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사이상 관련 지방간염(MASH) 치료제 개발의 관건은 간 섬유화 개선이다. 국내 기업이 발굴한 후보물질들은 GLP-1과 글루카곤 수용체에 동시에 작용해 기존 치료제가 풀지 못한 과제에 도전한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직접 관련 없음./클립아트코리아


대사이상 관련 지방간염(MASH) 치료제 시장이 개화했지만 뚜렷한 우위 약물은 없는 상황이다. 기존 치료제의 한계로 꼽히는 지방간염 해소와 간 섬유화 개선을 앞세운 국산 신약 후보들이 임상 결과 공개를 앞두면서 글로벌 경쟁 구도에 관심이 쏠린다.

4일 업계에 따르면 5~9일 미국 덴버에서 열리는 미국간학회(AASLD)에서 국내 기업이 발굴한 MASH 신약 후보물질의 임상 결과가 발표된다. 미국 MSD(머크)는 한미약품에서 기술도입한 '에피노페그듀타이드'의 임상 2b상 결과를 공개하고 디앤디파마텍은 '자보페그두타이드'의 미국 임상 2상 48주 결과를 선보인다.

MASH는 간에 지방이 쌓여 염증과 손상이 발생하고 심하면 간경변으로 이어지는 질환이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2024년 마드리갈 파마슈티컬스의 '레즈디프라'를 첫 MASH 치료제로 승인했다. 이후 노보 노디스크의 '위고비'도 MASH 치료 영역에 진입했다.

시장 경쟁은 시작 단계라는 평가가 나온다. 두 약물 모두 치료 효과를 입증했지만 모든 환자에서 지방간염 해소와 간 섬유화 개선 효과를 보인 것은 아니다. 업계가 차세대 치료제 개발에 집중하는 이유다.

한미약품과 디앤디파마텍의 후보물질은 위고비와 같은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GLP-1) 수용체뿐 아니라 글루카곤 수용체에도 작용해 체중감량과 간 지방대사 개선을 동시에 노린다. 에피노페그듀타이드는 앞선 임상에서 세마글루타이드 1㎎ 대비 유사한 체중감량 효과와 더 우수한 간 지방 감소 효과를 보였다. 자보페그두타이드는 조직검사에서 지방간염 해소와 간 섬유화 개선 가능성을 확인했다.

후속 주자들의 도전도 이어지고 있다. 유한양행은 베링거인겔하임에서 반환받은 YH25724 개발을 재개했고 동아에스티 관계사 메타비아는 경구용 후보물질 '바노글리펠'의 후속 임상을 추진한다.

전문가들은 향후 경쟁력의 핵심으로 간 섬유화 개선을 꼽는다. 노윤석 충북대 약학대학 교수는 "기존 치료제는 간 섬유화 문제를 충분히 해결하지 못했다. 후속 치료제들이 이 부분을 얼마나 입증하느냐에 따라 시장 판도가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