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맥스 판교 사옥에서 만난 강승현 R&I유닛 연구원장. 강 원장은 화장품 기술의 다음 목표가 의약 수준의 효과라고 전망했다./코스맥스


"향후 화장품 업계는 점진적으로 의약 수준의 효과를 추구하는 방향으로 갈 것입니다."

강승현 코스맥스 R&I유닛 연구원장은 최근 동행미디어 시대와의 인터뷰에서 화장품 산업의 미래를 이렇게 내다봤다. 코스맥스는 국내외 화장품 브랜드의 제품 개발과 생산을 맡는 세계 1위 제조업자개발생산(ODM) 기업이다. K뷰티의 세계 시장 확대를 뒷받침해 온 코스맥스의 기술 경쟁력과 차세대 화장품의 연구 방향을 강 원장에게 물었다.

강 원장은 "보톡스에 준하는 효과의 화장품 사용 가능 성분을 깊게 침투시킨다면 뷰티 시장에 큰 파문을 일으킬 것"이라고 밝혔다. 화장품에 쓸 수 있는 성분으로 기존 제품보다 높은 효능을 구현할 가능성을 제시한 것이다. 구체적인 연구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코스맥스가 최근 연구 역량을 집중하는 분야는 '하이퍼 더마'다. 강 원장은 경쟁사가 쉽게 따라오기 어려운 기술로 피부 미생물과 피부 침투 분야를 꼽았다. 화장품 업계에서는 유효성분을 피부에 전달하는 기술이 나날이 중요해지고 있다. 피부는 외부 물질이 쉽게 들어오지 못하도록 막는 장벽을 갖고 있다. 코스맥스는 피부 장벽을 손상시키지 않으면서 구조를 느슨하게 만들어 성분의 침투를 돕는 입자 기술을 확보했다. 강 원장은 이 분야를 경쟁사가 쉽게 따라오기 어려운 기술로 꼽았다.

피부에 서식하는 미생물이 주요 연구 대상이다. 코스맥스는 특정 미생물의 유전자와 대사물질을 분석해 피부에 미치는 영향을 규명했다. 강 원장은 "특정 지질 대사 피부 미생물을 이용하는 에멀전 기술은 전 세계에서 코스맥스만이 가지고 있는 기술"이라고 강조했다. 에멀전은 물과 기름처럼 잘 섞이지 않는 성분을 혼합한 제형이다.

세계 1위의 또 다른 무기는 개발 속도다. 강 원장은 "가장 강력한 무기는 연간 신제품 개발 건수와 개발 스피드"라고 설명했다. 코스맥스가 한해 개발하는 신제품은 8000여개로, 하루 평균 20개가 넘는다. 신규 처방은 연간 600여개다. 축적한 처방을 활용해 고객사가 원하는 제품을 신속하게 제안할 수 있다.

히트상품 개발은 소비자의 불편을 찾는 데서 시작한다. 연구원들은 구매 후기와 미용 전문가의 의견을 분석하고 원료업체와 협력해 새로운 제형을 시험한다. 강 원장은 "히트 제품은 시간과의 싸움"이라며 소비자 분석과 경쟁사 처방 연구, 과학적 검증을 강조했다.

인공지능(AI)은 연구 속도를 높이는 수단이 됐다. 코스맥스는 기존 제품의 처방 분석과 새로운 성분 탐색에 AI를 활용한다. 강 원장은 탐색 시간이 20~30%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궁극적으로는 AI가 효능과 사용성이 우수한 처방을 직접 설계하는 것이 목표다.

강 원장이 힘을 쏟는 다음 연구 분야는 하이퍼 더마와 바이오 제형, 기존 미용법을 바꿀 수 있는 용기다. 화장품 업계는 피부과학과 바이오 기술을 접목해 화장품과 의약품의 경계를 허무는 연구에 속도를 내고 있다. 관련 기술이 실제 제품으로 구현될 수 있을지가 코스맥스의 다음 과제로 꼽힌다.
▷강승현 코스맥스 R&I유닛 연구원장
1971년 출생
2026년 현재 코스맥스 R&I유닛 연구원장
2025년 코스맥스 R&I센터 부원장
2015~2025년 코스맥스BTI R&I센터 부원장
2014~2015년 삼성전기 R&D센터 수석연구원
2001~2014년 아모레퍼시픽 R&D센터 책임연구원
일본 도쿄대 응용생물화학과 석사·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