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의 금리 인상 가능성이 커지면서 국내 금융권에 긴장감이 돌고 있다. 은행과 보험사는 이익과 자본 관리에 도움이 되는 반면 카드·캐피털사는 조달비용이 늘어나고 저축은행과 증권사의 경우 금리 상승에 따른 득실이 엇갈린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는 오는 15~16일(현지시각)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열고 기준금리를 결정한다. 증권업계는 중동 전쟁 장기화와 미국 소비자물가 상승을 근거로 Fed가 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할 것으로 전망했다. 투자업계도 대체로 9월 금리 인상을 예상했다.
한국은행은 지난 7월과 8월 기준금리를 잇달아 올려 현재 연 3.00%다. 국내 기준금리가 오른 데 이어 미국도 금리 인상 가능성이 커지면서 금융업권별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업권별 기상도는 은행·보험 '대체로 맑음', 카드·캐피털·저축은행 '흐림', 증권 '구름 많음'으로 요약된다.
은행·보험 맑음…숨은 먹구름도
은행은 '구름 조금 낀 맑음'에 가깝다. 금리가 오르면 통상 예금금리보다 대출금리가 먼저 움직인다. 대출로 받는 이자와 예금 이자의 차이인 순이자마진(NIM)이 커질 수 있다는 뜻이다. 한국은행은 "시장금리 상승이 일반적으로 예금취급기관의 수익성을 개선하는 여건을 마련한다"고 분석했다.
다만 금리 상승이 은행에 무조건 호재인 것은 아니다. 한은은 금리가 더 오르면 은행 손실 대응 능력을 보여주는 자기자본비율이 16.7%에서 16.5%로 낮아진다고 추산했다. 대출이자 수익은 늘지만 보유한 채권 가격이 떨어지고 높아진 이자를 감당하지 못하는 대출자가 늘어날 수 있어서다.
보험사는 생명보험을 중심으로 햇볕이 든다. 장기금리가 오르면 앞으로 지급할 보험금의 현재 가치가 줄어 신지급여력제도(K-ICS) 비율 관리가 쉬워지고 신규 채권 이자수익도 높아진다. 반면 높은 금리를 찾아 저축성보험을 깨는 고객이 늘 수 있다. 생명보험사의 중도환급금은 금리가 급등했던 2022년 69조원으로 전년 46조5000억원보다 크게 증가했다. 자본 관리에는 호재지만 자금 이탈 측면에서는 악재다.
다만 금리 상승이 은행에 무조건 호재인 것은 아니다. 한은은 금리가 더 오르면 은행 손실 대응 능력을 보여주는 자기자본비율이 16.7%에서 16.5%로 낮아진다고 추산했다. 대출이자 수익은 늘지만 보유한 채권 가격이 떨어지고 높아진 이자를 감당하지 못하는 대출자가 늘어날 수 있어서다.
보험사는 생명보험을 중심으로 햇볕이 든다. 장기금리가 오르면 앞으로 지급할 보험금의 현재 가치가 줄어 신지급여력제도(K-ICS) 비율 관리가 쉬워지고 신규 채권 이자수익도 높아진다. 반면 높은 금리를 찾아 저축성보험을 깨는 고객이 늘 수 있다. 생명보험사의 중도환급금은 금리가 급등했던 2022년 69조원으로 전년 46조5000억원보다 크게 증가했다. 자본 관리에는 호재지만 자금 이탈 측면에서는 악재다.
여전·저축은행 흐림…증권은 변덕
카드·캐피털 등 여신전문금융회사의 날씨는 흐리다. 카드사는 영업자금을 주로 채권 발행으로 마련한다. AA+급 3년 만기 여전채 금리는 지난 9일 연 4.462%로 연초보다 1%포인트 이상 올랐다. 카드·캐피털사는 장기간 돈을 빌릴 때 내야 하는 이자가 높아지자 만기가 짧은 채권을 더 많이 발행하고 있다.
전체 여전채 발행액에서 만기 2년 이하 채권 비중은 지난해 3분기 20.9%에서 올해 1분기 53.9%로 뛰었다. 단기채는 당장의 이자 부담을 줄일 수 있지만 1~2년 안에 원금을 갚거나 다시 채권을 발행해야 한다. 그때까지 고금리가 이어지면 더 비싼 이자로 돈을 다시 빌려야 한다. 단기 이자비용을 줄인 대신 빚을 갚아야 할 시점이 빨라진 셈이다.
저축은행의 경우 고금리를 감당하지 못하는 차주가 늘어 대출 부실이 커질 수 있다. 한은은 금리가 상승하면 저축은행의 자영업자 대출 예상 손실이 16.7% 늘어날 것으로 추산했다. 손실을 버틸 여력을 나타내는 자기자본비율은 15.8%에서 15.6%로 약 0.2%포인트 낮아졌다. 대출금리가 오르면서 늘어난 이자수익이 손실을 일부 메우게 된다.
그러나 이러한 방어 효과가 실제 영업에서 그대로 나타난다고 장담하기는 어렵다. 고객 예금을 확보하기 위해 예금금리도 함께 올리면 대출금리와 예금금리의 차이인 예대금리차가 좁아질 수 있어서다. 실제 예금 유치 경쟁이 치열했던 2020년 말부터 2022년 말까지 저축은행의 예대금리차는 4.7%포인트에서 2.9%포인트로 줄었다. 한은은 "실제 이자이익 증가폭은 영업환경에 따라 추정치에 비해 줄어들 수 있다"고 전망했다.
증권사의 날씨도 '흐림'이다. 금리가 오르면 자금이 주식에서 예·적금과 채권으로 이동하는 경향이 나타난다. 주식매매 수수료 수익이 줄어들 수 있다. 기존 저금리 채권 가격도 떨어져 이를 보유한 증권사에는 평가손실이 발생한다.
단기자금 의존도가 높은 점도 부담이다. 지난해 하반기 대형 증권사가 단기로 빌린 자금은 260조6000억원으로 전체 차입금의 59.0%에 달했다. 만기가 돌아올 때마다 높은 금리로 다시 돈을 빌려야 해 조달비용이 커질 수 있다. 한은은 증권업 전체의 자금 여력은 충분하지만 조달 기반이 약한 중소형사는 충격이 더 클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한은은 금융권 전반이 자금 유출을 감당할 수 있는 여력을 갖췄다고 평가했다. 금융권 전체가 흔들릴 가능성은 작지만 자금조달 능력이 약한 중소형사는 상대적으로 더 큰 충격을 받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하나금융연구소는 "무리한 외형 경쟁보다 부실자산의 선제적 정리에 나서야 한다"며 내실경영을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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