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노트
[기자수첩] 캠핑카 주차 문제, 지자체가 나서라
'바퀴 달린 집'으로 불리는 '캠핑카'는 많은 이들의 로망이다. 자유롭게 이곳저곳을 떠돌아다니며 자연을 만끽하는데 제격이다. 평소 경험하기 어려운 특유의 감성은 동경의 대상일 수밖에 없다. 영화나 TV 예능 프로그램에서도 자주 등장하는 이유다.로망으로 불리던 캠핑카였지만 최근엔 심각한 사회적 골칫덩이로 전락했다. 유명 관광지 공영주차장을 장기 무단 점거해 숙식을 해결하는가 하면 동네 빈 땅마다 불법 주차된 캠핑카를 쉽게 볼 수 있다.캠핑카 주차문제가 수면 위로 떠오른 시점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이후다. 해외여행길이 막히면서 가족이 함께하면서도 안전한 국내여행이 가능한 캠핑이 관심을 모았다. 특히 '움직이는 집'인 캠핑카가 주목받았다.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가 국토교통부의 자료를 분석한 내용에 따르면 캠핑카(모터홈, 카라반, 캠핑트레일러, 이동집무차 포함)는 2018년 5488대에서 2019년 6012대, 2020년 6781대로 늘었고 2021년 8763대, 2022년 8484대로 급증했다.최근 해수욕장 등에서 좋은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무단으로 장기 설치된 텐트가 논란이 된 적이 있었다. 지자체가 강제 철거에 나서자 많은 이들이 환호했다. 하지만 주차장은 상황이 다르다. 모두에게 열려 있는 공영주차장인 경우 캠핑카를 장기 주차해도 제재 방법이 없다. 관리주체가 해당 지자체와 농어촌공사 등으로 나뉘어 명확하지 않을 땐 단속에 어려움을 겪기도 한다.캠핑카는 주거지역에서도 주차문제로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천장이 높은 캠핑카 특성상 아파트 지하주차장 이용이 불가능하다. 진입이 가능하더라도 주차공간을 한참 벗어날 수밖에 없어서 주민들이 주차를 반대한다. 이런 이유로 지상과 지하주차장이 함께 설치된 곳으로 이사 가는 이들도 있지만 주거지 인근 빈 땅에 캠핑카를 무단으로 세워두기도 한다.문제 해결을 위해 정부는 캠핑카 차고지 증명제를 도입했지만 주차문제는 여전하다. 2020년 2월28일 이전 구입한 경우엔 차고지 증명제가 소급 적용되지 않는 데다 '이동집무차'로 캠핑카를 구입한 경우도 차고지 증명을 할 필요가 없는 등 사각지대가 존재한다.상황이 이렇자 캠핑카 전용주차장의 필요성도 거론된다. 지자체 예산으로 전용주차장을 짓는 것이 일부에 주는 특혜로 볼 수도 있지만 여기저기 방치돼 많은 이들에게 불편을 야기하는 것보다는 낫다.문제를 해결하려면 지자체의 강한 의지 없이는 불가능하다. 무분별하게 방치된 캠핑카를 한 곳으로 모으면서도 지자체가 수익을 올릴 수 있도록 캠핑카 전용 유료주차장을 운영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 일반적인 승용차 위주의 주차장을 없애는 것이 아니라 활용도가 떨어진 공영주차장이나 다리 아래 유휴부지 등을 우선 사용해 보면 어떨까. 본격적인 휴가철이 다가온다. 캠핑카 주차문제에 대해 사회적 공감대가 이미 형성된 만큼 그동안 무심했던 지자체들은 대책 마련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야 할 때다.
[기자수첩] 기업 울리는 기술유출, 무관용·엄벌로 대응해야
최근 삼성전자에서 반도체 D램 설계를 담당하다 경쟁사 미국 마이크론으로 이직한 연구원 A씨가 법원으로부터 전직금지 명령을 받았다. 삼성전자와 A씨 사이에 '퇴사 후 2년간 경쟁관계에 있는 업체를 창업하거나 경쟁업체에 취업하는 등 행위를 하지 않겠다'는 내용의 전직금지 약정이 체결된 만큼 마이크론이나 그 계열사에 일정 기간 취업해선 안 된다는 판단이다.A씨가 삼성전자를 퇴직한 시점은 2022년 4월. 법원이 인정한 취업제한 기한은 2024년 4월까지다. 판결을 달리 해석하면 2024년 4월 이후로는 경쟁사로의 자유로운 이직이 가능하다는 얘기다.삼성전자는 전 세계 D램 시장의 43.2%를 점유한 압도적인 1위 업체다. A씨는 삼성전자에서 20년 넘게 D램 설계 업무를 담당하면서 개발 과정에 장기간 참여했고 회사의 기술정보에 접근, 이를 이용할 수 있었다. A씨가 취업제한 기한 이후 경쟁사 이직이 가능해지면 자칫 삼성전자의 기술이 유출될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수십 년 동안 막대한 자금을 투자해 초격차 기술을 쌓아온 삼성전자는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다. 반도체 기술은 삼성전자의 자산을 넘어 한국의 산업경쟁력을 좌우하는 국가핵심기술이다. 국가핵심기술 유출을 방지하기 위한 더욱 강력한 대응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기술유출 문제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4차 산업혁명 시대의 도래로 반도체를 비롯해 디스플레이, 이차전지 등 첨단산업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경쟁우위를 점하고 있는 한국의 인력이나 기술을 빼가려는 시도가 빈번하게 이뤄지고 있다.한국은 기술유출을 막기 위해 강력한 처벌 규정을 두고 있다. 산업기술보호법상 국가핵심기술의 해외 유출 시 3년 이상의 징역과 15억원 이하의 벌금을 병과한다. 지난해엔 국가첨단전략산업법을 제정해 공급망 안정화 등 국가·경제안보 및 수출·고용 등에 미치는 기술을 유출할 경우 5년 이상 징역 및 20억원 이하 벌금에 처하도록 했다.실제 처벌은 솜방망이에 그친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2017~2021년 산업기술보호법 위반으로 처리된 제1심 유죄 판결 81건을 분석한 결과 무죄(34.6%)와 집행유예(39.5%)가 74.1%였다. 실형을 선고받아도 통상 1년2개월~1년6개월에 그쳤다. 법정형 대비 양형기준이 낮은 데다 '초범', '반성' 등 각종 감형요소까지 고려해주는 온정주의에서 비롯된 참사다.한국과 경쟁 관계에 있는 미국과 타이완은 강력한 처벌을 내린다. 미국은 국가핵심기술 유출에 대해 최소 188개월(15년8개월)에서 최대 405개월(33년9개월)의 징역형을 선고할 수 있다. 타이완은 기술유출을 '간첩행위'로 규정해 5년 이상 12년 이하의 유기징역과 42억원 이하의 벌금을 부과한다. 기술유출은 기업의 피해는 물론 국가경쟁력을 훼손하는 중범죄다. 첨단산업의 패권을 장악하기 위해 글로벌 경쟁이 치열해지는 상황에서 국가 경제안보의 근간을 뒤흔드는 중범죄에 온정주의를 베풀어선 안된다. 무관용·엄벌로 대응해 기술유출 범죄에는 경종을 울려야 한다.
[기자수첩] 외자판호 발급이 다가 아니다… 유리하게 활용하려면
2021년 이후 끊겼던 외자 판호를 발급받은 스마일게이트의 에픽세븐이 최근 중국 서비스를 시작했다. 넥슨, 넷마블, 데브시스터즈 등도 중국 재진출 막바지 준비에 분주하다.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한 특수가 끝난 올해 1분기 어닝쇼크를 기록한 게임사들에겐 거대 시장인 중국 재진출이 긍정적 신호지만 마냥 낙관적이지만은 않다. 중국 시장이 지난해 유례 없는 불황을 맞고 해외 게임보단 자국 게임에 눈을 돌리면서 성공 가능성이 낮아져서다.지난해 중국 게임시장 매출은 10년 만에 처음으로 역성장했다. 업계에선 중국 게임 시장이 신규 유저보단 기존 유저 중심으로 운영되는 단계에 접어들었다고 평가했다. 중국의 판호 발급이 한국 게임에 대한 기대감 보다는 자국 게임산업을 보호하기 위한 기조로 풀이되는 가운데 국내 신작들이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중국 시장내 '깐깐한 고객'의 입맛을 맞춰야 한단 점도 국내 게임 성장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 중국의 게임 소비를 주도하는 세대인 지우링허우(90년대생)과 링링허우(00년대생)를 관통하는 키워드는 '궈차오'(애국소비·중국+열풍의 합성어)다. 애국주의 교육을 받고 자라 자국 기업에 대한 호감도가 높은 이들은 중국 기업 기반 소비를 선호한다. 미중 무역분쟁과 코로나19로 인한 국경 통제 이후 열기가 거세진 궈차오는 게임 등 산업 전반으로 퍼졌다.중국의 2022년 게임 매출(한화 약 48조5716억원)에서 자국 게임사 매출은 약 40조6238억원으로 83.6%에 달했다. 중국 게임은 해외에서도 선전했다. 지난해 중국 게임이 해외에서 거둬들인 매출은 약 21조4223억원으로 2년 전(16조8000억원)과 견줘 27.5% 증가했다.이는 게임시장에서도 포착되는 중국 유저들의 궈차오 열풍이 단순히 맹목적인 애국주의가 아니라는 점을 시사한다. 중국게임 경쟁력이 해외시장과 견줄 정도로 강화된 점에 주목해야 한다. 업계에선 중국 게임의 완성도와 지식재산권(IP) 경쟁력이 국내 게임을 넘어섰단 평가도 나온다. 지난 5월 국내 게임이 글로벌 게임 매출순위에 이름을 올리지 못한 반면 텐센트의 '왕자영요'와 호요버스 '붕괴 스타레일'이 각각 1위와 2위를 차지했다.불확실하고 자국 중심으로 뭉친 중국 시장 진입은 과거와 달리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이전부터 한중관계에서 변수가 생기면 게임업계의 애를 태웠다. 2020년 넥슨이 텐센트와 함께 출시를 준비하던 던전앤파이터 모바일은 갑작스레 출시가 취소된 이후 아직 감감무소식이다. 윤석열 대통령의 대만 발언이 논란되자 국내 게임사들은 판호가 취소되거나 출시가 미뤄질까 전전긍긍했다. 중국의 외자 판호를 현명하게 활용하기 위해선 게임사와 정부가 각자 역할을 다해야 한다. 궈차오가 만연한 중국인들의 틈새를 노릴 수 있는 게임성이나 완성도가 확보되지 않는 이상 외자 판호 발급만으로 게임의 성공을 보장할 순 없다. 국내 기업들은 현지화 콘텐츠나 샤오홍슈, 도우인 등 중국 SNS에서 콘텐츠로 재생산될 수 있는 게임 IP 확보를 고민해야 한다. 정부는 판호 발급 재개로 제 역할을 다 했다고 손 놓고 있을 것이 아니다. 국내 게임이 중국 게임 산업을 띄우기 위한 수단으로만 이용되지 않도록 행보를 경계하는 컨트롤 타워 역할이 필요하다. 게임 업계 전문성을 가진 기관을 설립하고 문화체육관광부와 함께 적극적으로 게임 산업 육성에 나서는 것은 선택이 아닌 필수다.
[기자수첩] '물 들어온' 조선업계, 집안싸움 할 때 아니다
"한화오션은 한국형 구축함(KDX) 사업에서 40척 이상의 수상함을 건조해 냈으나 HD현대중공업의 경우 KDX-Ⅰ 사업은 참여한 적이 없다."(한화오션이 지난 6월7일 발표한 수상함 설명자료 발췌)대우조선해양에서 한화로 탈바꿈한 '한화오션'. 새 이미지가 필요한 한화오션의 첫 스탭이 영 거슬린다.조선산업의 경쟁사이자 동반기업이기도 한 HD현대중공업을 겨냥, 치열한 경쟁 구도 속에 존재감을 구축하려는 의도를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다.오랜 은행관리 기간을 거치면서도 핵심분야 경쟁력만큼은 경쟁사에 뒤지지 않는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는 자신감 표현이겠지만 출발부터 '나를 무시하지 말라'는 신경전을 펴는 듯하다.실제로 한화오션은 KDDX사업에 대해서도 (같은 설명자료를 통해) "2018년 정부에서 진행한 방산업체 보안감사 당시 한화오션에서 수행한 개념설계 결과가 HD현대중공업에서 발견돼 논란이 됐다"며 경쟁사의 반칙 가능성을 내비쳤다.같은 시장을 놓고 펼쳐지는 경쟁은 기업의 숙명이지만, '경쟁과 협력'이 겹쳐지는 상생의 관계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업계에선 "방위사업청은 연속성과 형평성 문제로 한 기업이 아니라 여러 기업에 수상함 등 함정을 발주한다"며 "한화오션뿐 아니라 HD현대중공업도 당연히 주요 발주 대상기업"이라고 지적한다.어느 한 기업이 방위사업청으로부터 특별한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고 말할 형편이 아니라는 의미다.조선 전문가들은 "그동안 한국 조선사들이 경쟁적으로 덤핑수주에 나서는 통에 해외 선주들의 주머니만 불려줬던 기억이 생생하다"며 "가벼운 반칙은 전략적 선택일지 모르지만 그렇다 해도 감정을 증폭시키지 않도록 수준과 정도를 지키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때마침 10년 만에 돌아온 호황사이클로 조선사 도크마다 활기가 완연하다.냉정하게 보면 한국의 조선산업은 중국 조선사와의 친환경 기술격차를 벌리고, 로열티 반출의 주범인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의 화물창 탱크 국산화하려는 노력을 펼쳐야 한다. 고질이 된 조선 인력난도 헤쳐 나가야 하고, 갈수록 어려운 선수금환급보증(RG) 발급한도 문제도 풀어야 한다.지금은 '경쟁, 격돌'보다 '합심, 협력'으로 할 수 있는 일도 많고, 해야 할 과제도 많다. 마찰 유발, 감정 증폭 따위는 호황사이클이 끝난 후에도 늦지 않다.
[기자수첩] 한국의 상속세 '상식의 영역'이 필요하다
기획재정부의 감춰진 실체는? 게임업체 넥슨의 지주회사인 NXC의 명실상부 2대주주다. NXC 전체 지분 가운데 29.3%(4조7000억원 규모)가 기재부 몫. 말도 안되는 농담 같지만 팩트다.이는 넥슨 창업자인 고 김정주 회장이 지난해 갑자기 별세하면서 연쇄적으로 이어진 결과물이다.고인이 남긴 유산에 매겨진 상속세만 6조원대에 달한다. 유족들은 이 유산을 상속받기 위해 현금화가 가능한 자산을 처분했지만 상속세 부족금액이 4조7000억원에 달했다. 유족들은 결국 부족금액 만큼 넥슨 그룹 지주회사 NXC 지분 29.3%를 정부에 물납해 상속세를 처리했다. 고인이 남긴 회사의 지분을 포기해서 상속문제를 해결한 셈이다.또 다른 사례. 국내 광통신 소자 부문 1위 업체인 우리로광통신(현 우리로)은 유족들이 상속세 재원을 마련하지 못하면서 아예 경영권을 투자자문업체에 넘겼다. 손톱깎이업체 쓰리세븐, 밀폐용기업체 락앤락 오너 일가도 상속세 부담을 이유로 회사 지분 전량을 매각했다. 이 추세라면 한국에서는 앞으로 정부, 투자자문업체, PEF가 가업의 후계자 역할을 도맡아야 할 듯하다.마침 한국경제연구원이 국가별 상속, 증여세 수준에 대해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한국이 프랑스, 벨기에와 함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공동 1위'로 꼽혔다.직계비속 기업승계 관련 상속세 최고세율(50%)은 OECD 회원국 중 일본(55%)에 이어 2위다. 대주주로부터 주식을 상속받으면 20%가 할증돼 세율이 최대 60%까지 올라 일본을 제치고 1위를 차지한다.가업 상속을 '바보들의 선택'으로 전락시키지 않으려면 이쯤에서 상속, 증여세에 대한 진단과 처방을 다시 하는 것이 국가 통치와 관치의 상식적 판단이다.
[기자수첩] 중국에 1위 내준 '면세 강국', 지원 없인 탈환 어렵다
한국이 전 세계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는 산업이 몇 가지 있다. 면세산업도 그중 하나다. 한국은 상품 소싱 능력과 가격, 서비스 등에서 높은 경쟁력을 보유한 '면세 강국'이다. 시내면세점 활성화를 통해 매출을 크게 키우며 한국은 오랜 기간 면세산업 전 세계 1위를 지켜왔다.그러던 한국 면세점의 지위가 조금씩 무너지고 있다. 영국 면세 전문지 무디 데이빗 리포트에 따르면 2020년부터 중국 국영면세점그룹(CDFG)이 세계 1위 타이틀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스위스 면세점 기업인 듀프리가 9조3890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롯데를 제치고 2위를 기록했다.CDFG와 듀프리가 약진하는 동안 국내 면세점은 부진했다. 롯데와 신라는 전년 대비 한 계단 내린 각각 3, 4위를 기록했다. 2019년까지 세계 면세점 순위 톱3를 스위스와 한국 면세점(롯데·신라)이 차지했던 것을 생각하면 속 쓰린 결과다.CDFG가 세계 면세점 1위로 올라선 데는 중국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이 컸다. 중국은 2018년 하이난성을 면세특구로 지정했다. 하이난성 면세점 이용 시 자국민에게도 면세 혜택을 주는 내국인 면세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면세 한도도 10만위안(약 1821만원)으로 늘리고 면세품목도 45가지까지 확대했다. 1회 구매 건수 한도의 경우 향수는 횟수 제한이 없고 화장품은 30개까지 가능하다. 하이난을 다녀가면 180일까지 온라인 면세점도 이용할 수 있다. 전 세계에서 활동하고 있는 따이공(代工·보따리상)을 내국인 면세 제도를 통해 하이난으로 끌어들여 내수를 육성하겠다는 전략이다.팬데믹(세계적 감염병 대유행) 기간 국내 면세점은 크게 타격을 받았다. 국경이 닫히면서 국내 면세점이 의존해오던 따이공 이동이 대폭 줄었기 때문이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고용진 의원(더불어민주당·서울 노원구갑)이 관세청에서 제출받은 '면세점별 매출액 현황'에 따르면 롯데면세점은 2019년 9조3539억원에서 2022년 5조3469억원으로 줄었다. 같은 기간 신라면세점은 6조5873억원에서 4조3505억원으로 감소했다.하이난 면세점이 비약적인 발전을 이루자 국내에서도 규제 완화 필요성이 대두됐다. 이에 지난해 정부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어려움을 겪는 면세 업계를 지원하고 해외 소비를 국내로 돌리기 위해 관세청 시행규칙을 고쳤다. 먼저 5000달러(약 650만원)였던 내국인 면세점 구매 한도가 폐지됐다. 해외로 나가는 내국인은 면세점에서 한도 제한 없이 마음껏 제품을 구매할 수 있게 됐다. 하지만 600달러(약 77만원)인 면세 한도는 유지됐다. 물건은 제한 없이 살 수 있지만 세금을 감면받을 수 있는 금액은 600달러란 의미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반쪽짜리 지원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면세업계 관계자는 "구매 한도를 폐지하면서 면세 한도를 유지하는 것은 생색내기식의 규제 완화"라며 "중국은 하이난 면세 한도를 크게 늘리면서 세수에서 영향이 있었겠지만 이를 포기하면서 고용 창출, 면세 산업 확대 등 더 큰 것을 얻었다"고 말했다.올해는 면세산업 재도약의 원년으로 꼽힌다. 면세 한도 상향, 매출 연동식의 특허수수료 재책정 등 지원책 강화가 필요할 때다. 중국의 사례를 통해 규제 완화가 면세업 경쟁력 강화로 이어진다는 점은 증명됐다. 정부 차원에서 면세업을 키우겠다는 의지가 없으면 1위 탈환은 쉽지 않다. 때를 놓치면 면세업은 이대로 중국에 1위를 내준 산업으로 남을지도 모른다.
[기자수첩] "법에서 정한 간호사 일만 하겠다는데… 뭐가 문제인가요"
간호사들이 지난 2년 동안 공들여온 간호법 제정이 물거품 됐다. 김영경 대한간호협회장은 지난 5월30일 국회 재의결에서 간호법 제정안이 부결된 직후 "2024년 총선 이전에 간호법을 다시 부활시키겠다"고 말하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그러면서 간호법 제정안을 다시 통과시키기 위한 행동에 나설 것을 예고했다.부결로 폐기수순을 밟게 된 간호법 제정안은 간호사의 업무를 명확히 하고 근무환경과 처우 등을 개선하는 내용을 담았다. 그동안 의료법에서 '의사, 치과의사, 한의사의 지도 하에 시행하는 진료의 보조'라는 표현 아래 다른 직역의 역할과 경계가 모호했던 간호사의 업무를 바로잡기 위해서다.대한의사협회를 비롯한 보건복지의료연대 소속 13개 단체들은 간호사만을 위한 법을 제정하는 것에 반대의사를 표출했다. 이들은 의사와 간호조무사, 요양보호사 등을 위한 법도 없다는 이유를 들어 간호법 제정이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논리를 앞세운다.간호사의 평균 근무연수는 평균 7년 5개월에 불과할 정도로 고된 직역으로 평가받는 것은 본래 직역에 주어진 범위 이상의 업무를 과도하게 수행해 왔기 때문이라는 시선이 있다.대한간호협회는 그동안 해 온 검사(검체 채취, 천자), 처방과 기록, 튜브관리(비위관(L튜브)·기관절제관(T튜브) 교환, 기관 삽관), 치료·처치 및 검사(봉합, 관절강 내 주사, 초음파·심전도 검사), 항암제 조제와 같은 약물관리 등 24개 진료보조 행위는 원래 의사가 수행해야 하는 업무인데 의사의 지시로 간호사가 해 왔다고 주장한다.병원에서 간호사들이 이들 업무를 수행하고 있는 것을 흔히 볼 수 있는데 모두 본래 간호사들이 할 일이 아니었던 셈이다.여기에 상급 종합병원을 중심으로 PA(진료보조)간호사 제도도 암암리에 운영 중이다. 현재 1만여명이 넘는 PA간호사가 활동 중인 것으로 추산된다. PA간호사는 전문의의 지시 아래 처방 대행, 수술 보조, 진단서 작성, 시술 등을 담당하며 논문 작성을 제외하고 전공의가 해야 할 일을 하고 있다. 실제 의료현장에서는 전공의보다 경험이 많으면서 인건비도 저렴한 PA간호사를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이처럼 간호사가 본래 업무 이외에 추가 업무를 해야 했던 것은 왜일까. 해당 업무를 담당할 의사가 부족하기 때문이라는 게 대한간호협회의 주장이다. 의사가 부족한 상황을 모면하기 위한 미봉책으로 간호사들을 소위 '갈아 넣었다'는 것이다. 대한간호협회는 앞으로 법규를 정확히 지키는 방식의 준법 투쟁을 실시한다는 방침을 정하고 의사들로부터 불법 진료를 지시받아도 이를 거부하기로 했다. 지난 5월18일부터 23일까지 5일 동안 대한간호협회 홈페이지 내 불법진료 신고센터를 통해 접수된 불법 진료 신고 사례는 1만2189건에 이른다.보건복지부(복지부)조차 대한간호협회의 행보에 제동을 걸어 간호사들의 운신의 폭을 좁혔다. 복지부는 지난 5월22일 대한간호협회가 열거한 의사의 불법 진료 지시 항목들에 대해 일률적으로 불법이라고 단정할 수 없고 개별적으로 결정해야 한다고 밝혀서다. 법에서 정한 '내게 주어진 일만 하겠다'는 간호사의 바람은 정말 독선이고 이기적인 것일까.
[기자수첩] 서류 떼다 실손보험금 포기… 사라져야 한다
"실손의료보험(실손보험) 보험금 청구에 필요한 서류만 50장이 넘어요. 머지않아 종이서류를 온라인 전자서류로 대체한다고 하니 너무 기대됩니다." 지난 16일 실손보험금 청구 전산화 법안이 국회 정무위원회 법안심사를 통과했다는 기자의 기사에 한 네티즌이 남긴 댓글이다. 지나치게 복잡한 실손보험금 청구 절차 때문에 그동안 큰 불편을 겪었다고 호소한 것이다. 실손보험금 청구 전산화는 보험 고객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 보험사들이 14년 동안 추진해온 사안이다. 2009년 국민권익위원회의 보험금 청구 양식 통일 및 방법 간소화 권고에도 의료계 반발에 부딪혀 10년 이상 국회에서 공회전했다. 이번 법안심사 통과로 7부 능선을 넘은 보험사들은 실손보험금 청구 전산화가 현실화 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실손보험 청구 전산화는 병·의원에서 직접 중계기관에 전산화된 관련 파일을 전달하는 방식을 말한다. 현재 실손보험을 청구하려는 소비자는 진료를 마친 뒤 병원이나 약국에 직접 방문해 종이 서류를 발급받고 보험설계사나 보험사의 팩스·애플리케이션 등을 통해 서류를 제출해야 한다. 하지만 개정안이 시행되면 소비자는 복잡한 절차 없이 병원에 요청하는 것만으로 실손보험 청구가 가능해진다. 소비자 대신 병원이 전문 중계기관을 거쳐 보험사에 필요한 서류를 전송하게 된다. 의료계는 병원이 재량으로 정할 수 있는 비급여 수가 자료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심평원)에 쌓이면 가격이 표준화되고 결국 비싼 값을 받지 못하게 될 것을 우려해 실손보험 청구 전산화에 반발하고 있다. 급여 진료에서 발생하는 손실을 비급여 진료로 메우고 있는 병원 입장에서는 수익 구조가 흔들릴 수 있다는 것이다. 의료계는 실손보험금 청구 간소화로 보험사가 환자 진료 정보를 더 많이 보유할 경우 보험상품 설계 등 영리 목적에 악용할 수 있다고도 주장한다. 이에 대해 보험업계와 정부는 건강보험 공적자료를 모두 보유한 심평원을 제3의 중계기관으로 선정해 투명성을 높이겠다고 맞서는 중이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2019년 이후 매년 실손보험 청구건수는 1억건에 달한다. 이와 관련 매년 진료비영수증이나 세부내역서 등 종이서류만 4억장이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 의료계 몽니에 결국 비용은 고스란히 소비자에게 전가되고 있다. 실손보험 가입자 대부분은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를 원한다. 보험연구원이 지난해 10월 발간한 '실손보험 지속성 강화와 역할 정립에 대한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실손보험금 청구를 포기하는 사유로 서류 발급을 위한 병원 방문이 귀찮고(44%), 청구 금액이 소액(73.3%)이라는 점이 대부분을 차지했다. 소비자 편의를 위해서라도 실손보험금 청구 전산화를 더 이상 늦춰져서는 안 된다.
[기자수첩] 비대면진료의 중심은 '환자'
비대면진료 플랫폼 업계에 먹구름이 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종식에 따라 6월1일부로 비대면진료는 법 밖으로 밀려나게 되면서다. 정부는 2020년 2월 코로나19 유행에 비대면진료를 한시적으로 허용했다. 그러다가 3년 3개월 만에 코로나19 감염병 위기경보 단계를 '심각'에서 '경계'로 하향 조정하면서 시범사업으로 전환하기로 했다.국민의힘과 보건복지부가 5월17일 발표한 시범사업 계획안을 보면 재진과 1차 의료기관을 중심으로 비대면진료가 이뤄져야 한다. 의료기관에 처음 방문한 것을 의미하는 초진은 요양기관까지의 거리가 먼 벽지 환자, 65세 이상 노인과 장애인 등 거동불편자, 감염병 확진 환자를 제외하면 원칙적으로 불가능하다. 처방 약 배송도 역시 불법이다. 당정이 제시한 계도기간인 8월30일까지 비대면진료는 합법과 불법 사이의 모호한 경계선에 놓인다.당정의 시범사업안에 대해 누구도 마음에 들지 않는 눈치다. 주체인 비대면진료 업계와 대한의사협회 등 의료계 모두 불만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팬데믹(세계적 감염병 대유행) 기간 비대면진료를 '세계적인 흐름'이라고 입을 모은 의약계는 시범사업안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비대면진료 업계 또한 '사형선고'로 규정했다.쟁점은 초진과 재진 항목이다. 의약계의 주장은 과거 원격진료 논의 때와 비슷하다. 비대면진료를 활용한 초진 자체가 위험하다고 강조한다. 병명을 모르는 채로 비대면진료를 진행할 경우 전통적인 대면진료와 비교해 동등한 수준의 효과와 안전성을 담보할 수 없다는 주장이다.비대면진료 업계는 시범사업이 그대로 시행될 경우 환자가 동일한 질환으로 30일 이내에 비대면진료를 받아야 '재진'으로 인정된다는 점에 주목한다. 이 환자가 재진인지 초진인지 판별할 수 있는 의료정보는 병원에만 있다면서 비대면진료 플랫폼이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고 주장한다. 결국 비대면진료를 통해 재진을 인정받으려면 환자가 플랫폼에 입증해야 한다는 것. 다시 말해 편익성 차원에서 플랫폼의 역할과 기능이 축소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5월24일 대통령실 앞에서 '비대면진료 시범사업안 전면 재검토 요청'을 외친 이유다.보건복지부에 따르면 2020년 2월24일 이후 지난해까지 3661만건의 비대면진료가 이뤄졌다. 2925만건(79.8%)이 코로나19 재택치료를 통해 이뤄진 비대면진료였다. 나머지 736만건은 고혈압과 당뇨 등 기저질환자 329만명이 활용한 비대면진료였다. 감염병이라는 특이한 상황을 제외한 실질적인 비대면진료 수요다. 이들 중 40%는 병원에 갈 수 없어 지팡이 대신 핸드폰을 든 60세 이상 어르신이다. 비대면진료 업계는 비대면진료를 팬데믹 기간처럼 한시적 허용 수준으로 유지해 달라고 외친다. 이들의 주장은 의약계의 벽 앞에서 공허한 메아리로 되돌아올 뿐이다.특히 초고령사회가 임박한 상황에서 노인들의 의료 접근성과 편익은 보장돼야 한다는 데 이견은 없다. 거동이 불편한 장애인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과거 사례를 되짚어 봐도 운동장은 이미 의약계로 기울어졌다. 정부는 기계적인 양비양시(兩非兩是)론을 벗고 환자를 중심에 둔 한국판 비대면진료를 고민해야 한다.
[기자수첩] 연체율에 고민 깊어지는 은행장
"올해 가장 우려되는 대목은 연체율이 조금씩 오르기 시작했다는 겁니다. 문제는 소상공인 대출 원리금 상환유예가 종료되면 연체율이 추가 상승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한 시중은행장은 최근 기자와 만나 이같은 우려를 표했다. 올 9월 말부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금융지원책의 일환인 소상공인 대출 원리금 상환유예 종료됨에 따라 금융권 부실이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금융당국은 코로나19 확산으로 피해 입은 소상공인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2020년 4월부터 대출 만기연장과 상환유예 조치를 시행했다. 당초 코로나 대출 종료 시점은 2020년 9월까지 6개월이었지만 코로나19 확산이 길어지면서 6개월씩 5차례 더 연장됐다. 이후 금융당국은 지난해 9월 코로나 대출의 만기연장을 3년, 상환유예를 1년씩 추가 연장키로 했다.소상공인은 금융사와 협의해 대출 만기연장을 2025년 9월까지 할 수 있지만 상환유예를 해왔던 대출은 올 9월 말 지원이 종료되기 때문에 10월부터는 빚을 정상적으로 갚아야 하는 상황을 마주한다.거듭 상환이 미뤄진 대출은 사실상 잠재 부실 대출로 봐야 한다는 시각이 공통적이다. 은행권에선 '결국 올 것이 왔다'는 분위기다. 올 하반기에는 잠재부실이 곳곳에서 터져 그동안 코로나 대출 지원으로 나타났던 연체율 착시효과가 조만간 걷힐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은행권 연체율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오르기 시작하며 경고음을 내고 있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시중은행의 연체율은 지난해 말 0.16~0.27%에서 올 3월 말 0.20~0.34%로 올랐다.연체율은 은행이 취급한 대출금 대비 1개월 이상 연체 금액의 비율을 보여 주는 수치다. 이들의 고정이하여신(NPL) 잔액은 3월 말 기준 3조8240억원으로 전년 동기(3조3571억원) 대비 13.9% 급증했다. 이는 지난해 하나금융그룹의 순이익(3조6257억원)보다 더 많은 수준이다. 특히 5대 은행 중 농협은행의 NPL 잔액은 8668억원으로 1년 전보다 36.2% 급증했다.5대 은행의 코로나 대출 규모는 약 38조원에 이른다. 연체율 상승 등 은행의 건전성이 악화된 상황에서 코로나 대출 지원까지 종료되면 부실폭탄이 한꺼번에 터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대목이다.소상공인 다중채무자 비중이 높은 점도 부실 뇌관으로 지목되고 있다. 자영업자 총대출 1020조원 가운데 70.6%에 달하는 720조3000억원이 다중채무자다.고금리로 이자부담이 커지자 5대 은행의 가계대출은 지난해 1월부터 올 4월까지 16개월 연속 감소하고 있지만 개인사업자(소상공인) 대출이 여전히 증가세를 지속하고 있는 점도 불안요인이다. 4월 말 5대 은행이 취급한 개인사업자 대출 잔액은 312조3106억원으로 코로나19 확산 이전인 2019년 말(237조4060억원)보다 31.6%(74조9046억원) 급증했다.물론 은행들은 지난해의 2~3배에 달하는 충당금을 쌓으며 건전성 관리에 집중하고 유동성 비율과 자본비율 등이 양호해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지만 위기는 예고 없이 찾아오는 법이다.미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도 아무도 눈치채지 못했다는 점에서 국내 은행도 안심하기 이르다는 평가다. 지난해 9월 말 기준 상환유예를 신청한 차주는 3만8000명(16조7000억원)이다. 3만8000명 중 연체 없이 성실하게 상환할 수 있는 차주는 몇이나 될까.
[기자수첩] '코로나청구서' 밀려오는데 카드사·저축은행, 대책 있나
"연체율 상승은 하나의 신호죠. 지금 당장 위험하진 않더라도 절대 무시하지 못해요. 앞으로 관리가 진짜예요."최근 만난 한 카드사 직원은 기자에게 이같이 토로했다. 1분기 업계 성적표가 공개된 가운데 대부분 카드사의 연체율이 올랐기 때문이다. 누가 잘했나를 따지기에 앞서 업계 전체적으로 연체율 등 리스크 관리가 시급해졌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카드사·저축은행 등 2금융권의 연체율이 빠르게 오르고 있다. 카드사의 연체율은 일제히 1%대로 올랐고 저축은행의 평균 연체율은 5%대로 치솟았다. 2금융권은 여러 금융사에서 돈을 빌린 다중채무자가 많고 저신용자들의 이용이 많은 만큼 자칫 금융권 전반의 부실을 키울 수 있다는 우려의 시각도 나온다.올해 1분기 실적을 발표한 주요 5개 카드사(신한·KB국민·삼성·우리·하나카드)의 평균 연체율은 1.23%로 전년 동기(0.83%)보다 약 0.40%포인트 올랐다. 신한카드 연체율이 1.37%, 삼성카드 1.1%, KB국민카드 1.19%, 하나카드 1.14%, 우리카드 1.35% 등 연체율이 모두 1%를 넘어섰다.저축은행도 비상등이 커졌다.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전국 79개 저축은행의 지난 1분기 평균 연체율은 5.1%로 지난해 같은 기간(3.5%)과 비교해 1.6%포인트 올랐다. 지난해 말(3.4%)과 비교하면 1.7%포인트 오른 수치다. 평균 연체율은 2016년말 5.8%에서 2018년 말 4.3%, 2020년 말 3.3%, 지난해 말에는 3.4%였지만 1분기 만에 0.8%포인트나 올랐다.문제는 나아지기는커녕 앞으로가 더 문제라는 점이다. 현재와 같은 금리 수준이 지속되는 한 이자 상환 부담이 여전한 데다 '코로나 조치'가 종료될 예정이라 그동안 미뤄뒀던 리스크가 한 번에 몰려올 것이란 지적이다.금융당국은 2020년 4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피해를 본 자영업자와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대출의 만기 연장과 상환 유예 조치를 결정했다. 대출 만기는 최대 3년, 원리금 상환은 최대 1년 미룰 수 있도록 했다. 그렇게 총 5번 조치가 연장됐고 그 마침표는 오는 9월 뒤에 찍힐 예정이다.몇몇 전문가들은 이미 연체율 상승이 가시화된 상황인 만큼 9월 이후를 대비하기 보단 지금 당장 리스크 관리가 필요하다고 지적하기도 한다.정부도 관리에 나선 상황이다. 빚 갚을 능력이 없는 소상공인을 위해 30조 규모의 '새출발기금'을 운용 중이다. 취약차주를 대상으로 원금감면 등 채무를 조정해주는 프로그램으로 지난달 말 기준 기금 채무조정 신청자는 2만3067명, 채무금액은 3조4805억원으로 집계됐다.각 금융사들도 부랴부랴 대손충당금 쌓기에 나섰다. 당분간 영업전략도 외형성장에서 내실 다지기 등 리스크 관리에 방점이 찍힐 전망이다.애써 외면한 코로나청구서의 시일이 점점 다가오고 있다. 예고된 미래를 대비하기 위해선 정부, 각 금융사. 차주 모두의 대응이 요구된다. 정부는 조치 종료 후 위기에 놓인 이들을 위한 촘촘한 대책 마련을, 금융사는 선제적 충당금 쌓기로 리스크 흡수 능력을 더욱 길러야 할 때다.
[기자수첩] 머리카락 뒤에서 숨바꼭질, 소비자 기만하는 식품업체들
'머리카락 뒤에서 숨바꼭질한다'는 속담이 있다. 얕은수로 남을 속이려 한다는 말이다. 유감스럽게도 최근 식품업계에서 이 속담이 어울리는 사례가 다수 발견되며 소비자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가격을 올리지 않는 '착한 기업'으로 보이지만 제품량을 줄여 소비자를 기만하는 사례가 대표적이다.식품업체들이 가격을 올리지 않는 대신 양을 줄이는 것을 두고 '슈링크플레이션'이라고 한다. '줄어든다'는 뜻의 '슈링크'(shrink)와 물가 상승을 의미하는 '인플레이션'(inflation)의 합성어로 가격 인상 대신 양을 줄이는 것을 말한다. 기업 입장에서는 원자재 가격이 상승할 때 가격 인상과 저가의 원재료 확보, 제품 용량 축소 등을 검토할 수 있는데 슈링크플레이션이 이중 가장 위험부담이 적은 선택지로 알려졌다. 슈링크플레이션은 주로 식품업계가 인플레이션 상황에서 가격 인상의 대안으로 자주 사용하는 방식이다. 어려워진 영업 환경 속에서 가격을 유지하면서도 이윤을 남기겠다는 전략이다.오비맥주는 지난달 초부터 카스 묶음팩 중 375㎖ 번들 제품 용량을 5㎖ 줄여 370㎖로 출시했다. 6개입 기준 30㎖가 줄었다. 반면 가격은 기존 375㎖ 제품과 동일하다. 오리온은 지난해 10월 핫브레이크 제품 중량을 기존 50g에서 45g으로 낮추는 대신 가격은 1000원으로 동결했다. 농심 역시 지난해 9월 양파링 중량을 기존 84g에서 80g으로 조정하는 대신 가격은 유지했다. 서울우유협동조합도 지난해 9월 요구르트 비요뜨의 중량을 기존 143g에서 138g으로 5g 줄였다.식품업체들이 가격 인상 대신 중량을 줄이는 선택을 한 이유는 뻔하다. 고물가에 신음하는 소비자들이 가격 인상에 매우 민감하게 반응해서다. 이를 의식한 정부도 업계의 가격 인상에 제동을 걸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가격 인상을 단행하면 소비자들의 표적이 될 수 있다. 치킨업체들이 최근 가격 인상으로 소비자 분노를 사는 것이 대표적 예다. 가격은 유지하면서 중량만 줄이면 소비자들은 '실질적인 가격 인상'을 쉽게 인지할 수 없다.문제는 이 같은 내용이 뒤늦게 드러나면서 소비자들이 황당함을 넘어 분노를 표하고 있다는 점이다. 중량 축소를 알리지 않고 슬그머니 올리는 곳이 많다 보니 공분은 커질 수밖에 없다. 1997년 외환위기 직후에도 슈링크플레이션이 논란이 됐다. 당시 일부 제과업체들이 봉지에 담아야 할 과자 양은 줄이고 과자가 부서지지 않도록 한다는 이유로 질소를 풍성하게 넣은 이른바 '질소 과자'를 내놨다. 질소 과자로 한강도 건널 수 있다는 영상물이 나왔을 정도로 조롱거리가 됐다.식품업체들이 알아야 할 중요한 사실이 있다. 소비자들은 눈속임이 통하질 않을 정도로 현명해졌다는 점이다. 원가가 올랐다며 당당하게 가격을 올리는 기업들은 적어도 비겁하진 않다. 가격은 안 올린 척 하면서 중량을 줄이는 일은 소비자를 속이는 일이고 이는 심각한 기업 이미지 훼손으로 이어진다는 점을 명심하길 바란다.
[기자수첩] '정무위 불참' 이복현 K-금융 세일즈, 임종룡 바통 받을까
지난 11일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해외 투자설명회(IR)를 떠난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도마 위에 올랐다. 소시에테제네랄(SG)증권발(發) 주가 조작논란으로 국내 금융시장이 혼란에 빠진 가운데 이를 감독할 금융당국 수장이 자리를 비웠다는 지적이다. 백혜련 정무위 위원장은 정무위 전체회의에서 "SG발 주가조작 사태가 심각한데 금감원장이 해외IR 참석 이유로 불참한 것은 유감"이라며 "금감원장이 이런 (민감한) 시기에 꼭 나갔어야 했는지 의문스럽다"고 지적했다.이 원장은 지난 8일부터 12일까지 태국과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 주요 3개국에서 해외 투자설명회(IR)를 열고 금융감독기구 수장을 만나 금융회사의 현지 진출을 논의했다. 금융권 수장들은 글로벌 이익 비중을 확대한다고 입을 모았다. 포화상태인 국내 금융시장에서 벗어나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신성장 동력을 확보하려는 취지다.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은 비은행·비이자·글로벌·영업이익경비율(CIR)을 모두 40% 이상으로 맞추는 '40 이니셔티브' 계획을 발표했다.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회장은 20% 수준인 글로벌 이익 비중을 장기적으로 40%까지 끌어올리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금감원장이 해외IR 행사에 직접 나서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동안 금감원 산하 금융중심지 지원센터가 부원장 주관으로 해외IR 행사를 가졌으나 이번엔 금융권 회장들의 요청으로 이 원장이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회사가 글로벌 금융시장에 안착하려면 무엇보다 정부→금융당국→기관투자→산업으로 이어지는 인프라 협조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앞서 2015년 임종룡 전 금융위원장은 금융회사의 해외법인 설립 시 사전승인제에서 사후신고제로 규제를 대폭 완화한 바 있다. 금융당국이 해외진출 확대에 팔을 걷었던 시점이다. 임 전 위원장은 금융사가 '기관주의' 3번을 받으면 해외 진출, 신규사업 진출을 제한했던 '삼진아웃제'도 폐지했다. 금융위원회를 찾은 해외 금융당국 대표단과 금융회사 CEO와의 만남도 주선했다. 국내 금융사가 해외당국의 규제나 관행으로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금융외교를 강화했다는 평가다. 이후 금융회사의 해외 진출이 활발해졌고 지난해 9월 기준 국내 금융회사의 해외 점포 수는 489개로 2010년 333개에서 156개(31%) 증가했다. 빠르게 커진 성장성 대비 수익성은 쪼그라들었다. 지난해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등 4대 은행의 해외법인 실적을 보면 순이익은 총 1642억4900만원으로 전년(4880억470만원)과 비교해 약 3200억원 감소했다 .KB국민은행의 인도네시아 현지법인 KB부코핀은행이 8021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하며 적자 폭이 3배 증가했고 하나은행의 중국법인 하나은행중국유한공사가 전년(1073억원) 대비 1002억원(93.3%) 줄어든 71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금융 전문가들은 해외 진출 시 국내 산업과 연기금 등 동반 해외 진출을 모색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연기금이 해외 투자 시 국내 운용사를 위탁운용사(GP)로 활용하고 대기업이 해외 투자 시 국내 투자은행(IB)의 맞춤형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식이다. 임 전 위원장이 금융회사의 해외 진출 문턱을 낮췄다면 이제는 국내 산업과 자본시장의 인프라를 활용한 해외 진출 협업이 필요한 때다. 직접 해외IR 스킨십에 나선 이 원장의 'K-금융' 세일즈가 통할지 관심이 쏠린다.
[기자수첩] 'K-푸드' 견제하는 타이완의 전략적 노이즈
올 들어 타이완으로 수출한 국내 과일과 식품에서 잔류 농약이 검출돼 반송·폐기 조치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타이완이 수입 식품에 대해 지나치게 높은 기준치를 적용하면서 업계에서는 K-푸드를 견제하는 '전략적 노이즈'라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타이완 위생복리부 식품약물관리서(식약서·TFDA)는 지난 4월 A사의 결명자차 제품에서 잔류 농약 로테논(魚藤精·rotenone) 0.06ppm이 검출됐다며 24박스(2.88㎏)를 반송·폐기 조치했다. 앞서 TFDA는 B영농조합법인이 수출한 국내산 배에서 잔류농약 페노규카브(丁基滅必蝨·fenobucarb) 0.02ppm이 검출됐다며 1만6200㎏을 반송·폐기 조치했다. C영농조합이 수출한 샤인머스캣에서도 잔류농약 테트라닐리프롤(特安勃·tetraniliprole) 0.02ppm이 검출됐다며 4304㎏을 반송 및 폐기 조치했다.올 초 불거진 D사의 타이완 수출 라면 산화에틸렌(EO) 검출 사태는 국내에서도 파급력이 컸다. 해외에서는 잔류농약 기준치를 초과해 폐기되는 제품이 국내에서는 유통되는 것에 대한 소비자들의 우려가 터져 나왔기 때문이다. 타이완 식약서가 D사 라면 제품에서 검출한 EO는 살균 용도로 쓰이는 성분으로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가 발암성 물질로 분류한 물질이다. 해당 제품에서는 EO 0.075㎎/㎏이 검출됐다며 1000상자 1128㎏을 반송·폐기 조치했다. 타이완의 EO 기준치는 0.055㎎이다. 당시 D사는 발암물질이 아니라고 즉각 해명했다. 타이완에서 검출된 성분이 EO가 아닌 2클로로에탄올(2-CE)인데 타이완이 2-CE 검출량을 EO로 환산해 EO의 수치로 발표했다는 것이다. D사 관계자는 "EO는 살균제지만 2-CE는 EO의 대사물질로 환경에서도 존재하는 물질로 발암물질이 아니다"며 "타이완 식약서와 우리나라 식품의약품안전처 모두 2-CE는 환경에서 유래할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주장했다.논란이 커지자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는 라면 제조업체 현장 조사와 수거 검사를 실시 후 결과를 발표했다. 식약처가 검사한 모든 제품에서 EO는 검출되지 않았고 제조 공정 과정에서도 EO 가스를 사용하지 않았다고 확인했다. 2-CE는 일정량 검출됐는데 2-CE의 '인체노출안전기준'(일일 체중 ㎏당 0.824㎎) 대비 '1일추정노출량'은 전 연령에서 0.3%, 3∼6세 영유아는 0.8% 수준에 불과해 안전하다고 결론이 났다. 국내에서는 2-CE가 허용된 물질은 아니지만 자연 중 비의도적으로 오염되거나 발생할 수 있어 식품(농·축·수산물 및 가공식품) 중 2-EC 잠정기준을 30ppm(㎎/㎏)으로 설정했다. 한국식품안전연구원은 D사 라면 사태에 대해 K-푸드를 견제하는 아시아 국가들의 '전략적 노이즈'라는 의견을 냈다. 인체 위해성을 전혀 우려하지 않아도 될 라면 2-CE 사태에 대해 다른 나라의 전략적 노이즈에 휘둘려 괜한 걱정을 할 필요는 없다는 공식 입장이다.양 기관의 발표로 라면에 대한 위해성 우려는 가라앉았다. 다만 타이완에 수출하는 국내 식품기업과 농가는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 한국 당국이 검증이라는 신뢰를 기반으로 위해성 논란을 불식시킨 만큼 타이완 당국에 강력하게 이의를 제기하는 후속 조치가 필요하다. K-푸드가 해외에 널리 알려지는 국가적 지원이 필요한 시점이다.
[기자수첩] 노조 리스크는 결국 고객 불만과 직결
현대자동차그룹 생산 노조가 올해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에 임하면서 파업도 불사하겠다는 각오다. 많이 번 만큼 제대로 성과를 보상받겠다는 것은 이해되지만 지난해 좌절됐던 '정년연장' 카드를 또 들고 나와 자신들의 요구를 관철 시키려는 억지를 쓸 기세다. 이들의 파업 우려 긴장감에 회사의 글로벌 도약은 또다시 발목 잡힐 위기다.최근 발표된 현대차의 올 1분기(1~3월) 잠정실적 집계 결과에 따르면 전년(1조9289억원) 대비 86.3% 뛴 3조5927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이는 현대차의 역대 분기 기준 사상 최대 영업이익이다.기아도 같은 기간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기아의 영업이익은 전년(1조6065억원)대비 78.9% 뛴 2조8740억원이다.현대차 영업이익(3조5927억원)과 기아 영업이익(2조8740억원)을 더한 합산 영업이익은 6조4667억원이다.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시가총액 1위 기업인 삼성전자의 1분기 영업이익(6400억원)의 10배가 넘고, 사상 처음 상장사 실적 1위에도 올랐다.최대 실적을 달성하며 글로벌 넘버원 도전을 향한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의 전략에 힘이 실렸지만 웃을 수 없는 형국이 됐다. 두 회사의 생산 노조가 올해 임단협에서 '정년 연장'을 쟁취를 위해선 파업 투쟁을 불사하겠다는 으름장을 놓았기 때문이다.현대차 노조는 최근 400여명의 확대 간부를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실시했다. 이 설문 조사에서 '올해 단체교섭에서 가장 시급하게 제도 개선해야 할 의제는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응답자의 66.9%가 '정년연장'이라고 답했다. 이에 노조는 올해 단체교섭에서는 반드시 실질적 정년연장을 관철시키겠다고 주장한다. 지난해까지 4년 연속 무분규로 타결됐던 현대차 노사의 임단협은 올해 극심한 진통이 우려된다. 나아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감염병 세계적 대유행)에 따른 반도체 공급난을 이겨내고 사상 최대 분기 영업이익을 달성한 회사에도 타격이 예상된다. 그동안 흘린 노조의 땀도 희석될 수 있다.노조가 파업에 들어가면 공장 가동이 중단되고 생산에 차질이 빚어진다. 전면 파업이 아닌 부분 파업이라 해도 회사로선 적잖은 타격이다. 고객 차 인도 기간이 길어지고 불만이 쌓이면 신뢰도 하락은 불가피하다.회사가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한 만큼 노조의 요구가 커질 수 있지만 과해선 안 된다. 그동안 현대차·기아 노조가 보인 무리한 요구는 늘 사회적인 지탄을 받았다. '귀족노조'라는 말은 괜히 생기지 않았다. 당당한 목소리를 내되 그 과정에서 벌일 파업 여파는 결국 노조에게도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회사 역시 올 1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한 데다 위기 대처 능력과 브랜드 인지도가 글로벌 톱 수준에 오른 만큼 노조의 목소리를 더 경청할 필요가 있다. 충돌에 따른 부담은 당사자들의 몫이지만 고객 불만과 신뢰에도 직결된다는 것도 주지해야 한다.
[기자수첩] 잘 팔리면 너도나도… 도 넘은 보험상품 베끼기
"잘 팔리면 너도나도 뛰어드니 신상품을 내놓아도 그 효과가 1개월 이상 이어지기 어려운 분위기에요. 특약 하나를 만드는데 6개월 이상 걸리는 데 (경쟁사들이) 너무 똑같이 만들다 보니까 저희 입장에선 도를 넘은 게 아닌가라고 생각합니다." 지난 4월 중순 기자와 만난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연신 한숨을 쉬었다. 보험사들 사이에 상품 베끼기가 심해도 이렇게 심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미 출시한 상품을 다른 보험사가 이름만 바꿔 출시하는 일이 반복돼 신상품을 내놓는 게 무의미해지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는 사이 보험상품 선진화는 더뎌지고 더 나아가 보험시장 성장은 뒷전으로 밀리고 있다. 최근 보험업계에서 보험상품 베끼기 논란이 재점화 됐다. 보험상품 베끼기는 상품명만 다를 뿐 보장내용이나 가입절차 등에서 큰 차이가 없는 상품을 내놓는 것에 대한 관용적인 표현이다. 2001년 12월 금융당국은 보험상품 베끼기를 방지하기 위해 배타적사용권(보험소비자를 위한 창의적인 보험상품을 개발한 보험사에 3개월 동안 독점 판매 권한을 부여해주는 제도)을 도입했지만 이마저도 무색해졌다. 배타적사용권 기간이 만료되자마자 동일한 상품을 쏟아내고 있는 것이다. 이는 보험사들의 상품 개발 의욕을 떨어드리는가 하면 법적으론 문제가 없어도 과당경쟁으로 이어질 수 있다. 결국 금융당국의 제재를 받고 한동안 상품 판매가 위축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는 것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지난해 10월 DB손해보험이 배타적사용권을 취득한 운전자보험 변호사선임비특약(교통사고 시 경찰조사단계부터 변호사 선임비를 지급하는 특약)이다. DB손해보험이 변호사선임비특약에 대해 배타적사용권을 취득한 이후 3개월 동안 운전자보험 판매건수를 직전 3개월보다 2배 이상 늘렸다는 소문이 돌자 현대해상과 메리츠화재, KB손해보험 등 3개사도 올해 2월 운전자보험에 변호사선임비특약을 모두 탑재했다. DB손해보험 변호사선임비 특약 배타적사용권 기간이 만료되자마자 현대해상과 메리츠화재, KB손해보험이 상품 베끼기에 나선 것이다. 더 나아가 3월부터 변호사선임비특약 보험료 인하, 무분별한 보장 확대로 인한 과당경쟁 조짐이 나타났다. 이에 지난 4월 금융당국은 변호사선임비특약 보장한도를 5000만원으로 제한하는 한편 과당경쟁을 자제할 것을 당부했다. 어린이보험에서도 비슷한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 지난 3월 KB손해보험이 어린이보험 가입 가능연령을 기존 30세에서 35세로 확대한 이후 신규 판매건수가 2배 증가하자 곧바로 4월 초 DB손해보험, 메리츠화재도 어린이보험 가입 가능연령을 기존 30세에서 35세로 높였다. 불과 5개월 사이 운전자보험, 어린이보험 등 2개의 상품에서 베끼기 논란이 터진 것이다. 물론 끊임없이 경쟁해야 하는 기업 입장에선 경쟁에서 밀리지 않기 위해 혁신적인 보험상품과 비슷한 상품을 내놓아야 하는 말 못할 사정도 있을 것이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도 넘은 벤치마킹을 계속 허용해서는 안 된다. 열심히 노력하는 보험사가 '바보'가 되는 베끼기 관행을 근절하기 위해 보험업계도 자성해야 한다. 이를 등한시하면 보험업 성장과 선진화를 향한 노력은 물거품이 될 것이다.
[기자수첩] 제2 에코프로 찾아나선 개미들…이차전지 과열 주의해야
에코프로에서 시작된 이차전지주 광풍이 포스코로 옮겨가고 있다. 투자자들이 제2의 에코프로를 찾아 나선 가운데 주식시장에선 이차전지 관련 주식 과열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어느 때보다 주주들의 능동적인 정보 획득과 판단이 필요한 시점이다.이차전지 주식 중 가장 뜨거운 관심을 받은 종목은 에코프로다. 에코프로 주가는 지난 4월11일 76만9000원을 기록하며 연초(11만원)대비 약 7배 뛰었다. 에코프로비엠은 지난 4월18일 29만6000원으로 거래를 마쳐 올해 초(9만3400원)보다 3.2배 올랐다.빠르게 주가가 오르면서 거래 대금 규모도 커졌다. 한국거래소가 2000년 1월1일부터 코스닥 시장에서 일일 거래 대금 상위 종목을 분석한 결과 지난 4월10일 기준 에코프로비엠 거래 대금은 2조6566억원으로 1위를 달성했다. 에코프로는 3위다.에코프로에 대한 매수세는 또 다른 이차전지 관련주인 포스코그룹주로 옮겨갔다. 지주사 포스코홀딩스의 주가는 지난 1월2일 27만2000원에서 4월17일 42만3500원으로 55.7% 상승했다. 지난 4월19일 포스코퓨처엠(옛 포스코케미칼)의 주가는 41만4000원으로 새해 첫날(19만1500원)보다 116.2% 상승했다. 포스코엠텍(325.4%), 포스코DX(175.2%) 등도 이차전지 관련주로 묶이면서 고공행진을 이어갔다.배터리 사업에 대한 관심으로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 10개 기업에 무려 5개의 이차전지 기업이 속했다. 지난 4월20일 기준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 기업에서 LG에너지솔루션 2위, LG화학 4위, 삼성SDI 6위, 포스코홀딩스 8위, 포스코퓨처엠 10위 등이다. LG화학은 지난해 시총 순위 9위에서 현재 4위로 올랐다. 포스코홀딩스는 11위에서 8위, 포스코퓨처엠은 43위에서 10위로 상승했다.이차전지 관련주라는 이유만으로 주가가 튀어 오르면서 본업과 관련 없는 바이오, 철강 기업 등도 이차전지 사업을 추진하겠다고 나서고 있다. 의료기기와 바이오시밀러 사업이 주력인 셀루메드는 올해 주총서 사업 목적에 이차전지 관련 사업을 추가했다. 철강재 가공사인 제이스코홀딩스는 배터리 소재 사업을 추진하겠다고 했다.구체적인 사업 추진 계획이 없는데도 주가가 뛴 경우도 나왔다. 성신양회는 보유 중인 시멘트 광산에서 리튬 채굴 가능성이 알려지면서 지난 4월6일 1만2440원까지 올랐다. 하지만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지며 다음날 주가는 15.92% 떨어졌다.소액주주들은 매수 쏠림 현상이 발생할 경우 고점에 물려 손실을 볼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신중한 투자가 필수다. 증권가에서도 에코프로 주가가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지만 주주들의 낙관론은 이어지는 듯 하다.이 같은 우려에 금융당국도 움직였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이차전지 등 미래성장 신사업 테마주 투자 열풍으로 신용거래가 급증하는 등 주식시장이 이상 과열되고 있다"며 "불공정거래 혐의 개연성이 있는 종목에 대해서는 신속히 조사에 착수해 엄단하는 등 투자자 보호에 만전을 기하라"고 지시했다. 소액주주들이 피해를 입지 않으려면 다양한 창구에서 정보를 얻는 것은 물론 객관적인 태도를 갖는 것이 필요해 보인다.
[기자수첩] '한 잔'의 유혹… 음주운전은 중범죄다
음주운전으로 인한 사망 사고가 잇따르면서 사회적 공분이 일고 있다. 음주운전자를 가중처벌하는 이른바 '윤창호법'이 시행됐음에도 관련 사고가 끊이지 않은 데다 출·퇴근길을 비롯해 어린이보호구역(스쿨존)서도 사망사고가 발생했다.경찰청 등이 집계한 음주운전 교통사고는 2012년 2만9093건을 정점으로 내리막길을 걷다가 2021년 1만4894건으로 집계됐다. 윤창호법 시행 직후인 2019년에는 1만5708건으로 감소했지만 2020년도는 1만7247건으로 증가했다. 이는 호흡기를 통해 감염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특성상 음주측정 기계에 입김을 불어 측정하는 방식의 한계로 단속이 느슨해진 탓이다. 2021년은 '사회적 거리두기' 여파로 통행량 자체가 줄어 사고가 일시적으로 감소했을 뿐이란 지적이다. 2020년과 2021년 음주운전 단속 건수는 각각 11만7549건, 11만5882건으로 비슷하다.문제는 음주운전이 재범률이 높다는 것이다. 하태경(국민의힘) 의원이 최근 공개한 경찰청 자료에 따르면 음주운전 재범률은 2021년 기준 44.6%다. 이 중 7회 이상 상습음주운전 적발 건수는 2018년 866명에서 2021년 977명으로 약 13% 늘었다.현행법에선 음주운전을 하다 사망사고를 내면 최대 무기징역까지 선고할 수 있지만 실제로는 징역 8년을 넘은 경우가 거의 없어 솜방망이 처벌이 음주운전을 가볍게 보게 만든다는 지적도 나온다. 음주운전은 약식명령으로 벌금형에 처해지는 게 일반적이어서 음주운전을 가벼운 범죄로 보는 경향이 있다는 게 법조계 견해다.한 예로 살인 사건에 스마트폰이나 PC, 기타 흉기가 범행도구로 인정되면 몰수대상인데 음주운전 사고에 쓰인 자동차를 몰수한 경우는 찾아보기 어렵다. 자동차는 집 다음으로 비싼 개인 재화지만 음주운전에 사용돼 다른 이에게 해를 입힌 '범행도구'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 배경이다.이에 음주운전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면서 행위 자체를 막을 수 있는 방법도 함께 논의돼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일본은 음주운전 사망사고를 낸 이에게 최대 30년까지 유기징역이 가능한 법을 만들었다. 이후 동승자는 물론 음주운전자에게 술을 제공한 이도 함께 처벌하는 조항이 추가되면서 음주운전 사망자 수는 10년 새 80% 감소했다.음주운전은 재범 가능성이 높은 만큼 술을 마셨을 때는 자동차의 시동이 걸리지 않도록 하는 잠금장치 도입도 서둘러 추진돼야 한다고 주장하는 이들도 많다. 2021년 국민권익위원회는 해당 내용을 경찰청에 건의했고 헌법재판소도 '윤창호법'에 위헌 결정을 내리면서 시동잠금장치의 부착 검토를 제시했다. 하지만 관련 법안과 예산 문제 등으로 도입이 지연되고 있다.가장 중요한 건 인식 변화다. '한 잔은 괜찮다'며 음주운전을 방치하는 것은 잠재적 범죄라는 인식을 가져야 한다. '음주운전'은 누구나 피해자가 될 수 있는 중범죄라는 사실을 잊어선 안 된다.
[기자수첩] 최저임금 논의, 매년 반복되는 파행 끊어야
지난 4월18일 열린 내년도 최저임금 논의를 위한 최저임금위원회의 첫 전원회의가 파행으로 끝났다. 민주노총과 한국노총 소속 근로자들이 회의장 안으로 들어와 내년 최저임금의 대대적인 인상과 함께 공익위원 간사인 권수원 숙명여대 교수의 사퇴를 촉구하자 공익위원들이 회의에 불참으로 응수했다.공익위원들의 행동에 뿔난 근로자위원들은 박준식 최임위 위원장과 공익위원들을 비난하며 회의장을 박차고 나갔다. 경영계는 별다른 발언도 꺼내지 못한 채 사태를 관망해야 했다. 이날 회의는 대화 테이블에 내년도 최저임금 안건을 올리기는커녕 개회사의 운도 떼지 못한 채 그대로 종료됐다. 내년도 최저임금 결정 주체인 최저임금위원회 위원들이 보여야 할 책임감과는 거리가 먼 모습에 비판이 잇따른다. 공익위원들은 최임위 소속이 아닌 노동계가 회의장에서 시위를 벌인 것을 문제 삼는 반면 노동계는 공익위원들의 무책임함에 화살을 돌리며 '네 탓' 공방에 골몰하고 있다.올해 최저임금 논의는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글로벌 경기침체가 심화되는 상황에서 사용자들의 지불 부담을 최대한 덜어내는 동시에 근로자들의 권리를 보호할 수 있는 방향으로 지혜를 모아야 하는 자리이기 때문이다. 경영계를 대표하는 사용자위원, 노동계를 대표하는 노동자위원, 이 둘의 이견을 조율해야 할 공익위원들이 서로의 자존심만을 내세워 반목하고 상대를 책잡아 손가락질할 때가 아니다.남은 회의에서도 같은 상황이 반복된다면 올해 협상은 기한을 넘길 가능성이 크다. 최저임금법 시행령에 따르면 노동부 장관은 매년 3월31일까지 최저임금위원회에 다음 연도 최저임금 심의를 요청해야 한다. 이후 최임위가 90일 내 결론을 도출하면 노동부 장관은 8월5일 내년도 최저임금을 최종적으로 고시하도록 규정돼 있다. 이를 고려하면 최임위에 주어진 실질적인 협의 시간은 6월말까지다. 앞으로 2개월 남짓한 시간밖에 없다.최임위의 전원회의 파행은 매년 반복되는 고질적인 문제다. 1988년 최저임금제도 도입 이후 매해 심의마다 의견 대립과 다툼이 벌어졌고, 기한 내에 심의를 마친 전례가 총 8번에 불과할 정도로 악순환을 반복해왔다. 위원들이 분을 못 이기고 회의장을 박차고 나가며 장외 투쟁을 벌인 일도 비일비재했다.올해도 2차 전원회의에서부터 가까스로 논의가 시작되더라도 또 다시 파행을 빚을 가능성이 농후하다. 노동계가 올해보다 24.7% 인상된 시급 1만2000원을 주장하고 있는 반면 경영계는 동결이나 이에 준하는 수준의 1~2%대 인상률을 고집해 치열한 다툼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최임위는 근로자위원 9명, 사용자위원 9명, 공익위원 9명 등 27명으로 구성된다. 이 27명은 각 계를 대표해 사용자와 근로자, 나아가 한국 경제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중대사를 결정해야하는 막중한 책임을 안고 있다. 최임위 소속 위원들이 이 같은 책임감을 되새기면서 올해는 파행의 고리를 끊고 진중한 협상에 임하길 바란다.
[기자수첩] IRA 성과 본 정부… 이제는 美 '반도체 과학법' 차례
4월 말 예정된 한미정상회담에 대한 반도체업계의 관심이 뜨겁다. 까다로운 요건으로 점철된 미국 반도체 과학법에 대한 논의가 이뤄질 수 있어서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국내 주요 반도체 업체들이 실적 악화를 겪고 있는 상황에서 반도체 과학법 요건 완화는 가뭄의 단비가 될 가능성이 크다.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세부규정이 국내 배터리업체들에 유리하게 설정되도록 한국 정부가 힘쓴 것처럼 반도체 과학법에 대해서도 정부가 나서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반도체 과학법은 시설 투자 인센티브(390억달러·약 51조5600억원)를 포함해 약 527억달러(약 69조6700억원)의 재정지원과 투자세액공제 25%를 제공하는 게 골자다. 중국의 반도체 굴기 견제와 미국 반도체산업 부흥을 위해 만들어졌으며 지난해 8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법안에 서명하면서 발효됐다. 당시 반도체업계에서는 미·중 갈등에 한국 업체들이 피해를 보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왔으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주요 반도체 기업들은 미국 투자를 계획하는 등 전향적인 태도를 내비쳤다.미국 투자를 결정한 한국 업체들이 난감해진 건 지난 3월 반도체 과학법 보조금 신청 조건이 공개되면서다. 미 상무부는 보조금을 받기 위해선 예상 현금흐름 등 산출 방식을 검증할 수 있도록 엑셀 파일 형태로 수익성 지표를 제출해야 한다고 밝혔다. 보조금 수령 기업이 예상보다 많은 수익을 거둘 경우 일정 부분을 국고로 환수하기 위한 포석으로 보인다. 영업기밀이 될 수 있는 반도체 웨이퍼 수율(양품 비율), 연도별 생산량, 연구·개발(R&D) 비용, 생산 첫해 판매 가격, 판매 가격 등락 등의 자료도 요구했다.반도체 과학법이 그대로 시행될 경우 한국 반도체 업체들은 사실상 보조금 혜택을 받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핵심기술이 집약된 반도체산업 특성상 기밀 유출로 인한 피해가 우려되기 때문이다. 박정호 SK하이닉스 부회장이 최근 "(미국) 패키징 공장 건설을 진행할 것"이라고 말하면서도 반도체 과학법 보조금 지원 신청 여부에 대해서는 "고민하고 있다"고 언급한 것도 이런 맥락이다.반도체 과학법 요건 완화가 필요하지만 국내 반도체 업체들이 미국 정부에 직접 요청하긴 어렵다. 기업과 정부와의 싸움에서 우위에 있는 건 정부이기 때문이다. 한국 정부가 나서서 정부대 정부로 반도체 과학법 합의를 이끌어 내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인 것도 이 이유에서다. 삼성전자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95% 이상 줄었고 SK하이닉스는 적자 전환이 예상되는 등 불황을 직면한 상황에서 정부가 국내 업체들에 힘이 돼줄 필요가 있다.이달 말 한미정상회담이 예정된 만큼 판은 만들어진 상태다.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일명 'IRA 시즌2'가 이뤄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한국 정부는 앞서 IRA 세부규정이 나오기 전 미국 정부에 한국 배터리업계의 의견을 강력히 전달했고 한국 업체들에 유리하게 세부규정이 설정됐다. 이번 정상회담에서도 반도체 과학법을 주요 의제로 설정해 한국 업체들의 우려를 설명해야 한다. 한국 업체들의 투자로 미국 내 일자리 창출 등 경제적 효과가 나타날 수 있는 점을 감안, 보조금 요건 완화를 요구하는 것도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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