 하이브리드 시스템으로 늘어난 무게에 대응하기 위해 스프링과 하체 부품도 손봤다.

동력계 역시 변화가 크다. 두 개의 모터를 넣은 하이브리드 전용 7단 변속기를 적용하면서도 길이를 줄여 기존 실내 공간을 유지했다. 2.5 터보 엔진은 연소 방식과 주요 부품을 개선해 엔진 자체 최고출력 277마력을 낸다. 후륜구동과 사륜구동을 모두 마련한 점도 특징이다.
연비에 대한 평가는 갈릴 듯하다. 시내 주행을 마친 뒤 계기판에 표시된 누적 평균 연비는 12.7㎞/ℓ였다. 누적 주행거리는 89.1㎞, 시간은 4시간27분으로 표시됐다. 하이브리드에 높은 연료 효율을 기대했다면 만족도가 갈릴 수 있는 수치다.

스테이 모드는 기대와 아쉬움이 함께 남았다. 정차 중 엔진 공회전 없이 배터리로 공조와 오디오 등 편의 기능을 사용하는 기능이다. 차 안에서 조용히 머물 수 있다는 취지는 좋았다. 스테이모드를 켜자 계기판에 표시된 사용 가능 시간은 25분이었다. 실제 지속 시간은 약 30분 정도였지만 짧게 느껴졌다.
GV80 하이브리드는 일상에서 자주 마주치는 저속 주행과 과속방지턱에서 개선을 체감할 수 있는 차였다. 외장 색상과 시트의 고급감도 만족도를 높였다. 반면 연비와 정차 중 편의 기능을 중요하게 보는 소비자라면 기대 수준을 따져볼 필요가 있다. 판매가격은 개별소비세 5% 기준 7680만원부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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