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의 수익성 악화가 이어지고 있다. 전동화와 소프트웨어·인공지능(AI) 투자 부담이 이어지는 가운데 중국 업체의 공급 확대와 관세 등 통상환경 변화까지 겹치면서 판매 회복만으로 과거 수준의 수익성을 되찾기 어려울 것이란 분석이다.
한국자동차연구원이 29일 발간한 '완성차 업계의 수익성 변화와 그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글로벌 주요 완성차 20개사의 합산 영업이익은 2023년 1960억달러(약 274조4000억원)에서 2024년 1590억달러(약 222조6000억원), 지난해 590억달러(약 82조6000억원)로 감소했다. 같은 기간 합산 영업이익률은 7.9%에서 6.4%, 2.3%로 떨어졌다.
보고서는 올해 들어서도 수익성 악화가 이어지고 있다고 짚었다. 보고서가 분석한 글로벌 완성차 25개사의 올해 상반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0% 감소하는 사이 이자·법인세 차감 전 이익(EBIT)은 16.3% 줄었다. 평균 EBIT 마진은 4.4%에서 3.5%로 하락했고 차량당 EBIT도 1199유로(약 197만원)에서 1027유로(약 168만원)로 14.3% 감소했다.
2021~2023년 반도체 공급난 당시 완성차 업체들은 차량 할인 축소와 고가·고마진 차종 중심의 생산으로 높은 수익성을 누렸다. 공급난 해소로 이 같은 효과가 사라진 데다 전동화 전환에 따른 투자 부담이 수익성을 끌어내리고 있다. 지역별 전기차 수요와 규제 차이로 내연기관차·하이브리드차 사업을 유지하면서 전기차 플랫폼과 배터리, 생산설비에도 동시에 투자해야 하기 때문이다.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SDV)와 AI 투자도 부담이다. 자율주행과 전기·전자 아키텍처 등으로 경쟁 영역이 확대되면서 투자는 늘고 있지만 수익화는 더딘 상황이다. 차량 판매 이후에도 소프트웨어 업데이트와 사이버보안, 클라우드·데이터 운영 등에 지속적인 비용이 발생한다.
중국 업체의 해외 공세도 거세지고 있다. 올해 상반기 중국 완성차 업체의 유럽 판매는 약 65% 늘었고 시장점유율은 약 7%에서 11%로 상승했다. 중국 업체들이 유럽 현지 생산까지 확대하면서 가격·점유율 경쟁이 장기화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미국의 수입차 관세와 유럽연합(EU)의 중국산 전기차 상계관세 등 통상환경 변화도 비용 부담을 키우고 있다. 글로벌 단일 생산체계가 북미·유럽·중국 중심의 지역별 생산체계로 재편되면서 신규 공장과 공급망 구축에 추가 투자가 필요해서다.
업체별 희비는 엇갈렸다. 보고서는 미국의 전동화 속도 조정과 하이브리드차 재부상으로 복수 파워트레인에 강점을 가진 현대자동차그룹과 토요타가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수익성을 기록했다고 분석했다. 반면 미국 시장과 수출 의존도가 높은 일부 일본 업체는 관세 영향을 크게 받았다.
김한솔 한국자동차연구원 산업조사실 책임은 "향후에는 과거 수준으로의 수익성 회복 자체보다 기존 사업의 수익성을 바탕으로 미래 투자를 지속하고 이를 실제 판매와 이익으로 연결하는 실행력이 관건이 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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