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초등학교 저학년 학생 사이에서 발생한 신체적 마찰을 모두 법적 의미의 학교폭력으로 볼 수는 없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단순히 피해가 발생했다는 결과만으로 학교폭력 여부를 판단할 것이 아니라 학생의 연령, 행위 경위, 교육적 선도 필요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는 취지다.
대법원 1부(주심 천대엽 대법관)는 최근 초등학생 A군 측이 경기도교육청 행정심판위원회를 상대로 제기한 학교폭력 재결 취소 청구 소송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20일 밝혔다.
사건은 2023년 초등학교 1학년 학생들 사이에서 벌어졌다. 당시 만 7세였던 B군은 방과 후 수업 중 학교 다목적실에서 같은 반 학생 A군을 단상 아래로 밀었고 A군은 무릎 등에 타박상을 입었다.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는 A군이 신체적 피해를 입은 점 등을 근거로 B군의 행위를 학교폭력으로 판단했다. 학폭위는 가해의 심각성과 고의성, 지속성은 낮다고 보면서도 가장 경미한 조치인 서면사과(1호) 처분을 의결했다.
그러나 B군 측이 제기한 행정심판에서 결과는 뒤집혔다. 경기도교육청 행정심판위원회는 해당 행위를 학교폭력으로 보기 어렵다며 처분을 취소했다. 이에 A군 측이 행정소송을 제기하면서 사건은 법정 다툼으로 이어졌다.
1심 재판부는 A군 측 손을 들어줬다. 학생의 연령이 어리고 사안이 가볍다는 이유만으로 명백한 신체적 폭행 행위를 학교폭력으로 인정하지 않는 것은 부당하다고 판단했다.
반면 2심은 다른 결론을 냈다. 재판부는 학교폭력 해당 여부를 판단할 때 행위 발생 경위와 당시 상황, 행위의 정도 등을 구체적으로 살펴야 한다고 봤다. B군이 당시 만 7세에 불과했던 점 등을 고려하면 학교폭력예방법에 따른 조치를 통해 선도·교육할 필요가 있는 수준의 행위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2심의 판단이 정당하다고 봤다. 재판부는 학교폭력 여부를 판단할 때 단순히 법률 조항의 문언에 형식적으로 부합하는지만 볼 것이 아니라 행위의 경중과 발생 경위, 전후 사정, 피해학생 보호 필요성, 가해학생 선도·교육 필요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판시했다.
또 단순한 신체적·정신적 피해를 수반하는 행위를 일률적으로 학교폭력으로 인정할 경우 가해학생에게 과도한 낙인이 찍혀 인권과 권리가 부당하게 침해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대법원은 이러한 기준에 따라 B군의 행위를 학교폭력으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한 행정심판 재결이 적법하다고 보고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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