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먹는 비만치료제 오포글리프론을 앞세운 경구제 시장 확대가 예고된 가운데 국내 바이오업계의 장기지속형 주사제 개발 경쟁이 확대되고 있다. 장기지속형 제제는 투약 간격을 월 1회 수준까지 늘릴 수 있어 경구제와 다른 경쟁력이 있다는 평가다. 알테오젠까지 관련 기술 개발에 가세하면서 국내 플랫폼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1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알테오젠은 최근 복수의 활성분자를 하나의 접합체로 구현해 약효 지속기간을 늘리는 '장기지속형 접합체' 기술의 국제특허출원(PCT)을 마쳤다. 첫 적용 후보물질인 비만치료제 ALT-M5는 월 1회 투여를 목표로 개발하고 있다.
알테오젠의 합류로 국내 장기지속형 비만치료제 플랫폼 경쟁은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펩트론과 지투지바이오, 인벤티지랩 등이 관련 기술 개발에 나선 가운데 국내외 제약사와의 협업을 통해 상업화 가능성을 검증하고 있다.
장기지속형 제제에 관심이 이어지는 배경에는 비만치료제 시장의 특성이 있다. 비만은 장기간 관리가 필요한 만성질환인 만큼 치료 지속성이 중요하다. 복약 편의성을 높이는 기술이 차세대 경쟁력으로 꼽히는 이유다.
경구제는 주삿바늘 부담이 없고 복용이 편리하다. 반면 매일 복용해야 한다. 장기지속형 주사제는 약물이 체내에서 천천히 방출되도록 설계해 투약 횟수를 줄이는 기술이다.
업계는 현재 주 1회 투여가 일반적인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GLP-1) 계열 비만치료제의 투약 간격을 월 1회 수준으로 늘리는 데 집중하고 있다. 투약 횟수가 줄면 환자의 복약 순응도를 높이고 치료 중단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글로벌 시장에서도 기술 확보 경쟁이 이어진다. 일라이 릴리는 지난해 스웨덴 바이오텍 카무루스와 장기지속형 치료제 개발 계약을 맺은 데 이어 올해 6월 협력 범위를 아밀린 계열까지 확대했다. 최대 4개 후보물질에 카무루스 기술을 적용하는 구조다.
국내에서는 펩트론이 장기지속형 플랫폼 '스마트데포'를 앞세워 릴리와 공동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2024년 10월 체결한 계약은 다음달 종료될 예정이다. 펩트론은 연구 결과에 따라 후속 상업계약 논의가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지투지바이오는 지난 3월 삼성바이오에피스·에피스넥스랩과 장기지속형 약물전달 플랫폼 공동연구 및 기술이전 계약을 맺었다. 장기지속형 세마글루타이드를 포함한 후보물질 2종이 대상이며 추가 후보물질 최대 3종의 우선협상권이 포함됐다.
인벤티지랩은 유한양행과 월 1회 투여를 목표로 세마글루타이드 'IVL3021'과 티르제파타이드 'IVL3024'를 비임상 단계에서 개발하고 있다. 국내 기업들이 서로 다른 플랫폼으로 시장 선점에 나서는 셈이다.
장기지속형 제제는 개발 난도가 높다. 약물이 목표한 기간 동안 일정하게 방출되도록 조절해야 하며 입자 크기와 안정성, 멸균 공정 등 품질관리 역량이 요구된다.
상업생산 역시 과제다. 미립구 기반 제제는 제조공정의 작은 변화에 입자 특성과 약물 방출 양상이 달라질 수 있다. 연구 단계에서 확보한 성능을 대량생산 과정에서 동일하게 구현할 수 있는지가 플랫폼 경쟁력을 결정할 전망이다.
한 바이오업계 관계자는 "장기지속형 제제는 안정적인 약물 방출과 품질 재현성, 대량생산 가능성을 입증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플랫폼 경쟁력이 확인되면 비만치료제를 넘어 다양한 만성질환 치료제로 적용 범위를 확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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