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의 퇴직연금 개편안에는 회사가 직원 대표의 동의를 받아 특정 기금을 '기본 상품'으로 정할 수 있게 하는 내용이 담겼다. 직원 퇴직금이 같은 그룹 금융사 기금으로 몰리는 것을 점검할 장치는 이 방안에 없다.
9일 금융감독원 통합연금포털에 따르면 9월 말 삼성생명이 관리하는 퇴직연금 57조5486억원 가운데 54.5%는 삼성 계열사들이 맡긴 돈이었다. 현대차증권이 퇴직연금 운용 목적으로 맡은 돈의 75.9%도 현대차그룹 계열사 돈이었다. 회사가 퇴직금을 넣어주고 직원이 직접 굴리는 확정기여형(DC)도 비슷하다. DC형에서 같은 그룹 회사가 맡긴 돈 10조6510억원 가운데 67%가 삼성증권·삼성생명·삼성화재 3곳에 몰려 있었다.
정부는 지난달 29일 '퇴직연금 기능강화 방안'을 내놓고 금융사 등이 세운 운용회사도 '기금형' 퇴직연금을 운영할 수 있게 하기로 했다. 기금형은 여러 회사 직원의 퇴직금을 한데 모아 전문 운용회사가 대신 굴려주는 방식이다. 직원은 운용회사만 고르면 된다. 방안에 따르면 지난해 퇴직연금 수익률은 6.47%로 국민연금(18.82%)의 3분의 1 수준이었다.
문제는 '기본 상품'이다. 직원이 따로 고르지 않으면 회사가 정한 기금에 들어가는 방식이어서, 대기업이 같은 그룹 금융사 기금을 기본 상품으로 정하면 직원 퇴직금이 그대로 그룹 안에 머물 수 있다. 정부 방안의 안전장치는 돈이 기금에 들어온 뒤에만 작동한다. 같은 그룹 회사 등에 대한 투자에 한도를 두고, 그룹과 이해가 얽힌 문제로 가입자가 손해배상을 청구하면 운용회사가 잘못이 없음을 직접 증명하게 하는 식이다. 정작 돈이 들어오는 길목은 비어 있다. 같은 그룹 기금을 기본 상품으로 고를 때 따져보는 절차도, 기금마다 계열사 돈이 얼마인지 공개하는 규정도 방안에 없다.
기금형 대상인 DC형·개인형퇴직연금(IRP) 적립금은 지난해 말 272조5000억원이다. 관련 법이 올해 안에 국회를 통과하면 2028년부터 2030년까지 모든 사업장이 퇴직금을 회사 밖에 쌓아야 한다. 한화금융 계열사들은 최근 기금형 준비에 나섰고, 금융권에 따르면 4대 금융그룹도 채비하고 있다.
문제는 '기본 상품'이다. 직원이 따로 고르지 않으면 회사가 정한 기금에 들어가는 방식이어서, 대기업이 같은 그룹 금융사 기금을 기본 상품으로 정하면 직원 퇴직금이 그대로 그룹 안에 머물 수 있다. 정부 방안의 안전장치는 돈이 기금에 들어온 뒤에만 작동한다. 같은 그룹 회사 등에 대한 투자에 한도를 두고, 그룹과 이해가 얽힌 문제로 가입자가 손해배상을 청구하면 운용회사가 잘못이 없음을 직접 증명하게 하는 식이다. 정작 돈이 들어오는 길목은 비어 있다. 같은 그룹 기금을 기본 상품으로 고를 때 따져보는 절차도, 기금마다 계열사 돈이 얼마인지 공개하는 규정도 방안에 없다.
기금형 대상인 DC형·개인형퇴직연금(IRP) 적립금은 지난해 말 272조5000억원이다. 관련 법이 올해 안에 국회를 통과하면 2028년부터 2030년까지 모든 사업장이 퇴직금을 회사 밖에 쌓아야 한다. 한화금융 계열사들은 최근 기금형 준비에 나섰고, 금융권에 따르면 4대 금융그룹도 채비하고 있다.
이찬진 금감원장은 지난 6일 퇴직연금사업자 간담회 인사말에서 계열사나 영업상 이해관계로 특정 금융회사나 상품이 부당하게 우대되지 않도록 기금 선정 절차를 투명하게 해 달라고 당부했다. 고용노동부는 이달 중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 개정안을 국회에 낼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