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환율이 약세일 때 중앙은행이 보유 외환을 파는 것, 즉 외환시장 개입이 지는 싸움이라는 증거는 넘쳐난다."
국제통화제도 연구의 권위자인 배리 아이컨그린 미국 UC버클리 경제학·정치학과 교수는 4일 시대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한국이 자본 유출입 변동성에 대응할 수단을 묻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미국이 통화스와프를 외교 수단으로 쓸 가능성에 대해선 "트럼프 행정부는 다른 모든 것을 무기화하려고 시도해 왔다. 그러니 이 또한 걱정해야 할 일이다"라고 했다.
올해 원화 가치는 크게 출렁였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지난 7월2일 주간 거래 종가 기준 1555.8원으로 2009년 3월5일(1568.0원) 이후 가장 높았다. 이후 반도체 수출 호조로 달러 공급이 늘면서 지난달 26일에는 연중 최저인 1323.1원까지 내려갔다. 증시에선 외국인 자금이 대거 빠져나갔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올해 들어 지난달 하순까지 유가증권시장에서 208조431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종전 연간 최대인 2008년(43조4978억원)의 4.8배다. 로이터통신이 LSEG(런던증권거래소그룹) 자료를 집계한 결과 올해 상반기 외국인이 아시아 7개 시장에서 순매도한 주식 1373억6000만달러 가운데 한국이 708억달러로 절반을 넘었다. 대만(296억달러)의 2.4배다.
아이컨그린 교수는 국제통화기금(IMF) 선임 정책자문관을 지냈고 '달러 제국의 몰락'(원제 Exorbitant Privilege)을 썼다. 올해는 '머니 비욘드 보더스'(원제 Money Beyond Borders)를 펴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올해 들어 지난달 하순까지 유가증권시장에서 208조431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종전 연간 최대인 2008년(43조4978억원)의 4.8배다. 로이터통신이 LSEG(런던증권거래소그룹) 자료를 집계한 결과 올해 상반기 외국인이 아시아 7개 시장에서 순매도한 주식 1373억6000만달러 가운데 한국이 708억달러로 절반을 넘었다. 대만(296억달러)의 2.4배다.
아이컨그린 교수는 국제통화기금(IMF) 선임 정책자문관을 지냈고 '달러 제국의 몰락'(원제 Exorbitant Privilege)을 썼다. 올해는 '머니 비욘드 보더스'(원제 Money Beyond Borders)를 펴냈다.
-탈(脫)달러화 논의가 거세다. 달러의 위상을 어떻게 보나.
▷매우 점진적인 탈달러화가 진행되고 있다. 전 세계 중앙은행 외환보유액에서 달러가 차지하는 비중이 서서히 줄고 있고, 민간과 공공을 합친 외국인 투자자의 미국 국채 보유 비중도 줄고 있다. 말이 현실을 앞서가는 것도 사실이다. 관건은 점진적인 탈달러화가 빨라지느냐다.
-경상수지 흑자국인 한국의 원화가 크게 흔들린 이유는.
▷경상수지 흑자가 큰 나라라도 통화가치는 자본 유출입에 흔들릴 수 있다. 투자 자금의 흐름은 오래전부터 있었다. 한국은 글로벌 투자자금의 위력을 보여준 자금 흐름의 사이클을 막 거쳤다. 최선의 대처법은 기업과 은행, 정부기관이 금융 완충력을 쌓는 것이다. 준비자산을 보유하고, 레버리지를 제한하고, 자산과 부채의 만기를 늘려야 한다.
-달러 스테이블코인이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원화 스테이블코인이 대응책이 될 수 있나.
▷유능한 통화 정책을 펼치는, 잘 관리되고 있는 중앙은행을 보유한 국가라면, 일반적인 요인이든 스테이블코인 같은 특정 요인이든 원화가 달러로 대체되는 현상인 '통화 대체'를 두려워할 이유가 거의 없다. 분산원장 기술은 계속 남을 것이고, 유망한 새 결제 레일(rail)이 될 것이다. 문제는 그 레일 위로 어떤 열차가 달리느냐다. 나는 스테이블코인이 아니라 '토큰화된 중앙은행 화폐'와 '토큰화된 시중은행 예금'의 결합에 걸겠다.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는 토큰화 분야에서 세계 최고 전문가다.
-미 연방준비제도(연준)가 긴축할 때 소규모 개방경제 중앙은행에 통화정책 자율성이 있나.
▷중앙은행에 대한 시장의 신뢰도가 높을수록, 즉 책무를 달성해 온 실적이 좋고 앞으로도 그러겠다는 의지를 대중에게 잘 전달할수록 독자 노선을 걸을 여지가 커진다.
-자본 유출입 변동성에 대응할 수단은 무엇인가.
▷외환보유액을 쌓거나 통화스와프를 활용하는 것은 그 자금으로 환율을 떠받치는 일이 유용할 때만 의미가 있다. 그런데 환율이 약세일 때 중앙은행이 보유 외환을 파는 것, 즉 외환시장 개입이 지는 싸움이라는 증거는 넘쳐난다. 일본은행은 두어 달 전 개입했다가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하면서 이를 다시 확인했다. 자본이 밀려들 때 은행과 비은행의 대출을 제한하는 거시건전성 조치는 도움이 될 수 있다. 재정을 긴축하는 것도 자본 유입이 부르는 인플레이션 효과를 누그러뜨리는 방법이다.
▷매우 점진적인 탈달러화가 진행되고 있다. 전 세계 중앙은행 외환보유액에서 달러가 차지하는 비중이 서서히 줄고 있고, 민간과 공공을 합친 외국인 투자자의 미국 국채 보유 비중도 줄고 있다. 말이 현실을 앞서가는 것도 사실이다. 관건은 점진적인 탈달러화가 빨라지느냐다.
-경상수지 흑자국인 한국의 원화가 크게 흔들린 이유는.
▷경상수지 흑자가 큰 나라라도 통화가치는 자본 유출입에 흔들릴 수 있다. 투자 자금의 흐름은 오래전부터 있었다. 한국은 글로벌 투자자금의 위력을 보여준 자금 흐름의 사이클을 막 거쳤다. 최선의 대처법은 기업과 은행, 정부기관이 금융 완충력을 쌓는 것이다. 준비자산을 보유하고, 레버리지를 제한하고, 자산과 부채의 만기를 늘려야 한다.
-달러 스테이블코인이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원화 스테이블코인이 대응책이 될 수 있나.
▷유능한 통화 정책을 펼치는, 잘 관리되고 있는 중앙은행을 보유한 국가라면, 일반적인 요인이든 스테이블코인 같은 특정 요인이든 원화가 달러로 대체되는 현상인 '통화 대체'를 두려워할 이유가 거의 없다. 분산원장 기술은 계속 남을 것이고, 유망한 새 결제 레일(rail)이 될 것이다. 문제는 그 레일 위로 어떤 열차가 달리느냐다. 나는 스테이블코인이 아니라 '토큰화된 중앙은행 화폐'와 '토큰화된 시중은행 예금'의 결합에 걸겠다.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는 토큰화 분야에서 세계 최고 전문가다.
-미 연방준비제도(연준)가 긴축할 때 소규모 개방경제 중앙은행에 통화정책 자율성이 있나.
▷중앙은행에 대한 시장의 신뢰도가 높을수록, 즉 책무를 달성해 온 실적이 좋고 앞으로도 그러겠다는 의지를 대중에게 잘 전달할수록 독자 노선을 걸을 여지가 커진다.
-자본 유출입 변동성에 대응할 수단은 무엇인가.
▷외환보유액을 쌓거나 통화스와프를 활용하는 것은 그 자금으로 환율을 떠받치는 일이 유용할 때만 의미가 있다. 그런데 환율이 약세일 때 중앙은행이 보유 외환을 파는 것, 즉 외환시장 개입이 지는 싸움이라는 증거는 넘쳐난다. 일본은행은 두어 달 전 개입했다가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하면서 이를 다시 확인했다. 자본이 밀려들 때 은행과 비은행의 대출을 제한하는 거시건전성 조치는 도움이 될 수 있다. 재정을 긴축하는 것도 자본 유입이 부르는 인플레이션 효과를 누그러뜨리는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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