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를 관통하는 어젠다를 제시하고, 구체적 해법을 모색하는 미디어 싱크탱크입니다.
HD현대중공업이 2024년 4월 페루 국영 시마(SIMA)조선소와 맺은 6406억원 규모 계약은 함정 4척을 파는 사업이 아니다. 호위함과 원해경비함 각 1척, 상륙함 2척 모두 페루 현지에서 건조된다. 한국 기업은 설계와 기자재, 기술을 넘긴다. 배를 파는 것이 아니라 배 만드는 법을 가르치는 계약이다.무기 수출의 성격이 이렇게 달라졌다. 구매국은 자국 공장에서 만들고, 자국에서 고치고, 자국 기술자가 다룰 수 있기를 원한다. 사우디아라비아는 무기·탄약 분야 자국 생산 비중을 대폭 끌어올리겠다고 공언했고, 유럽은 나토 재편 국면에서 역내 조달과 산업 참여를 조건으로 내걸었다. 완제품을 실어 보내고 대금을 받는 거래는 성립하지 않는다.지난해 말 기준 국내 방산 4사의 수주잔고는 226조원이 넘는다. 사상 최대다. 그러나 계약서에 적힌 조건을 지킬 사람과 조직, 돈은 따로 준비돼 있지 않다.━법 조문은 있지만 권한이 없다━필리핀에서는 2022년 수출한 호위함 2척의 정비를 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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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용원 국민의힘 의원은 "우리 국방부와 방위사업청 관계자들이 우크라이나에 꼭 가보길 바란다"고 말했다. 대화 중 이 대목에서 음성 톤이 올라갔다. 직접 보면 국군이 무엇을 준비하고 바꿔야 할 지를 즉각 알게 된다는 것이었다. 지난달 3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만난 그는 드론, AI(인공지능) 소프트웨어 등의 현대전 필수 물자를 국군이 획득하는 방법을 획기적으로 개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드론을 무기가 아니라 소모품으로 분류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인 그는 이와 관련한 법률 개정안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국내 1호 군사전문기자'라는 타이틀을 가진 유 의원은 30여 년간 조선일보에서 국방부 담당 기자로 일하다 2024년에 국회의원(비례대표)이 됐다. 다음은 유 의원과의 일문일답 -최근 우크라이나 드론 공장에 다녀오셨다고 들었습니다. 어땠나요?▶스카이폴(Sky Fall)이라는 회사의 공장을 방문했습니다. 3D 프린터 1200대가 동시에 드론의 동체나 부품을 만들고 있었는데, 보는 순간 전율을 느꼈습니다. 생산량이 어마어마했습니다. -스카이폴에서는 어떤 드론을 얼마나 만들고 있습니까?▶ 크게 세 종류입니다.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주력 타격 수단으로 활용되는 일종의 자폭 드론인 FPV 드론을 한 달에 12만대를 만든다고 하고요, 프로펠러 8개 달려 있고 밑에 15㎏까지 폭탄을 장착하는 '뱀파이어' 드론은 한 달에 6000∼7000개를 만든다고 합니다. 그리고 최근에 각광받는 충파 드론, 즉 상대의 드론에 충돌해서 무력화하는 요격 드론 P1-SUN도 제작합니다. 이게 시속 300㎞의 빠른 드론인데 대당 가격이 우리 돈으로 200만원 정도입니다. -드론이 우크라이나를 살렸다는 말도 있던데, 실제로 전장에서 어느 정도 쓰이고 있습니까?▶지금 우크라이나 군이 한 달에 소모하는 드론이 20만∼30만대라고 합니다. 연간 수백만대가 사용되는 거죠. 드론이 포탄처럼 소모되는 양상으로 전쟁이 전개되는 겁니다. -우크라이나가 어떻게 그 정도의 드론 생산 능력을 갖추게 됐습니까? ▶전쟁 초기에는 중국의 다쟝(DJI) 드론에 박격포탄 등을 매달아 떨어트렸는데 러시아가 전파 교란으로 쉽게 무력화를 할 수 있었습니다. 우크라이나 입장에서는 죽기살기로 다른 수단을 찾아야 하는 상황이었죠. 궁즉통이라고, 국가가 역량을 총동원해서 자체 드론 생산 능력을 갖췄습니다. -러시아도 드론을 많이 사용하던데요.▶최근 이란이 주변국으로 날리는 샤헤드-136 드론이 우크라이나에서도 위력을 발휘합니다. 러시아가 이 드론을 떼로 날립니다. 하루에 700∼800대를 보내기도 합니다. 우크라이나가 대공포를 쏘고, 전파 교란도 하고, 산탄총까지 쓰며 방어해도 구멍이 뚫립니다. 특히 우리가 주목해야 하는 것은 '벌떼 쏘기'와 '섞어 쏘기'입니다. 1단계로 수백 대의 드론을 날려 요격 미사일 등의 방어 수단을 소진하게 한 뒤에 파괴력이 큰 탄도 미사일을 쏘는 겁니다. -북한이 우크라이나에 군인을 파병했는데, 드론의 위력이나 드론 전술 개발의 필요성을 절감했을 것 같습니다. ▶북한이 최근 전차와 드론이 합동으로 훈련하는 모습을 공개했습니다. 평양 인근에 샤헤드-136 드론 공장이 건설되고 있다는 얘기도 있고요. 북한이 섞어 쏘기 전술을 활용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우리가 경각심을 갖고 대응책을 마련해야 합니다. -인공지능(AI)이 장착된 드론도 속속 개발되고 있습니다.▶궁극적으로 가장 최고의 드론은 AI 드론입니다. 목표물 형상을 기억하고 스스로 식별해서 공격하는 AI 드론이 개발됐고, 우크라이나에서도 쓰이는 것으로 압니다. AI 드론은 군집비행이 가능하죠. 영화 속 장면처럼 수백 대의 드론이 서로 정보를 주고받으며 공격할 수 있습니다. 이런 드론이 실전 능력을 갖추면 '게임 체인저'가 됩니다. -드론과 관련한 우리나라 군의 상황은 어떻습니까? ▶좀 부끄러운 얘기인데 자폭 드론 양산 역량은 갖추지 못했고요, 정찰 드론이나 소형 폭탄을 매달 수 있는 드론을 군에서 부분적으로 도입해 시험 운용하는 단계로 보면 됩니다. -하루빨리 우리 군이 드론 활용 역량을 갖춰야 할 것 같은데요. ▶거기에 큰 문제가 있습니다. 우리 군은 중후장대형 무기, 눈에 보이는 하드웨어 무기 중심의 획득 체계를 갖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엄정하게 평가해서 도입합니다. 문제는 그 과정이 너무 오래 걸린다는 겁니다. 대형 무인기야 어쩔 수 없다고 해도 자폭 드론처럼 소모적 자원은 전력지원체계로 분류해서 빨리 공급 받을 수 있는 길을 터야 합니다. 현재의 방식으로는 소형 자폭용 드론의 경우에도 획득에 최소 5년이 걸립니다. -전력지원체계의 획득이 무엇인가요? ▶방탄복, 탄약 같은 군수물자를 조달하는 체계를 말합니다. 위에서 드론이 전장에서 포탄처럼 쓰이고 있다고 얘기했죠? 드론을 무기가 아니라 군수물자로 분류하면 획득 절차를 간소화할 수 있습니다. 이미 그렇게 진행한 사례도 있습니다. -그런 적이 있습니까? ▶폴란드가 "우리는 한국 무기를 많이 사주는데 왜 우리 것은 안 사주느냐"는 불만을 제기해 2024년에 방위사업청이 폴란드 WB일렉트로닉스와 워메이트 드론 도입 계약을 맺었습니다. 해당 구매 예산을 국방부의 경상운영비로 편성해 집행했습니다. 무기 예산이 아닌 군수품 예산으로 처리한 것이죠. -시급한 드론 전력 강화를 그런 방법으로 하면 되겠네요. ▶폴란드 드론 구매는 예외적인 상황이었고, 군 획득 규정 자체를 바꾸는 게 필요해 보입니다. 그래서 제가 방위사업법 개정안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그 안에 소형·저가·자폭 드론을 1년 내에 양산하고 보급할 수 있는 별도의 획득 경로를 만들도록 하는 내용을 담을 계획입니다. 드론 성능 시험에 필요한 주파수 사용 허가 절차를 간소화하는 내용도 포함하고요. 일종의 '드론 특별법'인 거죠. -국내 업체가 다양한 용도의 군사용 드론을 빠른 시일 내에 대량으로 만들 수 있을까요? ▶국산화 부분이 큰 숙제입니다. 기술력을 가진 민간 업체에 대한 정부나 군의 지원이 필수적입니다. 우크라이나를 포함해 드론 기술이 앞선 나라의 업체와 국내 업체의 공동 개발이 이뤄지면 시행착오를 줄여 시간을 많이 단축할 수 있습니다. -정부와 군의 의지가 중요하겠네요. ▶지난 1월에 우크라이나 국방부 장관이 군인이 아닌 기술 관료 출신으로 바뀌었습니다. 미하일로 페드로프, 서른 네 살입니다. 디지털혁신부 장관을 하다가 국방부 장관이 됐습니다. 소프트웨어 전문가로 드론·AI 기술 혁신을 주도한 사람입니다. 전쟁을 치르며 기술 기반의 군사 혁신이 국방에 얼마나 중요한 지를 국가가 깨달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지난 2월 대표 발의한 '소프트웨어 중심 무기체계 획득 특별법안' 처리는 어떻게 진행되고 있습니까? ▶지난달에 국방위 전체회의를 통과해 이달 9일 법안심사소위에 상정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여당 의원들도 대체로 제도 혁신의 필요성에 공감하고 있어 신속 처리를 기대하고 있습니다.◆특별취재팀=제도혁신연구소 이상언 소장·이무영 부소장, 정치경제부 김인한·김성아 기자, 산업1부 최유빈 기자, 증권부 이동영 기자
미국 방산 스타트업 안두릴(Anduril)은 창업 2년 만인 2019년 유니콘(기업가치 10억 달러)에 등극했다. 지난해에는 오픈AI를 제치고 CNBC 선정 '세계에서 가장 혁신적인 스타트업' 1위에 올랐다. 현재 진행 중인 신규 투자가 마무리되면 기업가치가 600억 달러(약 90조 원)에 이를 전망이다. 국내 최대 방산기업 한화에어로스페이스(약 70조 원)를 훌쩍 뛰어넘는다. 안두릴은 지난해까지 70억 달러(약 10조원)를 넘는 투자금을 모았다. 페이팔과 팔란티어 창업자 피터 틸이 이끄는 파운더스펀드는 모든 라운드에 참여했다. 민간자본의 적극적인 투자가 빠른 성장을 이끌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방산', 글로벌 벤처투자의 '대세'━ 글로벌 방산 테크 전문 뉴스레터 DIIE는 "방산 테크가 벤처캐피탈(VC) 투자의 주류(mainstream)"라며 "2025년은 이에 대한 의구심을 잠재운 한 해"로 평가했다. 글로벌 투자 조사기관 피치북은 2025년 글로벌 방산 분야 VC 투자 규모를 전년 대비 약 2배로 급증한 491억 달러(약 68조원)로 집계했다. 투자 건수도 2020년 414건에서 2024년 629건으로 52% 늘었다(S&P 글로벌).이 흐름에 뛰어든 자본의 면면도 다양하다. 컨설팅 기업 부즈앨런해밀턴은 3억 달러, 글로벌 헤지펀드 포인트72는 4억 달러 규모의 펀드를 조성했다. 실리콘밸리 대형 VC들도 적극적이다. 앤드리슨 호로위츠(a16z)는 2026년 1월 방산 등 국가 우선 산업을 겨냥한 11억 달러 규모의 신규 펀드를 결성했다. 24개 NATO 동맹국이 공동 출자한 'NATO 혁신 펀드'는 10억 유로를 딥테크 스타트업에 투입하고 있다.미국 방산 전문 VC '뉴 비스타(New Vista)'의 커스틴 바톡 공동 설립자는 <시대>와의 인터뷰에서 방산 벤처 투자가 급증한 배경으로 각국 정부의 적극적인 '이중 용도(Dual-use, 민군 겸용) 기술' 수용과 생태계의 체질 변화에 주목했다. 그는 "최근 방산 업종을 주도하는 스타트업들은 AI와 우주 등 고성장 첨단 기술 분야에 포진해 있어 VC의 기대 수익률을 충족시킨다"며 "과거 대기업 중심의 '저마진·저속' 구조에서 벗어나면서 매력적인 투자처로 부상하게 됐다"고 분석했다. ━방산 VC도, 스타트업도 없는 한국━한국은 이러한 세계적 흐름과 동떨어져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VC들의 방산 투자 비중은 미미한 수준으로, 별도의 통계도 없다. 베인앤드컴퍼니에 따르면 2024년 1000만달러(약 150억원) 이상 투자받은 글로벌 방산 스타트업이 99개 사에 달했다. 하지만 이 리스트에 한국 기업은 없다. 업계 전문가들은 투자의 기본 전제인 '시장'이 없는 것을 이유로 꼽는다. 방위사업청의 '2024년 방산 실태조사'에 따르면 2024년 방위산업에 참여한 전체 529개 업체 중 업력 10년 이내 스타트업은 단 16개, 3%에 불과했다. 한 국내 대형 CVC 임원은 "방산 스타트업 투자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혁신이 아니라 정부의 구매 결정"이라며 "수요가 발생할지조차 확신할 수 없는 상황에서 불확실성을 감내할 민간 자본은 없다"고 말했다. 방산 업계에 뛰어든 스타트업은 '제한된 데이터 접근'과 '기울어진 조달 법제도'라는 두 개의 벽을 동시에 넘어야 한다. ━'기술'보다 '가격', '혁신'보다 '납품 실적'━ 군이 부품·장비·소프트웨어 등을 경쟁입찰로 구매할 때는 방사청의 '물품 적격심사 기준'을 적용한다. 문제는 이 제도가 철저히 '기존 기업'을 위해 설계되어 있다는 점이다.계약 낙찰자로 선정되려면 100점 만점에 95점이 필요하다. 스타트업에게는 불가능한 점수다. 심사 항목 중 '납품 실적'에 10점이 배정되어 있기 때문이다. 다른 모든 항목에서 만점을 받아도 총점 90점에 그쳐 탈락하게 된다. 업계에서 "팔란티어나 안두릴 같은 첨단 기업이 한국에서 창업했어도 첫 관문을 넘지 못했을 것"이라는 자조가 나오는 이유다.다른 항목도 탁월한 기술력을 지닌 신제품을 평가하는 데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심사 배점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입찰 가격(40~60점)'이다. 이는 제도가 기성품을 전제로 단가를 낮추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음을 의미한다. 그다음으로 비중이 높은 항목은 '경영상태'(30~40점) 항목이다. 업체의 신용등급을 본다. 연구·개발 투자로 인해 초기 적자를 감수하며 시작할 수밖에 없는 딥테크 스타트업들은 낙제점을 받기 쉽다.반면, 스타트업의 유일한 무기인 '기술 능력' 항목은 0~20점에 불과하다. 이마저도 평가 기관의 보고서에 따라 등급제로 분류돼, 파괴적 혁신의 가치를 온전히 점수에 반영하기 어렵다.정부도 제도의 문제점을 보완하기 위해 신속시범획득사업이나 우수조달물품 지정 등 우회 트랙을 마련했다. 그러나 업계 관계자들은 이러한 정책들이 실효성 있는 대규모 본사업 조달로 이어지기 어렵다고 입을 모은다. ━'인큐텔 모델', 투자부터 조달까지 리드━전문가들은 대안으로 미국의 '인큐텔(In-Q-Tel, IQT) 모델'을 제시한다. 더브이씨 변재극 대표는 한국벤처창업학회 2025 추계학술대회에서 "수익성을 고려할 수밖에 없는 민간 자본은 첨단 산업 투자에 한계가 있다"며 "국방 분야에서 정부가 마중물 역할을 해줄 수 있는 한국형 인큐텔을 고민해볼 시기"라고 말했다.인큐텔은 '닷컴 열풍'이 한창이던 1999년 CIA 주도로 설립된 실리콘밸리식 VC다. 당시 국장이었던 조지 테넷은 자신의 회고록에서 IT 산업의 젊은 혁신가들이 가진 뛰어난 재능을 활용하기 위해 독립적인 민간 비영리 VC를 설립했다고 밝혔다. 일반 VC가 수익률을 좇는 것과 달리 인큐텔의 투자 기준은 철저히 '국가 안보 기여도'다. 인큐텔 공동 설립자이자 초대 CEO인 길먼 루이에 따르면 "처음부터 우리의 임무는 돈을 버는 것이 아니라, 실제 작전에 투입될 기술을 찾는 것이었다." 이를 위해 인큐텔은 정보기관이 당면한 기밀 '문제 세트'를 실리콘밸리가 이해할 수 있는 '투자 테마'로 번역해 혁신 기술을 발굴한다. 기술이 확보되면 수요자와 스타트업을 직접 연결해 조달 계약까지 끌어낸다. 루이 전 CEO는 "기관 내부의 관료주의를 뚫고 기술의 필요성을 설득하는 '전도사'가 되는 것"으로 이 과정을 묘사했다. 그는 "기술이 어떻게 생명을 구하고 작전을 성공시키는지에 대한 강력한 스토리를 전파함으로써, 혁신 기술이 내부의 저항을 뚫고 실제 작전에 투입되게 만드는 '인적 패스트트랙 역할'을 수행했다"고 말했다.'인큐텔 모델'의 실효성이 검증되면서 민간의 벤처 투자 방식을 국방 생태계에 접목하는 것이 이제는 보편적인 안보 전략으로 자리 잡았다. 실제로 세계 각국은 최근 10년 사이 앞다퉈 인큐텔과 유사한 기관을 설립했다. ◆특별취재팀=제도혁신연구소 이상언 소장·이무영 부소장, 정치경제부 김인한·김성아 기자, 산업1부 최유빈 기자, 증권부 이동영 기자
프로펠러 6개 달린 드론이 키오스크 지붕 위에 살포시 앉았다. 다리로 붙들고 온 박스를 내려 놓곤 말벌 소리를 내며 하늘로 솓구쳤다. 키오스크 아래로 이동한 박스를 꺼냈다. 그 속에 안전하게 담겨 온 햄버거와 콜라를 손에 쥐었다. 지난 주말 중국에서 처음 경험한, 말로만 듣던 드론 배달이다. 드론은 1분에 한 대꼴로 선전시 런차이(人材) 공원 내 키오스크를 오갔다. 한국의 '배민'에 해당하는 중국 '메이투안' 앱으로 햄버거·치킨·커피·차 등을 주문할 수 있다. 배달료는 11위안(2400원). 메이투안 직원에 따르면 선전의 이런 배달 포인트가 약 100개다. 대부분 공원ㆍ광장과 지하철역 주변에 있다. 외지인들은 드론 착·이륙 광경을 목이 아프게 올려다 보는데, 산책 나온 현지인들은 눈길도 주지 않고 지나친다. 이 도시에 드론 배달이 생긴 게 3년 전이다. 홍콩 친구 아들 결혼식에 갔다가 이웃 선전에 들렀다. 도시 건설이 한창이던 2000년에 셀 수 없이 늘어선 건설 크레인을 보고 놀랐던 곳이다. 지금은 중국의 실리콘 밸리라 불리는 '기술 굴기'의 상징이자 화웨이·텐센트·ㆍ 비야디(BYD)·다쟝(DJI)의 고향이다. 변화를 눈으로 보고 싶었다. 공원에서 차로 10분쯤 걸리는 곳에 있는 DJI 드론 전시장으로 갔다. 광장 복판의 4층 건물이 젊은이들로 붐볐다. 영상 촬영용이 인기였다. 한켠에는 농업·소방에 쓰이는 대형 드론이 즐비했다. 70% 넘게 세계 드론 시장을 점유한 DJI는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더욱 유명해졌다. 우크라이나 청년들이 이 회사 드론에 폭탄을 매달아 러시아 전차로 날렸다. 난생처음 기사 없는 택시도 타봤다. 서울 강남 일대에 자율주행 택시가 운행되지만 운전석에 사람이 있다. 선전 무인 택시는 운전석이 빈 진짜 자율이다. 복잡한 난산구 도로를 편안하게 달렸다. 첫 경험이라 살짝 긴장했는데, 이내 익숙해졌다. 차로 변경, 좌·우 회전, 정차가 어지간한 사람 운전보다 매끄러웠다. 일반 택시보다 쾌적했고, 운임도 약간 쌌다. 'Inno100'이라는 아이디어 상품 판매점 계산대는 로봇이 지키고 있었다. 길거리 상점, 호텔 로비 등에서 커피 만드는 로봇을 봤다. 로봇 백화점 '6S 스토어'에선 축구하는 로봇, 피아노 치는 로봇을 구경했다. 개 형상의 로봇은 얼굴 모니터에 하트 문양을 연신 띄우고 엉덩이를 흔들며 손님 앞에서 재롱을 부렸다. 이 모든 견문이 하루에 다 이뤄졌다. 선전 도로에는 유류 차(청색 번호판)보다 전기 차(녹색 번호판)가 많았다. 대략 네 대 중 세 대꼴이다. BYD, 샤오미, 화웨이 등 대부분 중국제다. 오토바이는 예외 없이 배터리로 달린다. 도로 옆에도 배출가스 냄새가 나지 않는다. 한국 인구의 3분 1에 해당하는 1700만 명 거대 도시가 환경 친화로 거듭났다. 홍콩 가는 김에 중국의 변화를 보겠다고 마음 먹은 것은 KBS 다큐멘터리 때문이다. '인재전쟁'이라는 프로그램이다. 1부 제목은 '공대에 미친 중국'이고, 2부 제목은 '의대에 미친 한국'이다. 지난해 중국 회사가 만든 생성형 인공지능(AI) '딥시크' 충격을 조명했다. 중국 입시생은 "커서 과학자가 되고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고 싶어요"라고, 한국 학생은 "의사가 돼서 롯데월드 보이는 곳에 살고 싶어요"라고 한다. 영상 속에서 이정동 서울대 공학전문대학원 교수가 말했다. "첨단산업 분야에서 중국이 한국을 추월한 지 오래다." 유튜브 영상에 달린 댓글들이 촌철이다. '이게 수신료의 가치.' '설공 나와서 의대 갈 걸 후회하는 대기업 부장 한 트럭이다.' '싸구려 메이드 인 차이나가 아니라 인벤티드 인 차이나.' '간담이 서늘해지는 호러 영화.' "오히려 후퇴한 나라를 후대에 물려 주게 됐다." 많은 사람이 이렇게 말한다. 한국 경제 성장률이 제로(0)에 수렴된다. 곧 마이너스(-) 시대가 된다는 예측도 나온다. 얼마 전까진 이런 얘기에 마음 속에선 '설마?'의 속삭임이 있었는데 요즘엔 그렇지도 않다. 한국이 내리막길 앞에 섰다고 진단하는 책 '피크 코리아'의 저자 백우열 연세대 교수는 "성장·생산성·효율의 개념이 다시 한국인의 가치관의 주류로 자리 잡아야 한다"고 역설한다. 우린 지난 한 세대 동안 '정의로운 대한민국'을 외쳤다. 이젠 '부강한 대한민국'이라는 말을 유물 창고에서 다시 꺼낼 때가 됐다. 횃불을 더 밝히지 못하고 사그라지는 잔광(殘光)만 후대에게 물려준 부끄러운 조상이 될 것 같아 두렵다.
전쟁은 비극이다. 그러나 역설적으로 무기를 가장 냉정하게 검증하고, 가장 빠르게 진화시키는 시험장이기도 하다. 제1차 세계대전은 전차의 등장을 재촉했고, 제2차 세계대전은 레이더와 제트기 같은 기술의 실전 배치를 앞당겼다. 실전은 무기 혁신을 밀어붙이는 강력한 압력이다. 이스라엘, 튀르키예, 우크라이나가 오늘날 세계 방산업계의 주목을 받는 이유다. ━이스라엘: AI가 바꾼 정밀 타격 패러다임━ 이스라엘은 건국 24시간 만에 전쟁을 치른 국가다. 건국부터 이어진 '자강(自强)'의 원칙은 최근 이란 및 무장 단체들과의 공방전을 거치며 또 한 번 진화했다. 그 진화의 중심에는 '인공지능(AI)'이 있다.이스라엘 현지 매체와 가디언 보도로 알려진 AI 표적 생성 시스템 '하브소라(Habsora·복음)'가 대표적이다. 위성 사진과 각종 신호정보를 결합해 표적 식별과 우선순위 선정을 지원하는 방식으로, 표적 생성 속도를 획기적으로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는다. 전 이스라엘 참모총장 아비브 코하비에 따르면 "과거에는 인간 분석관들이 1년에 50개의 표적을 찾아냈지만, AI는 하루 만에 100개의 좌표를 쏟아낸다."AI의 활약은 공격에만 머물지 않는다. 방공망의 두뇌 역시 AI의 몫이다. AI는 표적을 더 빨리 찾아내고, 어떤 위협부터 먼저 막을지 판단한다. 나아가 이스라엘은 막대한 요격 비용의 비대칭성을 타개하기 위해 1회 발사 비용이 단 2달러에 불과한 레이저 무기 '아이언 빔(Iron Beam)' 을 전면에 내세웠다. 미 군사 전문지 브레이킹 디펜스는 이를 "방공의 성배"라 극찬했다.이처럼 실전에서 축적된 운용 경험은 경제적 성과로도 이어졌다. 로이터에 따르면 2024년 이스라엘 방산 수출액은 148억달러로 4년 연속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튀르키예: 세계 1위 드론 수출국━ 지난 수년간 벌어진 굵직한 분쟁의 한복판에는 튀르키예 방산업체 바이카르(Baykar)의 무장 드론 'TB2'가 있었다. 바이카르에 따르면 TB2는 125만 시간의 비행 기록을 가진 '세계에서 가장 활발하게 운용되는 무인 항공기'다. 타임지는 22년 3월 TB2를 "러시아에 맞서는 우크라이나의 비밀 병기"라 부르며, "러시아군의 진격을 늦추고, 예상치 못한 약점을 드러냈다"고 활약을 전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튀르키예제 저가 드론이 전장과 지정학을 새로 만들어가고 있다"며 TB2를 "20세기 전쟁을 바꾼 AK-47에 비견할 실용성과 신뢰성을 가진 무기"라고 극찬했다. TB2의 위력은 값이 싸다는 데만 있지 않다. 핵심은 실전을 통해 성능을 빠르게 고도화하는 피드백 속도다. 튀르키예의 드론은 전장에 투입되는 순간 거대한 데이터 수집기가 된다. 적의 전자전 교란에 의해 드론이 추락하면, 바이카르의 엔지니어들은 수일 내에 소프트웨어를 수정해 전선에 다시 배포했다. 영국 왕립합동군사연구소(RUSI)는 "바이카르 드론의 진가는 하드웨어가 아니라, 전장의 피드백을 통해 실시간으로 진화하는 소프트웨어 플랫폼에 있다"고 분석했다.실전이라는 가혹한 환경은 튀르키예 방산의 혁신 주기를 단축시켰다. TB2로 축적한 전투 데이터는 곧장 대형 공격 드론 '아큰즈'와 무인 전투기 '크즐엘마'의 개발로 이어졌다. 드론을 활용한 물량전이 각광을 받으면서 튀르키예제 드론은 현재 30개국 이상으로 수출된다.━우크라이나: 세계 최고속 방산 혁신━ 요구사항 정의에서 실전 배치까지, 방산 개발 사이클은 통상 수년이다. 전시 상황인 우크라이나는 그 시간이 없다. 내일 전선에서 필요한 것을 오늘 만들어야 한다. 이 압력이 유례없는 혁신 속도를 만들어냈다. 우크라이나가 전국에 구축한 음향 감지 방공망이 단적인 사례다. 9500개의 마이크 센서로 드론과 미사일의 접근을 탐지하는 이 체계는 개념 구상부터 전국 배포까지 8개월이 걸렸다. 서방에서 레이더 시스템 하나를 개발하는 데 통상 10년이 걸리는 것과 극명히 대비된다. 설치 비용도 저렴하다. 당시 미 공군 유럽사령관 제임스 헤커(James Hecker) 장군에 따르면 "전체 네트워크 구축 비용이 패트리어트 미사일 두 발 가격보다 싸다."민간 IT 기업과 스타트업 인력이 방산으로 대거 유입되면서 실리콘밸리식 개발 방식이 전장에 이식됐다. 에릭 슈미트 전 구글 CEO는 "우크라이나는 현대 정보기술을 전쟁에 활용하는 가장 효과적인 실험장"이라고 평가했다. 드론 생산만 놓고 보면 2022~2023년 1년 사이 100배 급증했다. 전체 방산 산업은 2022년 러시아 전면 침공 이후 4년간 규모가 50배 성장해 500억 달러 규모에 달한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최근 자국산 드론과 전자전 장비에 대한 수출 허가를 승인했다.━'평시 베스트셀러'를 넘어야 하는 한국━한국 방산은 글로벌 수출 시장에서 빠르게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스웨덴의 독립 평화·안보 연구기관인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SIPRI)에 따르면 한국은 2020~2024년 세계 10위 무기수출국이고, 세계 무기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015~2019년 0.9%에서 2020~2024년 2.2%로 상승했다.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는 한국을 "대량의 탄약을 생산하는 세계 무기시장의 주요 플레이어"로 평가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최근의 수출 호조를 '현대전에서 충분히 검증된 무기체계의 우위'로 보기는 어렵다고 평가했다. 평시 축적한 생산 역량이 유사시 급증한 수요와 맞물리며 경쟁력을 발휘한 사례에 가깝다는 것이다. SIPRI는 "짧은 납기, 경쟁력 있는 가격, 그리고 유연한 조건"을 한국 방산의 강점으로 지목하며,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유럽 각국의 긴급 재무장 수요와 기존 서방 방산업체들의 생산 병목이 한국에 유리하게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문제는 전쟁의 패러다임이 장갑과 화력 중심에서 소프트웨어, 센서 융합, 알고리즘 경쟁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점이다. 생산력 못지 않게 속도전이 요구되는 분야들이다. 미국의 국가안보 전문 싱크탱크 허드슨연구소의 브라이언 클라크 국방개념및기술센터 소장은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미래 전쟁의 승패를 가를 가장 중요한 개념은 적응력(adaptation)"이라며 "누가 더 빨리 새로운 기술 조합과 전술로 상대보다 앞서 나가느냐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무기 자체는 적의 대응책 때문에 빠르게 효용이 떨어질 수 있어 "단순히 무기를 비축하는 것보다 '적응'을 뒷받침하는 조직과 인프라에 투자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한국의 강력한 산업 기반을 토대로 상업용 기술을 국방 목적으로 적극 활용"하는 것을 대안으로 제시했다.◆특별취재팀=제도혁신연구소 이상언 소장·이무영 부소장, 정치경제부 김인한·김성아 기자, 산업1부 최유빈 기자, 증권부 이동영 기자
"속도(speed), 유연성(flexibility), 실행(execution)에 방점을 두고 신속히 개혁한다."2025년 4월, 트럼프는 행정명령을 통해 기존 국방 조달 체계를 "시대에 뒤떨어진 시스템"으로 규정하고 전면 개편을 명령했다. 그로부터 1년이 지난 지금, 미국의 조달 절차는 완전히 바뀌었다. ━펜타곤, '85% 해결책'으로 첨단 기술 선점 ━'OODA 루프'(관찰·판단·결정·실행으로 이어지는 의사결정 순환 고리) 개념을 창시한 미 공군 전략가 존 보이드에 따르면 "전장의 결정 사이클을 더 빨리 돌리는 쪽이 상대의 대응 능력을 무력화하는 압도적 우위를 얻는다." 미군이 AI를 미래 역량이 아닌 당장의 전투 필수 요건으로 규정한 것도 이 판단에서 비롯됐다.문제는 가장 앞선 AI를 군이 아닌 민간에서 만든다는 점이었다. 헤그세스 미 국방장관은 인사청문회부터 이미 결론을 내려놓고 있었다. "미국 민간 부문의 AI는 세계에서 가장 앞서 있다. 우리는 이를 국방부의 필요에 맞게 활용해야 한다." AI, 드론 등 민간의 혁신 속도를 전장의 속도로 동기화하는 '조달 혁명'의 서막이었다.구체적인 행동 강령은 그해 11월 7일 나왔다. 헤그세스는 합참의장단, 방산업계 CEO 등을 모아놓고 한 시간 동안 '속도(speed)'를 25번 반복하며 개혁의 윤곽을 구체화했다. F-35 전투기 한 대를 전력화하기 위해 20년 넘게 기다리던 완벽주의 시대의 종언을 고하며, 기존 체계가 "전쟁의 속도가 아닌 서류의 속도로 움직였다"고 직격했다. 나아가 "오늘 당장 장병의 손에 쥐어주는 85% 해결책이, 끝없는 시험을 기다리는 100% 해결책보다 낫다"며 민간의 소프트웨어(SW) 개발 방식(먼저 출시하고 실전에서 반복해 개선하는 애자일 방식)을 무기 획득 체계의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제시했다. ━미국, 이제는 '신속 획득'이 기본━말뿐인 개혁은 아니었다. 미 국방부는 연설 당일 세 개의 메모를 동시에 발표하며 제도를 해체하기 시작했다. 핵심은 단순했다. 과거 예외 조항에 불과했던 '신속 획득 트랙'을 제1원칙으로 격상시켰다.이를 위해 국방부는 무기 도입을 가로막던 3대 관문(요구조건 결정·획득 관리·예산 배분)을 동시에 허물었다. 가장 먼저 각 군의 요구사항을 수년씩 심사하던 심의 시스템을 22년 만에 전면 폐지했다.획득과 예산 배분 방식도 뜯어고쳤다. 무기 하나하나를 별도 조직이 관리하던 방식을 버리고, 연관 무기체계를 하나의 포트폴리오로 묶어 전담 총괄자 한 명이 예산·계약 전권을 쥐는 구조로 바꿨다. 이 총괄자는 국방부 메모에 명시된 "수개월의 결재 없이 스스로 결정하고 책임진다"는 원칙에 따라 자원을 즉각 재배치한다. 더 나은 민간 기술이 나오면 즉시 방향을 틀 수 있는 유연성을 확보한 것이다.그 결과 미국의 획득 체계는 사실상 투트랙으로 재편됐다. 항공모함·핵잠수함 같은 대형 하드웨어는 기존 절차를 유지하지만, 개발 주기가 빠른 드론·AI·SW 등은 신속 계약을 기본으로 한다. 미국 방산·정부계약 전문 로펌 홀랜드 앤 나이트(Holland & Knight)는 이번 개혁을 "느리고 규정 준수 중심이던 시스템에서 포트폴리오 기반의 상업적으로 통합된 조달 생태계로의 근본적 패러다임 전환"으로 평가했다━바뀐 패러다임, 변화 시급한 한국━로이터는 이번 개혁을 "글로벌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획득 체계의 전면 재편"으로 분석했다. 전직 상원 군사위 사무국장 아놀드 푸나로는 "이번 개혁은 수십 년간 국방 조달을 제약해온 기존 패러다임을 깨뜨리고, 더 뛰어난 역량을 더 빠르고 저렴하게 공급하는 모델로 대체할 것"이라며, 단순히 조달 절차를 빠르게 한 것이 아니라 무기 획득의 기본 논리 자체가 바뀐 점을 지적했다. 이에 동맹국들도 이 변화와 보조를 맞춰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한국도 그 과제 앞에 서 있다. 장원준 전북대 교수는 "통상 무기체계를 개발하고 양산해 배치하기까지 10~15년 이상이 소요된다"며 "이같은 방식으로는 군사적 위협에 제대로 대응할 수 없다"고 지적한다. 일선에 배치될 즈음이면 해당 기술은 이미 시대에 뒤처진다. '기술 진부화'가 구조적 문제로 자리 잡은 것이다. 한국국방연구원(KIDA) 남기헌 연구위원은 "현행 획득체계는 하드웨어 중심이라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부합하지 않으므로, SW 획득에 특화된 별도의 조달 절차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이를 위해 2026년 2월 유용원 의원 등 17인이 '소프트웨어 중심 무기체계 획득절차 특별법'을 발의했다. 유 의원에 따르면 "현행법상 소프트웨어는 하드웨어의 부속품일 뿐, 이를 중심으로 한 별도의 획득 절차는 전무한 실정이다." SW를 독립 무기체계로 정의하고 애자일 방식의 반복 개발 사이클과 신속 조달 트랙을 도입하는 것이 골자다. 이 법안은 현재 국회 국방위원회 심의 중에 있다.◆특별취재팀=제도혁신연구소 이상언 소장·이무영 부소장, 정치경제부 김인한·김성아 기자, 산업1부 최유빈 기자, 증권부 이동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