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노트
[기자수첩] 실효성 논란 휩싸인 보험 비교·추천 서비스
"보험 비교·추천 서비스를 이용하면 여러 보험상품을 한 눈에 보고 빠르게 가입할 수 있는 장점은 있지만 보험료가 비싸서 선뜻 내키진 않아요. 온라인으로 가입하는 이유가 '저렴한 보험료'인데 비싸면 매력 없죠." 지난달 19일 공식 출시된 보험 비교·추천 서비스를 직접 사용해본 업계 전문가의 말이다. 해당 서비스를 통해 자동차보험에 가입하려고 했더니 가입자가 수수료 3%를 추가로 부담해야 했다는 것이다. 반면 보험사 다이렉트채널을 통해 가입할 경우 타 보험사 보험료를 일일이 검색해야 한다는 번거로움은 있지만 수수료를 부담하지 않아도 된다. 이는 금융소비자들이 다양한 보험상품을 한 눈에 비교해 보험료 부담을 낮출 수 있도록 하겠다는 금융당국의 당초 서비스 취지와 다른 결과다. 보험 비교·추천 서비스가 출시한지 2주가 채 안 돼 실효성 논란에 휩싸였다. 이 서비스는 11개 핀테크사의 플랫폼을 통해 여러 보험회사의 CM(온라인 보험상품)을 비교해주고 소비자에게 적합한 보험상품을 추천해주는 것이다. 신용대출과 주택담보대출 등 금융상품을 플랫폼에 비교·추천하는 정책의 보험 업계 버전으로 볼 수 있다. 취급 상품은 1월 자동차·용종보험을 시작으로 3월엔 실손·펫보험, 4월 저축·여행자보험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금융당국은 온라인 판매비중이 70% 이상으로 높은 생활밀착형보험 위주로 상품을 구성했다. 금융당국은 보험상품의 경우 다른 금융상품보다 보험사·소비자 사이 정보 비대칭성이 높다고 판단, 이를 해결하기 위해 2022년 상반기부터 서비스 출시를 추진했다. 서비스가 수수료 논란에 휩싸일 조짐을 보이기 시작한 것은 2022년 10월부터다. 핀테크사들은 보험사들이 보험 비교·추천 서비스에서 제공하는 보험상품 가격을 자사 온라인채널 보다 저렴하게 제공할 것을 요구했다. 여기에 4% 이상의 수수료를 붙여 해당 수수료를 핀테크사들이 가져가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반면 보험사들은 핀테크사들이 단순 중개로 수수료를 4% 취한다는 데 동의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보험사들은 자사 온라인 채널과 동일한 보험료로 보험 비교·추천 서비스에 보험상품을 제공하겠다고 강조했다. 보험사들이 주장한 수수료는 2%대였다. 이 같은 상황에서 금융당국은 "보험료와 수수료 책정에 당국이 개입할 수 없다"는 태도를 유지했다. 결국 플랫폼과 대형 보험사의 신경전 속에 플랫폼 수수료는 3%로 책정, 보험사 온라인 채널에서 판매하는 보험상품 가격보다 3% 오르게 됐다. 그 결과 보험 비교·추천 서비스를 통한 자동차보험 계약건수는 출시 후 1주일 동안 950건을 기록하며 초기 흥행에 실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통상적으로 온라인을 통한 자동차보험 계약건수가 주 평균 14만건이라는 것을 감안했을 때 보험 비교·추천 서비스를 통한 계약 비중은 불과 0.7%였던 것이다. 당초 예상했던 것보다 계약건수가 부진하자 서비스 출시를 주도했던 금융당국은 부랴부랴 보험사·핀테크사 실무진들을 소집해 수수료의 보험료 전가를 두고 다시 논의하기 시작했다. 보험 비교·추천 서비스가 성공적으로 안착하려면 이 서비스에서 판매하는 보험상품 가격이 보험사 온라인 채널보다 비싼 현 상황이 개선돼야 한다. 플랫폼에 제공하는 보험상품 가격과 수수료에 대해 원점에서 논의해 가입자의 편의성을 살리면서 보험사, 핀테크사가 상호 발전할 수 있는 정교하고 촘촘한 해결방안이 나올 것을 기대해 본다.
[기자수첩] 테슬라 메기효과에 웃은 완성차, 방심은 금물
미국의 전기차 기업 테슬라는 자동차 역사에 한 획을 그었다. 기존 자동차 제조사들이 고수하던 생산방식에서 과감히 탈피, 효율을 우선하면서 새로운 가치를 전달하는 데 집중했다. 그 결과 강력한 팬덤을 형성하며 각종 문제가 터져 나와도 전기차 시장 패권을 거머쥘 수 있었다.테슬라가 주목받은 건 높은 영업이익률 때문이었다. 현대자동차와 토요타 등 글로벌 완성차업체들이 5%대의 낮은 영업이익률을 개선하기 위해 힘겨운 싸움을 이어가는 상황에도 10%를 훌쩍 넘긴 테슬라 실적은 놀라웠다. 2021년 12.1%, 2022년 16.8%에 달하는 높은 영업이익률을 기록하는 사이 현대차는 같은 기간 5.7%, 6.9%에 그쳤다.지난해 들어 분위기는 반전됐다. 글로벌 완성차 발표 자료를 보면 지난해 테슬라 영업이익률은 연간 9.2%로 주저앉았다. 토요타 10.4%, 현대차·기아 합산 10.2%에 미치지 못한다. 테슬라의 '메기 효과'로 인해 기존 완성차업체들이 오히려 생존 능력이 강화된 상황이다.테슬라는 전년 대비 매출액이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악화됐다. 몇 년 전만 해도 딱히 경쟁자가 없었지만 현재는 가격을 낮춰 팔아야만 소비자가 관심을 갖는다. 테슬라가 아니어도 눈길이 가는 제품이 늘어서다.럭셔리 차종을 보더라도 메르세데스-벤츠는 EQS, BMW i7이 출시됐고 롤스로이스도 전기차 스펙터를 내놨다. 성능을 우선하는 포르쉐 타이칸, 아우디 RS e트론 등 전기스포츠카도 판매량이 꾸준하다. 일반형으로는 폭스바겐 ID.4, 현대 아이오닉5, 기아 EV6 등이 전 세계의 주목을 끌고 있다. 게다가 BYD를 필두로 중국업체들의 저가 공세도 본격화됐다.기존 완성차업체들의 강점은 내연기관차를 생산할 수 있다는 것이다. 세계 각국이 전기차 숨고르기에 들어가면서 하이브리드차가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상황이다. 그동안 설계와 생산과정 등을 개선하면서 효율을 끌어올리기 위한 노력을 기울였는데 수익이 많이 나는 차종 판매가 급증하면서 성과가 크게 개선된 것이다. 완성차업체들이 테슬라를 완전히 능가했다고 단정하긴 이르다. 테슬라의 영업이익률이 감소했을 뿐 판매량은 여전하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도 올해 신년사에서 "소프트웨어 경쟁에서 다소 뒤처지기 했지만 열심히 하면 따라잡을 수 있다"고 했다.테슬라는 SDV(소프트웨어 중심의 차) 선두주자로 꼽히는 만큼 앞으로 가능성은 충분하다. SDV의 장점은 자동차가 스마트폰처럼 꾸준히 업데이트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이는 곧 소프트웨어를 통해 새로운 수익 확보로 이어질 수 있다. 테슬라는 이미 여러 기능을 판매하고 있다. 게다가 SDV는 자율주행 빅데이터 확보로 이어질 수 있어 미래 자동차 경쟁에서 필수로 꼽힌다.현대차와 토요타 등 완성차업체들이 지난해 최대 실적을 거뒀지만 올해는 조심스럽다. 투자할 곳은 많은데 전기차 가격경쟁이 본격화되며 수익성 악화가 우려된다. 생산 측면에서 테슬라 메기효과에 웃었지만 소프트웨어 측면에서는 갈 길이 멀다. 제품을 넘어 소프트웨어를 통해 소비자의 마음을 열 방법부터 찾아야 하는 시점이다.
[기자수첩] 포스코그룹 차기 회장은 내부인이 맡아야
포스코홀딩스의 차기 최고경영자(CEO) 자리에 외부 인사가 거론되고 있다. 포스코홀딩스 CEO후보추천위원회는 차기 회장 후보로 내부(6명)보다 외부(12명) 인사가 두배 많은 롱리스트를 발표하기도 했다.다양한 의견이 있지만 현재의 포스코그룹은 회사 사정을 잘 아는 전문가가 필요하다. 외부 인사를 영입하는 게 능사는 아니라는 것이다. 포스코그룹이 최근 2차전지 소재사업 등으로 주목받고 있으나 회사의 뿌리는 철강이다. 철강을 중심으로 안정적인 포트폴리오를 확보해야 신사업 등에도 투자할 수 있다.철강업계는 2050년 탄소중립 달성이라는 지상 과제를 안고 있다. 글로벌 철강사들은 정부로부터 조 단위에 달하는 탈 탄소 기술 연구, 설비 투자 등을 지원받고 있으나 국내 철강사들은 스스로 살아남아야 한다. 탈 탄소 기술을 선점하는 국가가 모든 철강 기술을 선도할 수밖에 없는 만큼 철강사업에 꾸준하고 지속적인 투자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선 최고 경영자로 철강을 잘 아는 인사를 맡기는 것이 유리하다.회사 내부에서는 철강을 잘 모르는 외부 인사가 선임돼 회사의 본원 경쟁력이 악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산업의 쌀인 철이 경쟁력을 잃으면 대한민국 경제 전체에 타격을 줄 것은 자명하다.하지만 외부 인사를 영입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것은 포스코그룹이 자초한 일이다. 최근 후추위 위원들의 도덕성 논란이 도마에 오르면서 외부에서 CEO를 영입해야 한다는 여론이 생성되고 있다. 사외이사로 구성된 후추위 인사들이 전세기를 타고 해외에서 열린 이사회에 참석해 고가의 만찬과 호화 관광을 즐겼다는 의혹이다. 최정우 회장을 비롯한 후추위 위원 7명 전원은 캐나다 이사회 의혹과 관련해 업무상 배임 또는 청탁금지법 위반 등 혐의로 경찰에 입건되기도 했다.포스코그룹은 이를 바로잡고 개선하기 위한 노력을 경주할 필요가 있다. 문제가 불거진 인사에 대한 철저한 진상 조사와 합당한 처벌이 내려져야 하는 것은 물론 차기 CEO 선임 절차도 더욱 투명해져야 한다. 그동안 소수의 사외이사가 비공개로 후보를 선택하면서 '밀실 담합'이라는 오명을 얻었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반복되는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누구나 납득할 수 있는 공정한 CEO 선임 절차를 확립해야 한다. 절차의 공정성을 문제 삼아 CEO 선임이 전면 백지화되는 사고도 사전에 방지할 수 있다.CEO 선출이 늦어지면 경영 공백으로 인한 피해는 회사와 주주가 입는다. 글로벌 사업을 영위하는 포스코그룹이 주는 타격은 클 수밖에 없다. 현재 철강과 2차전지 소재 등 각종 사업에서 활발하게 투자가 진행 중인데 의사결정이 지연되면 사업 계획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 차기 회장 선임 과정에서 여러 인사가 거론되면서 이곳저곳에 줄을 대려는 사람도 생기기 마련이다.포스코그룹을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시킨 것은 결국 '철강'이다. 제철보국을 염원하던 박태준 명예회장으로부터 시작된 기적의 역사가 이어지길 바란다.
[기자수첩] 소비자 후생은 고려 않는 '오락가락' 플랫폼법
최근 공정거래위원회가 제정을 추진 중인 '플랫폼 경쟁촉진법'이 소비자 후생을 고려하지 않은 졸속 입법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입법 추진 단계부터 국내 사업자와 소비자들이 반대하고 나섰다.플랫폼법은 독과점 플랫폼을 미리 지정해 각종 행위를 하지 못하게 하는 사전규제 법안이다. ▲멀티호밍(경쟁 플랫폼 입점) 제한 ▲최혜대우(유리한 거래조건 요구) ▲자사 우대 ▲끼워팔기를 일삼는 독과점 플랫폼에 시정명령과 고강도 과징금을 부과하겠다는 내용이 골자다.공정위는 "소수 플랫폼 사업자가 시장을 독식하면서 소비자, 소상공인, 스타트업의 피해가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다"면서 플랫폼법 제정의 명분을 내세웠다. 하지만 이 명분은 누구에게도 환영받지 못하고 있다. 스타트업 단체인 코리아스타트업포럼과 플랫폼에 입점한 중소상공인 단체 '한국플랫폼입점사업자협회'가 각각 입장문을 내고 법 제정을 반대한 것이 방증이다. 수혜를 입을 것으로 예상되는 당사자가 반대하고 나섰다는 점에서 누구를 위한 법안인지 생각해 보게 된다. 민간 주도 플랫폼 자율 규제를 외치던 정부가 강력한 사전 규제 기조로 돌아선 것도 의아해 한다. 정책 일관성에 혼란을 줬기 때문이다. 정부 내에서도 의견이 갈려 구체적인 내용 조율도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대형 플랫폼의 독과점을 막겠다는 법안이 오히려 소비자에 불편함만 초래할 것이란 볼멘소리도 있다. 최고의 고객 경험을 제공하려는 혁신이 사전 규제에 막히게 되면 불편함은 이어지고, 서비스에 지불하는 비용 상승을 부추길 수도 있다.플랫폼이 제정돼 시행되면 국내 주요 플랫폼들이 제공하던 각종 혜택의 축소는 불가피하다. 네이버페이, 카카오택시, 쿠팡 로켓배송, 배달의민족 주문 등에서 받을 수 있던 혜택과 편의 등은 더 이상 받기 어렵다. 웹툰, 웹소설 등 플랫폼 내 자체제작 콘텐츠도 자사상품으로 규제받게 될 것이 자명하다.쿠팡이 '와우멤버십' 회원들에게 주던 쿠팡이츠 할인도 불법이 된다. 이는 소비자 불편을 넘어 미국과 중국 기업이 입지를 강화하는 이커머스시장에서 국내 플랫폼 기업들의 경쟁력을 약화시킬 것이다.작은 결점을 고치기 위한 수단이 지나치면 오히려 손실만 커진다. 교각살우의 교훈을 새겨야 할 때다. 국내 대형 플랫폼 기업은 물론 스타트업, 중소상공인까지 "생존을 위협하는 법안"이라고 호소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과거 섣부른 인터넷 관련 법을 시행해 토종 플랫폼이 몰락한 아픈 경험이 있다. 우리 기업이 안방 시장을 지키고 해외 플랫폼 기업과의 경쟁에서 이길 수 있는 최선이 무엇인지 다시 생각하자.
[기자수첩] 개와 늑대의 시간… K-배터리, 2024년 잘 넘겨야
'개와 늑대의 시간'이라는 말이 있다. 프랑스에서 유래된 이 구절은 황혼에 접어들며 빛과 어둠의 경계가 모호해지는 때를 의미한다. 언덕 너머에서 다가오는 실루엣이 개인지, 늑대인지 구분할 수 없는 불확실한 상황이다. 글로벌 전기차 전환에 힘입어 고속 성장해온 국내 배터리업계에 수요 부진이라는 불황이 찾아온 현재와 겹쳐진다.최근 배터리업계에 어둠이 짙어지고 있다. 맏형 LG에너지솔루션의 매출이 꺾였고 아직 실적이 공개되지 않은 삼성SDI와 SK온 전망도 밝지 않다. 경쟁사 중국 업체들은 내수 시장을 넘어 글로벌 무대에서 약진하고 있다. 국내 업체들의 신규 미국 공장이 내년부터 가동 예정인 점을 감안, 올해 고비를 잘 넘겨야 성장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 품질·원가경쟁력 등 기본이 중요한 시점이다.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해 4분기 매출 8조14억원, 영업이익 3382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6.3% 줄고 영업이익은 42.5% 늘었다. LG에너지솔루션은 2022년 1월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상장 이후 처음으로 매출이 2분기 연속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1년 전보다 개선됐으나 이는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첨단세액공제(AMPC) 덕분이다. AMPC를 제외한 영업이익(2023년 4분기)은 881억원에 그친다.삼성SDI와 SK온도 역성장이 우려된다. 삼성SDI는 지난해 4분기 매출 6조258억원, 영업이익 4798억원을 기록했을 것으로 증권가는 본다. 2022년 4분기 대비 매출 1.0% 증가, 영업이익 2.2% 감소다. SK온은 같은 기간 적자를 지속한 것으로 관측된다. 전기차 수요 둔화로 인한 판매량 감소와 니켈 등 핵심 원자재 가격 하락으로 인한 수익성 악화가 국내 업체들의 실적 부진 배경으로 꼽힌다.국내 기업들이 주춤하고 있는 사이 중국 업체들의 영향력은 확대됐다. 중국 CATL은 지난해 1~11월 중국을 제외한 글로벌 전기차용 배터리 시장에서 점유율 27.7%를 기록했다. 전년도 같은 기간(22.1%)보다 5.6%포인트 성장하며 1위 LG에너지솔루션을 따라잡았다. LG에너지솔루션 점유율은 같은 기간 29.1%에서 27.7%로 1.4% 포인트 하락했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는 "중국 업체들은 내수 시장보다 비(非)중국 시장에서 성장률이 더 높다"며 "글로벌 시장 점유율을 빠르게 확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국내 업체들이 중국과의 경쟁에서 확실한 우위를 점하기 위해서는 아직 시간이 필요하다. 핵심 시장인 미국에 건설하고 있는 신규 공장이 내년부터 순차 가동된다. LG에너지솔루션은 미국 애리조나에 총 43기가와트시(GWh) 규모 단독공장을 짓고 있다. 현대자동차·제너럴모터스(GM)·혼다·스텔란티스 등과도 합작 형태로 총 215GWh의 공장을 건설 중이다. 삼성SDI는 GM·스텔란티스와 합작공장 총 세 곳(97GWh)을, SK온은 포드·현대차와 합작공장 총 네 곳(164GWh)을 추진하고 있다.현재는 기본에 집중해 실적 악화를 최소화해야 할 때다. 제품·품질 우위를 유지하는 가운데 원가경쟁력을 확보하는 방식으로 고객들로부터 신뢰를 얻어야 한다. 김동명 LG에너지솔루션 사장, 최윤호 삼성SDI 사장, 이석희 SK온 사장 등 최고경영자(CEO)들이 연말·연초 각각 언급한 ▲경쟁사를 압도하는 기술 리더십 ▲글로벌 최고 수준의 원가경쟁력 ▲고객과 굳건한 신뢰 관계 구축 등이 실현되길 바란다.
[기자수첩]가계 통신비 절감의 지름길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통신비 절감을 위해 중저가 단말기를 선보이는 데 힘을 쏟고 있다. 프리미엄 제품군을 선호하는 한국에서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있지만 더 이상 새로운 요금제로 통신비를 인하하기엔 한계가 있어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내놓은 고육지책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현실성이 떨어지는 제4통신사 출범도 막대한 인프라 사업을 재정 여력이 부족한 사업자들이 소화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차라리 단통법(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 문제를 심도 있게 들여다보는 게 나아 보인다.과기정통부는 최근 중저가 단말기 출시를 독려하고 있다. 제조업체 삼성전자와 합을 맞춰 30만∼80만원대인 갤럭시S23FE, 갤럭시점프3를 작년 말 선보이고 올해 상반기 갤럭시A25를 시작으로 총 3~4종을 추가 출시할 예정이다.가계 통신비 부담을 낮추기엔 역부족으로 보인다. 갤럭시 점프3는 KT에서만 가입이 가능하고 갤럭시S23FE는 출고가 84만7000만원에 달해 중저가폰이라고 보기 어렵다. 44만9900원짜리 갤럭시 A25 5G가 나왔지만 프리미엄 단말기를 선호하는 국내 소비자들에게 중저가 단말기보단 플래그십 기기의 가격 자체를 내리는 것이 효과적이다. 과거에도 갤럭시 A 시리즈, LG전자 가성비 라인업이 있었지만 일부 소비자층들을 공략하는 데 그쳤다. 효도폰으로 불리던 가성비폰을 구매했던 소비자들마저 프리미업 제품군에 눈을 돌리고 있다. 이처럼 프리미엄 시장이 확대되는 가운데 중저가 라인업을 늘리는 것은 시장 논리를 역행하는 것이다.정부 역시 이러한 현실을 모르지 않을 테지만 출고가 200만원이 넘어가는 '폰플레이션'(스마트폰+인플레이션)을 방관만 할 수 없는 것이다. 5G 중간요금제에 이어 올해 1분기 내 3만원대 5G 요금제까지 나와 새 요금제 출시 여력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저렴한 단말기로 통신비 부담을 낮추려는 노력이다.발상의 전환이 중요한데 해법은 단통법에 있다. 단통법은 휴대폰 보조금 시장의 투명화를 목표로 고안됐지만 불법 보조금 단속 역시 유명무실해지고 성지를 둘러싼 소비자들 간 정보 격차만 커질 뿐이다. 통신사의 마케팅 노력도 정체되면서 통신비 증가로 이어졌다.개선책인 단통법 지원금의 한도 상향(기존 15%에서 30%)은 지지부진하고 단통법 위반 사례를 단속하는 '폰파라치' 부활을 검토하는 등 시대착오적인 정책만 논의되고 있다.문제점이 많았던 만큼 단통법 부작용을 최소화하면서도 단말기 가격 인하를 유도하는 방향으로 개선하는 것이 낫다. 단통법에는 통신 3사와 제조사 등 많은 곳의 이해관계가 얽혀 있다. 해결 방안을 도출하기 어려운 구조다. 불경기에 국민 효용을 증대시키려면 이만한 난제는 부딪쳐 풀어낼 용기가 필요하다. 다행히 정부가 최근 단통법 폐지를 고민하기 시작했다는 얘기가 들린다. 이제라도 가능성이 희박한 제4통신사를 유치하는 대신 성과가 보장된 방안을 마련하는 데 전념하길 바란다.
[기자수첩] 윤세영 회장, 악어의 눈물
시공능력 16위의 코스피 건설업체 태영건설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금 상환을 감당하지 못해 지난달 워크아웃(재무구조 개선작업)을 신청했다. 시공능력 상위 업체의 워크아웃은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가 있었던 2013년 이후 10년 만의 사건으로 업계 전반에 불안이 확대되고 있다.태영건설이 워크아웃을 개시하려면 채권단 75% 이상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 하지만 최근 태영그룹이 채권단에 내놓은 자구안은 진정성을 의심 받고 있다. 태영건설을 지키겠다는 의지를 보이며 직접 채권단 설명회에 참석한 90대 노장 윤세영 태영그룹 창업회장은 눈물을 보이며 호소했다.지난 3일 서울 여의도 KDB산업은행 본점에서 열린 태영건설의 워크아웃 설명회에는 채권자 700여명이 참석했고 윤 회장은 경영 현황과 워크아웃 자구안을 설명했다. 윤 회장은 워크아웃 자구안으로 ▲태영인더스트리 매각대금 1549억원 ▲에코비트 매각 추진 ▲블루원 지분 담보 제공과 매각 추진 ▲평택싸이로 지분 62.3% 담보 제공 등을 내놨다. 윤 회장은 "자기 관리에 소홀한 탓에 뼈아픈 부도 위기를 몰고 왔다"며 "저를 비롯한 경영진의 실책이다. 간곡히 도움을 요청드린다"고 호소했다. 하지만 "어떻게든 피해를 최소화해 태영과 함께해온 많은 분들이 벼랑 끝에 내몰리지 않도록 같이 살 수 있는 길을 찾게 도와 달라"면서 계약자와 하도급업체 등의 피해를 암시했다. 윤 회장은 "국가 경제에 돌이킬 수 없는 치명상을 입힐까 봐 너무나 두렵다"면서 "협력업체와 투자해주신 기관, 채권단, 나라와 국민에게 큰 죄를 짓지 않도록 도와달라"고 말했다.하지만 정작 기대한 총수 일가의 사재 출연이나 핵심 계열사인 SBS 지분 매각 등은 자구안에 포함되지 않아 채권단의 반응은 싸늘했다. 해당 내용에 대한 질의가 이어지자 윤 회장은 "의견을 밝히기가 어렵다"는 답변을 내놔 채권단의 공분을 사기도 했다.태영건설의 PF 규모가 9조원으로 밝혀진 데 대해 윤 회장은 "실제 문제가 되는 우발채무는 2조5000억원 정도"라고 반박했다. 태영그룹은 채권단에 태영건설의 보증채무가 총 9조5044억원이고 이 중 우발채무가 2조5259억, 무위험 보증이 6조9785억원이라고 설명했다.오는 11일 채권단협의회는 태영건설의 워크아웃 개시 여부를 결정한다. 만약 태영건설이 채권단의 동의를 얻지 못하고 워크아웃에 실패하면 결국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밟아야 한다. 국민의 세금을 내 살려달란 눈물은 와 닿지 않는다. 실질적이고 현실화 가능성이 있는 대책을 내놓아야 할 것이다.
[기자수첩] 소주 출고가 인하로 이득 보는 건 누구일까
'서민의 술' 소주 가격이 내렸다. 하지만 이를 체감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식당·주점에 가면 소주는 6000원을 받는다. 많은 요식업주들은 소주 가격을 인하하긴 어렵다고 말한다.최근 국세청은 외국산 제품과의 세금 역차별을 해소하기 위해 국산 주류에 기준판매비율을 도입했다. 그동안 국산제품은 판매비용과 마진이 포함된 반출가격에 세금이 부과됐지만 수입제품은 이를 포함하지 않은 수입신고 가격에 세금이 부과됐다. 국산제품의 세금 부담이 더 컸다.이런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기준판매비율이 도입됐다. 기준판매비율은 세금 계산 시 세금부과 기준금액(과세표준)에서 공제하는 세금할인율 개념이다. 소주의 경우 22.0%로 정해졌다. 소주 등 국산 증류주는 2024년 1월부터 공장출고분 가격이 10.6%까지 내려간다.이에 따라 주요 주류업체는 선제적으로 소주 출고가격을 인하했다. 하이트진로는 지난 12월22일 출고분부터 참이슬, 진로 등 소주 출고가를 10.6% 내렸다. 롯데칠성음료는 12월27일부터 처음처럼과 새로 가격을 인하했다. 처음처럼은 4.5%, 새로는 2.7% 내린 가격으로 공급한다.소주의 출고가 인하로 편의점과 대형마트의 소주 가격이 내렸다. 지난 1일부터 주요 편의점에서 참이슬(360㎖) 가격은 2100원에서 1900원으로 인하됐다. 이마트에서는 1480원에서 1330원으로 조정됐다.소줏값이 내렸지만 소비자가 체감하기 어려운 것은 소주는 일반적으로 유흥시장에서 더 많이 소비되는 주종이기 때문이다. 식당에서는 소주 가격을 내리기 어렵다는 입장이 대부분이다. 앞서 출고가를 인상했다가 재인하한 경우인 데다가 인건비, 전기·가스요금 등 가게 운영비가 대폭 올랐다는 설명이다.서울시 마포구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한 점주는 "소주 가격이 내려간다는 얘기가 계속 언론에 나오면서 상황이 난감하다"며 "재룟값과 운영비가 계속 오르는 상황에서 소주 가격을 내리려면 식당 메뉴 가격을 올리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앞서 많은 사례를 보면 제조사가 제품의 출고가를 낮춰도 소비자가 구매하는 가격에는 크게 반영되지 않았다. 유통 과정상 이를 제재할 수 있는 수단도 마땅치 않다. 제조사가 정부 방침을 따라 출고가격을 내리더라도 도매업자와 요식업주의 마진만 늘려주는 상황이 될 가능성이 크다.이번 소주 출고가 인하는 국세청이 정한 기준판매비율 만큼을 빼고 나머지에 세금을 매기는 방식으로 사실상 세금을 깎아주는 것이다. 여기서 빠진 국세 수입(세수)은 어디선가 늘어나야 나라 곳간을 채울 수 있다. 세금을 깎아가면서 물가 안정을 좇은 셈이다. 물가 안정 드라이브를 걸기 전에 유통 과정 전반을 세심히 살펴야 한다.
[기자수첩] 카드 수수료율은 답정너?
"사실 답정너(답은 정해져 있고 너는 대답만 해)죠. 총선도 있잖아요." 카드 수수료율 재산정 전망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한 대형 카드사 관계자는 이같이 말했다. 그는 기대감이 없다는 말도 더했다. 결말이 뻔한 영화를 보는 이의 표정이 이럴까. 그의 말대로 이번에도 카드수수료율이 내려가면 꼬박 15번째다.카드사에게 올해는 결전의 해다. 카드사는 여신전문금융법에 따라 3년마다 '적격비용'을 산정해 이를 바탕으로 가맹점 수수료를 결정한다. 직전 산정 해인 2021년 말 발표된 기준은 2022년부터 올해까지 적용되며 올해 말 발표되는 수수료율은 2025년부터 앞으로 3년간 유지된다.현재 연 매출 3억원 이하 영세 가맹점 수수료율은 0.2~0.5%, 연 매출 3억~30억원 구간은 1.1~1.5%(신용카드), 0.85~1.25%(체크카드) 등이다. 이는 2007년 이후 총 14차례에 걸쳐 하향 조정된 수치다. 직전 산정 일정이 3월 원가분석 회계법인 선정, 4월 컨설팅사와 방안 논의, 이후 11월 최종 개편안이 발표된 것을 고려하면 이르면 이달부터 수수료율 산정을 위한 사전 작업이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아직 백지상태지만 카드사들은 과거와 같은 흐름을 전망 중이다. 금융사들을 대상으로 당국의 상생지원 압박이 이어지고 있는 데다 고물가, 고금리로 여전히 소상공인, 서민의 어려움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오는 4월 총선이 열리는 만큼 정치권에서 소상공인 지원을 내걸고 수수료율 인하를 압박할 수도 있다.카드사들은 더 이상 여력이 없다는 설명이다. 지난해 3분기 전업 카드사의 합산 순이익은 7369억원으로 전년 동기(8626억원) 대비 15% 감소했다. 수수료율 인하에 조달금리 상승 등으로 나갈 돈이 늘었다는 설명이다.카드사들의 입장이 이해가 안 가는 건 아니지만 가맹점 수수료 수익이 늘어난 점은 "수수료율 인하로 적자를 면치 못한다"는 카드사들의 주장이 어딘가 겸연쩍게 느껴지는 부분이다.실제 금융감독원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9월말 기준 국내 7개 전업 카드사가 가맹점 수수료로 벌어들인 수익은 누계 기준 3조8669억원으로 1년 전(3조6048억원)과 비교해 7.3% 증가했다. 카드사들은 수익성 악화를 이유로 카드 혜택까지 축소하고 있어 소비자 피해로 이어지고 있다.당초 금융당국은 지난해말 '카드 수수료 적격비용 제도개선 TF(태스크포스)'를 통해 수수료율 산정 시기를 3년에서 5년으로 늘리는 등의 개선 방안을 발표할 예정이었지만 결국 해를 넘겼다.카드 수수료율 재산정은 표면적으론 금융당국과 카드사의 협상으로 보이지만 그 안엔 소상공인, 금융 소비자도 있다. 카드사들은 '답정너 프레임'에 빠지기 보다 수익 포트폴리오 다각화 등 자구책 마련에도 힘을 써야 할 때다. 합리적인 논의 과정으로 현실적인 수수료율 기준점을 기대해 본다.
[기자수첩] 사라지는 제약사 복제약 영업맨
수년 전 동네 의원에서 A제약사 영업사원을 만났다. 무척 더운 날씨에도 격식을 갖춘 정장 차림이었던 그는 의사와의 미팅을 마치고 돌아가는 길이었다. 제약 영업에 대한 궁금증에 지갑에서 명함 한 장을 꺼낸 뒤 인사를 나눴다. 무슨 약을 담당하는지 물었더니 간결한 답이 돌아왔다. 모두 제네릭(복제약) 제품이었다. 당시 제네릭에 대한 편견이 있었던 터라 막연히 "힘들지 않냐"고 물었는데 "할만하다"고 했다. 의외의 답변이었다. 그는 10년차 매니저였다.그의 제네릭 영업 비결은 간단했다. 의사와의 '라뽀'(감성영업)에다 프로모션을 더한 조화였다. 영업을 위해선 제품의 장점과 특색만으로 성공을 거둘 수 있다고 생각했지만 이는 현실과는 동떨어진 것이었다. 제네릭 자체가 복제약이어서 사실 중소 제약사와 대형 제약사의 제품의 특색을 비교할 수 없는 점을 간과했다. 제네릭 영업은 '사람'에 의해서 좌우된다는 얘기다.시간이 흘러 '제약사의 꽃'이라 불리던 영업은 제힘을 발휘하지 못하는 분위기다. 실무자들 사이에선 과거 '젠틀'했던 감성영업은 끝이 났다는 볼멘소리도 나온다. 제약사 자체 영업이 아닌 ▲도매상 영업 ▲CSO(영업대행업체) ▲도도매(도매사 간 유통거래) ▲컨설턴트 등 변종영업이 등장하면서다.변종영업이 등장한 대표적인 원인은 수익성이다. 지난해에만 8000개에 가까운 제네릭의 약가가 인하됐다. 보건복지부는 2023년 9월 '기등재 의약품 상한금액 재평가'에 따라 지정한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 7419개 의약품은 15%, 256개 의약품은 27.75%의 약가인하를 단행했다. 이른바 제네릭 규제다. 제약바이오 기업이 거둬들이는 수익의 상당 부분은 복제약 판매에서 나오기 때문에 약가인하는 실적 하락과 직결된다. 게다가 올해에는 '기등재 의약품 상한금액 2차 재평가'와 '실거래가 약가인하' 등 추가적인 약가인하 정책이 대거 예정돼 있다.정부의 지속적인 제네릭 약가인하 추세에 제약사는 영업사원을 '비용'으로 인식한다. 마진 구조가 좋지 않은 중소 제약사 사이에선 고비용의 영업부 인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받고 회사 제품은 CSO로 이전하는 사례가 빈번하게 나타나고 있다. 이런 상황이 이어진다면 앞으로 정장을 입은 제약사 영업사원을 찾아보기 힘들 수도 있다. 제네릭 영업만 영위해 오던 제약사는 결국 도태되고 영업사원을 내보내는 곳은 더 많아질 것이다. 영업사원 입장에선 억울함도 있겠으나 수익을 좇아야 하는 기업의 선택지는 좁혀질 수밖에 없다.
[기자수첩] 불붙은 정치테마주, 대주주 배불리기는 그만
'여의도 증권가에서 한동훈 테마주 분석 급등 예상 종목 추천', '이낙연 대장주 무료공개'요즘 부쩍 늘어난 정치테마주 관련 스팸 문자를 볼 때면 선거가 다가왔음을 실감한다. 내년 4월 예정된 제22대 국회의원선거가 가까워질수록 스팸 문자는 늘고 내용은 더 자극적으로 변한다.정치의 계절이 돌아오면서 주식시장에도 정치테마주 광풍이 불고 있다. 최근에는 한동훈·이낙연 테마주로 엮인 종목들의 주가가 출렁거렸다. 정치테마주로 엮인 종목의 주가 롤러코스터는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정치테마주가 국내증시에 등장한 것은 지난 2007년 17대 대선을 앞두고 이명박 전 대통령과 관련된 테마주가 급등한 것을 효시로 본다. 15년이 넘게 흐른 지금도 정치테마주 투자 행태는 그때와 다르지 않다. 학연·지연이나 말 한마디 등 별다른 재료도 없이 기대감만으로 연일 상한가를 찍기도 한다. 최근 대상홀딩스의 보통주와 우선주는 모두 배우 이정재가 총선 출마설로 연일 화제를 모으는 한동훈 법무부 장관과 저녁 식사를 한 사진이 공개되면서 연일 상한가를 쳤다. 한 장관과 현대고 동문인 이정재가 임세령 대상홀딩스 부회장과 오랜 연인 사이라는 점이 부각되면서 '한동훈 테마주'로 묶인 것이다. 대상홀딩스 보통주와 우선주 주가는 각각 지난 19일 종가기준 1만4000원, 5만8400원까지 올랐는데 이는 11월 초와 비교하면 111%, 723% 급등한 수준이다. 남선알미우는 신당 창당 의지를 거듭 밝히고 있는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관련 테마주다. SM그룹 계열사인 남선알미늄은 계열사인 삼환기업의 이계연 고문이 이 전 대표의 친동생이라는 이유로 관련주로 꼽히며 주가가 상승했다.정치테마주 관련종목의 주요주주들은 주가가 오를 때마다 주식을 팔아 차익을 실현하는 사례가 빈번하다. 이에 뒤늦게 뛰어든 개인투자자들만 손실을 보는 일이 다반사다. 정치테마주는 정치인과의 인연만 부각되기 때문에 회사의 실적이나 펀더멘털(기초체력)과는 무관하다. 높은 관심 속에서 특별한 모멘텀 없이 급등세를 연출하던 정치테마주들은 대주주의 주식 매도, 즉 차익실현 매물이 나온 뒤 주가가 하락하는 일이 잦다. 주요주주의 지분 처분은 회사 성장에 대한 의구심으로 해석돼 주가 급락을 초래하면서 그만큼 뒤늦게 테마주 열풍에 편승한 개인투자자들만 피해를 보는 것이다.대상홀딩스우는 지난 8일 임창욱 대상홀딩스 명예회장이 갖고 있던 우선주 2만8688주를 전량 매도했다. 처분 단가는 4만6515원으로 약 13억3442만원어치를 현금화했다. 이후 대상홀딩스우는 임 명예회장이 주식을 매도한 날을 기점으로 5거래일 연속 하락세를 나타냈다.앞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주식시장에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 돌아온 정치테마주 장세에서도 펀더멘털의 가치를 아는 투자 태도를 통해 현명한 주식문화를 조성하길 기대해본다.
[기자수첩]포스코 수장 교체가 최선일까…공과 따져봐야
정권이 바뀌면 해당 분야 전문가가 아닌 인사가 주요 기관 수장에 선임되면서 논란이 인다. 포스코 회장도 같은 맥락으로 주목받는다. 포스코는 사기업이지만 태생 때문인지 아직도 공기업으로 알고 있는 이들이 많다. 내년 경제 전망은 밝지 않다. 전쟁은 계속 이어질 것 같고, 인플레이션 후유증도 쉽게 사그라지지 않을 것 같다. 전시에는 수장을 바꾸지 않는다고 하는데, 국내외 경제가 어려운 상황에서 그동안 잘해 온 기업 수장을 바꿔야 하는지 의문이다. 보는 시각에 따라서 공과는 다르게 보일 수 있기는 하다.최정우 회장은 회사를 철강 중심에서 2차전지소재 등 친환경 미래 소재 사업으로 전환하는 성과를 이뤘다. 2차전지 공급망 가운데서도 원료 분야의 부가가치를 높게 평가하고 선제적으로 투자에 나선 전략이 주효했다. 포스코그룹은 2030년까지 ▲니켈 24만톤 ▲리사이클 7만톤 ▲양극재 100만톤 ▲음극재 37만톤 ▲차세대 소재 9400톤 생산능력을 확보하는 등 '2차전지소재 풀 밸류체인'을 구축하겠다는 구상이다.철강 사업 경쟁력도 강화하고 있다. 포스코는 전기차 및 고급가전용 모터의 에너지 손실을 줄여주는 고효율 무방향성 전기강판(Hyper NO)을 개발했다. 앞으로 공장을 증설해 광양 30만톤, 포항 10만톤 등 총 연산 40만톤의 Hyper NO 생산 체제를 완성할 계획이다. 이는 전기차 약 500만대에 들어가는 구동모터코아를 만들 수 있는 규모다.회사 가치도 상승했다. 지난 5년간 포스코홀딩스, 포스코인터내셔널, 포스코퓨처엠, 포스코DX, 포스코스틸리온, 포스코엠텍 등 6개 상장사 시가총액은 최 회장이 선임된 2018년 7월27일 35조2000억원에서 지난 20일 기준 89조9715억원으로 2배 이상 증가했다.과오도 있다. 최 회장은 지난해 9월 태풍 '힌남노' 상륙으로 포항제철소가 침수 직전 주말 골프를 친 사실이 알려져 국정감사에서 질타를 받았다. 노조와의 관계 악화로 사상 최초로 포스코에 파업 위기가 불거지기도 했다.두 상황을 비교해 보면 과보다 공이 더 많다. 기업 수장을 바꾸면 많은 일이 부수적으로 이뤄진다. 후임자는 전임자가 잘 한 것보다 잘못한 것을 찾아내고 그것을 빌미로 조직 개편 및 인사에 나선다.이 과정에서 일을 잠시 접어두고 이곳저곳에 줄을 대려는 사람도 있고 '정중동'으로 상황을 지켜보는 이들도 생긴다. 필연적이다. 눈치를 보는 이들이 많아지면 회사는 제대로 굴러가지 않는다. 실적도 고꾸라진다. 작은 개인 기업이면 책임은 오로지 오너가 진다. 포스코는 작은 개인 회사가 아니다. 국가 기간 산업을 책임지는 대기업이다. 포스코발 혼란은 국민이 책임져야 할 수도 있다. '화무십일홍'. 한번 성한 것이라도 쇠하는 시기가 오지만 포스코에 핀 꽃은 시들지 않았다. 그동안 진행했던 미래 먹거리 준비도 가시화하고 있다. 우리가 포스코에 주문해야 할 것은 '주마가편'이다. 이왕 달리기 시작했으니 국가 경제를 위해서 잘 뛸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최선이다.
[기자수첩] 하림의 뒷모습은 이상하다
하림이 HMM 인수 9부 능선을 넘어서 축배를 들어올리기 일보 직전이다. 먼저 하림의 승승장구가 눈길을 끈다. 하림이 HMM까지 품에 안는다면 물류종합비즈니스 구조를 완결시키는 효과를 가져올 것이다. 하림 역시 HMM 인수 후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고 경쟁입찰 대상자를 따돌리는 과감한 승부수를 던진 것으로 풀이된다.현재까지는 하림의 계산대로 흘러가는 모습이다. 하지만 체크 포인트. 이번 인수전에서 다시 한번 하림의 금융 테크닉이 돋보였다.당초 KDB산업은행(산은)과 한국해양진흥공사(해진공)는 ▲HMM 인수 뒤 보유 지분 5년 보유 ▲연간 배당금 최대 5000억원(3년간)으로 제한 ▲매각 측의 사외이사 지명권 등을 인수 조건으로 내걸었다. 10조원 넘는 HMM의 현금성 자산을 빼먹거나 단기적으로 주가를 올리고 지분을 판 뒤 빠지는 '먹튀'(먹고 도망가기)를 예방하기 위해서다. 인수 측인 하림과 JKL파트너스 컨소시엄은 본입찰 때 역(逆)제안을 걸었다. 매각 측에 "해진공이 보유한 1조6800억원 규모의 영구채를 3년간 주식으로 전환하지 말아달라"고 요구했다. 영구채를 주식으로 전환할 경우 인수 측의 지분율은 57.9%에서 38.9%로 떨어진다. 반대로 전환하지 않으면 인수 측의 지분율이 높게 유지되면서 3년간 최대 2850억원의 배당금을 챙길 수 있다. 매각 측은 "영구채 전환은 절대 받아들일 수 없는 조건이고 하림이 계속 요구하면 거래는 종료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하림이 2850억원의 배당금을 챙기기 위해 꼼수 제안을 한 것으로 풀이되는 지점이다. 하림은 최근 본입찰에서도 '주주 간 계약의 유효 기간을 5년으로 제한해 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매각 측이 하림 요구를 들어주면 주주 간 계약의 모든 조항은 5년 뒤 자동 해제된다. 매각 측이 이를 받아주면 주주 간 계약에 담길 ▲HMM의 현금배당 제한 ▲일정 기간 지분 매각 금지 ▲정부 측 사외이사 지명 권한 등 다른 조항도 5년 이후엔 모두 무력화된다.일각에서는 HMM 인수 이후 지속가능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친환경 선박과 벌크선 등에 투자를 지속해야 한다고 본다. 다만 다양한 사업을 영위하는 하림그룹이기에 HMM이 보유한 현금이 HMM에 대한 투자는커녕 다른 사업으로 옮겨갈 수 있다는 의심도 있다. 거듭된 인수합병으로 재계 순위를 끌어올린 하림은 10여년 동안 자본시장에서 꼼수와 편법 승계 의혹으로 논란을 일으켰다. 김홍국 하림그룹 회장은 2012년 제일홀딩스를 중간지주사로 만드는 과정에서 장남 준영씨에게 비상장 계열사인 한국썸벧판매(올품) 지분 100%를 증여했다. 당시 하림은 유상감자로 주식을 소각하고 그 대금으로 받은 100억원으로 증여세를 마련했다. 본인 회사 주식을 팔아 마련한 것으로 사실상 회사가 증여세를 대신 내준 셈이다. 유상감자는 회사가 주식을 소각해 자본을 인위적으로 줄여 주주에게 돈을 지급하는 것을 가리킨다. 통상 사업을 축소하거나 기업을 합병할 때 단행하며 국내 상장사들은 잘 쓰지 않는 방법이다. 재계에선 편법 승계 의혹이 불거졌고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는 조사를 통해 하림 계열사가 올품을 부당하게 지원하고 이익을 제공했다고 결론 내렸다. 공정위가 2021년 하림 계열사들이 올품에 일감을 몰아주는 등 부당한 이익을 제공했다며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48억8800만원을 부과했으나 하림이 이에 불복해 2심 재판을 진행 중이다. 준영씨는 2018년 하림지주 경영지원실 과장으로 입사해 경영 수업을 시작했다. 준영씨는 2021년 사모펀드 운영사 JKL파트너스로 자리를 옮겨 HMM 인수에 참여하고 있다. 하림은 HMM 본입찰 과정에서 매각 측의 지분 5년 보유 조건에 대해 "인수 파트너인 JKL파트너스를 예외로 해달라"는 제안을 했다. 자칫 이 흐름만 본다면 하림은 '꼼수 대마왕'처럼 치부될 억울함도 있을 것이다. 하림이 이러한 억울함을 딛고 축배를 들어올릴 수 있을지 이목이 쏠린다.
[기자수첩] 역차별 논란 휩싸인 자영업자 이자 캐시백
"이자 150만원을 환급해주면 하루하루가 급한 소상공인·자영업자들의 숨통을 잠시 틔워주는 효과가 있겠지만 이들의 어려움을 풀어주는 근본적인 해결책이 되긴 어렵죠. 그동안 어려움 속에서도 빚을 갚아온 자영업자들은 아무런 혜택을 받지 못해 상대적 박탈감만 느낄 수 있어요."은행권이 연 5%를 넘는 금리로 개인사업자대출을 받은 소상공인·자영업자를 대상으로 연간 최대 150만원의 이자 캐시백을 주는 상생금융안을 검토하자 한 금융권 관계자는 이같이 지적했다.은행권에서 자영업자에게 나간 대출 중 80% 가량은 연 5%가 넘는 금리를 적용받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이 "은행 종노릇을 하는 것 같다"는 자영업자의 발언을 언급하며 은행들의 이자장사 행태를 지적하자 금융당국은 이들이 체감할 수 있도록 이자 부담을 낮추라는 상생금융안을 요구했다.이에 개인사업자대출이 없는 KDB산업은행과 한국수출입은행을 제외한 국내 18개 은행들은 총 2조원 규모의 이자 캐시백을 지원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이는 은행연합회 회원 은행들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인 18조9369억원의 약 10%에 해당한다.1인당 이자 캐시백 규모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지만 '대출 1억원까지 최대 연 150만원'이 첫 번째 안으로 유력하게 논의되고 있다. 이를 두고 한계에 내몰린 자영업자를 살리기 역부족이란 지적이 제기된다.한국은행에 따르면 전국 자영업 다중채무자 177만8000여명의 1인당 평균 대출액은 4억1800만원이다. 올 9월 말 기준 개인사업자 대출금리가 평균 5.21%까지 치솟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들의 한달 이자만 181만원 규모에 달한다. 고물가·고금리로 벼랑 끝에 내몰린 자영업자에겐 연 150만원의 이자 캐시백이 '언발에 오줌누기'란 비판이 제기되는 이유다.형평성과 도덕적 해이 문제도 거론된다. 어려운 상황에서 대출 원리금을 성실하게 갚아온 자영업자들을 역차별한다는 불만의 목소리가 나온다. 고금리가 장기화된 상황에서 제때 꼬박꼬박 이자를 내고 신용을 잘 관리해온 대출자들은 이자경감 혜택에서 배제된다는 형평성 문제가 제기된다. '빚은 버티면 알아서 해결된다'는 도덕적 해이를 부추길 수도 있다는 우려다.고금리 이자고통만 놓고 보면 2금융권을 이용하는 중·저신용자들에 대한 지원이 더 절실한 상황이다. 하지만 이자 캐시백 대상은 은행권 대출을 이용하는 자영업자로 한정돼 2금융권 대출자는 정작 혜택을 받지 못하는 문제도 생긴다.물론 은행이 고금리 기조 속 벌어들인 돈으로 취약차주를 지원하는 건 바람직하다. 다만 금융당국과 은행권은 자영업자의 어려움을 덜어준다는 취지를 살리면서도 형평성과 도덕적 해이 논란을 잠재울 수 있는 정교하고 촘촘한 맞춤형 금융지원 방안을 마련해야 할 때다.
[기자수첩] 잊을만하면 터지는 프랜차이즈 먹거리 위생
청소년 사이에서 마라탕을 먹고 후식으로 탕후루를 집어 드는 것이 유행처럼 번졌다. 의료계는 이 같은 식습관이 과도한 나트륨과 당분 섭취로 청소년의 건강을 위협한다고 경고한다. 서울시가 자극적인 음식이 어린이·청소년들의 건강을 해칠 것을 우려해 주요 학원가에 있는 탕후루, 마라탕 가게 실태조사와 위생 점검에 나섰을 정도다.마라탕 1인분(250g)의 나트륨 함량은 2000~3000mg 정도다. 세계보건기구(WHO)에서 발표한 일일 나트륨 섭취량인 2000mg을 넘는 수치다. 탕후루 1개에는 보통 설탕 10∼25g이 들어간다. 탕후루 2∼3개를 먹으면 세계보건기구(WHO)의 하루 당류 권장 섭취량인 50g(1일 2000kcal 기준)을 넘는다. 그런데도 자극적인 입맛에 사로잡힌 청소년들은 여전히 마라탕과 탕후루를 찾는다.마라탕과 탕후루를 판매하는 프랜차이즈 업체들의 위생 문제도 도마 위에 올랐다. 마라탕을 취급하는 가맹사업본부와 가맹점의 불법행위가 무더기로 적발된 게 대표적이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서영석(더불어민주당·경기 부천시정)의원이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에서 받은 '외식 프랜차이즈 식품위생법 위반 현황'에 따르면 2018년부터 올해 6월까지 상위 8개 브랜드 마라탕 프랜차이즈 매장 600곳의 식품위생법 위반 건수는 119건에 달했다. 매장 수 대비 약 20%로 5곳 가운데 1곳꼴로 문제를 일으킨 셈이다. 가장 많은 위반 유형은 식품 이물질 혼합 등에 해당하는 '기준·규격 위반'(54건)이었다. 이어 위생교육 미이수 12건, 건강진단 미실시 12건 등으로 확인됐다.중국 대표 간식 탕후루는 또 어떤가. 식약처는 지난달 탕후루 판매점을 비롯한 식품취급업소를 점검해 식품위생법 등을 위반한 12개 업소를 적발했다. 적발된 12곳 중 3곳은 달콤왕가탕후루의 제조공장과 가맹점이었다.왕가탕후루 본사 달콤나라앨리스에서는 탕후루 제조에 사용되는 달콤시그니처분말을 생산하면서 제조 일자를 미표시하고 자가 품질 검사를 하지 않아 문제가 됐다. 왕가탕후루 가맹점 일부는 직원 건강검진 미실시, 표시기준 위반(제조 일자 미표시) 제품 사용 등으로 소비자 불신을 샀다. 달콤나라앨리스 가맹본부는 시정 조치와 사태 진화에 나섰지만 소비자 불신은 여전하다.마라탕, 탕후루 등 프랜차이즈 매장 수도 늘어나는 만큼 소비자 불안은 커질 수밖에 없다. 일부 가맹점의 비위생적인 영업 행위가 프랜차이즈 업계에 대한 소비자 불신을 야기한다. 특정 점포의 위생 문제가 전체 가맹점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얘기다.식품 당국이나 지자체 등의 위생 점검과 함께 프랜차이즈 본사에서 위생교육을 의무화하는 방안도 대두되고 있다. 현재 소비자가 프랜차이즈 브랜드를 믿고 선택하는 상황에서 본사는 신메뉴 개발, 식재료 공급 등 기초적 관리 수준에 그친다. 프랜차이즈 본사의 식품위생 관리 감독 역할을 강화해야 한다는 요구가 높아지는 이유다.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강병원 의원(더불어민주당·서울 은평구을)은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식품위생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발의했지만 1년 넘게 상임위원회에 계류된 상태다. 프랜차이즈 본사가 식품위생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지자체 등이 이를 점검을 하는 방식으로 철저하게 관리·감독해 반복되는 식품 위생 문제를 뿌리 뽑아야 한다.
[기자수첩] 2년 전 복붙 '요소수 대란', 中 의존도 줄여라
다시 발생한 '요소수 대란'이 낯설지 않다. 2년 전 이맘때도 똑같은 상황을 겪었기 때문이다. 정부가 바뀌었지만 변한 게 없이 '복붙'(복사+붙여넣기)이다. 2년 전 요소수 대란이 터졌을 당시 원료인 요소 공급망 다변화 등이 필요하다는 제언이 쏟아졌지만 여전히 최대 수입처 중국에 발목이 잡혔고 정부는 여전히 허둥지둥이다.자동차에 대해 잘 모르거나 경유(디젤)차를 운전하지 않는 이상 일반 시민들은 요소수를 접할 일이 없다. 요소수는 경유차에서 배출되는 대기오염 물질인 질소산화물을 제거하는 중요한 촉매제다. 요소수는 화물차·버스 등에 의무 장착하는 질소산화물 저감장치(SCR)에 들어간다.요소수를 제때 채우지 않으면 SCR 장치를 장착한 경유차는 운행할 수 없다. 만약 SCR 장치를 단 경유차에 요소수가 부족하면 출력이 떨어지고 시동도 걸리지 않는다.요소는 요소수를 만드는 원료로 중국 수입 의존도가 95%에 이른다. 최근 중국이 2년 전과 마찬가지로 요소 수출에 제동을 걸자 전국 곳곳에서 요소수 대란이 재발했다. 2년 전 97%에 달하던 중국산 요소 수입 의존도가 현재는 95% 수준으로 줄긴했다.요소수 대란의 원인이 중국의 요소 수출 통제에 있다고 볼 수 있지만 엄밀히 따지면 정부의 미흡한 대처가 가장 크다. 2년 전 중국에 요소 수출 통제라는 카운터펀치를 맞고 휘청거렸지만 제대로 된 대비를 하지 않았다.정부는 요소수 품절 우려가 제기되자 생산과 유통 현장을 점검하고 충분한 물량을 확보한 만큼 불안해할 필요가 없다고 당부했다.환경부에 따르면 중국 외 나라에서 추가 요소 수입 계약을 체결해 총 4.3개월(4개월+9~10일)분의 재고를 확보했다. 환경부는 전국 3416개 주유소 중 96.5%인 3297개소에서 요소수 재고를 보유하고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중국의 요소 수출 금지와 같은 원재료 수급 불안에 대응하기 위해 범정부 컨트롤타워도 구성키로 했다. 정부는 요소와 같이 특정 국가에 의존도가 높은 경제안보품목은 공급망 위험을 파악하고 선제 대응할 방침이다. 부처별 운영 중인 조기경보시스템(EWS)의 실효성 있는 운영을 위해 외교부, 관세청, 조달청 등 관계부처와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 한국광해광업공단 등 각 유관기관과의 협업도 확대할 계획이다.뒤늦게 정부가 수습에 나섰지만 우려가 가시진 않는다. 중국 외 나라에서 추가 요소 수입 계약을 체결해 총 4.3개월(4개월+9~10일)분의 재고를 확보했다지만 경유차가 4.3개월 뒤 모두 사라지는 건 아니다.전국 경유차 구동을 위해 꼭 필요한 요소수가 4.3개월분의 재고밖에 없다는 건 반성할 일이다. 4.3개월분의 재고가 확보됐으니 안심하라는 것 역시 어불성설이다. 애초에 다양한 공급망을 미리 확보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였어야 맞다. 요소수 대란은 이번이 마지막이어야 한다.
[기자수첩] 에너지요금, '정치요금' 벗어나야
"정치권 눈치나 총선 등 정치적 상황은 고려하지 않았다."강경성 산업통상자원부 2차관은 지난 11월 8일 올해 4분기 전기요금 인상을 발표하면서 이같이 말했다. 주택용과 소상공인·중소기업용 전기요금은 동결하고 대기업용 요금만 킬로와트시(㎾h)당 평균 10.6원 인상한 배경에 정치적인 셈법은 없었다는 것이다.하지만 업계는 이 같은 강 차관의 발언을 믿지 않는 분위기다. 현장에서 만난 복수의 기업 관계자들은 "내년 4월 총선을 앞둔 상황에서 민심 악화를 우려한 정부가 요금 인상에 대한 부담을 대기업에만 떠넘긴 것"이라고 토로했다. 경기 침체 속에서 생존을 고민해야 할 기업들은 요금인상에 대한 부담 증가로 글로벌 경쟁에서 더욱 불리한 상황에 몰리게 됐다. 전기요금 외에 가스요금도 동결했다. 이 역시 총선을 염두에 둔 조치라는 게 업계 중론이다.그동안 에너지요금은 정부의 의견에 따라 결정돼왔다. 전 정부에서 국제유가와 액화천연가스(LNG) 가격 급등에 따라 요금 인상 요인이 발생했지만 물가안정과 민생부담 완화 등을 이유로 인상을 주저하며 요금 현실화가 미뤄졌다. 이를 근거로 윤석열 정부는 전 정부가 사실상 요금 인상 부담을 현 정부에 떠넘긴 것은 물론 한국전력공사와 한국가스공사 등 에너지 공기업의 경영악화를 초래했다고 비판한다.윤석열 정부도 똑같은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현 정부 역시 전 정부와 마찬가지로 경기침체와 민생부담 등을 이유로 인상에 주저하고 있어서다. 앞서 산업부와 한전은 올해 기준연료비를 포함 전기요금 인상 요인을 ㎾h 당 51.6원으로 산정했고 가스공사는 가스요금 인상분을 MJ당 8.4원(분기당 2.1원) 올리거나 10.4원(분기당 2.6원) 인상해야 한다고 보고했다. 실제 인상은 절반 수준에 그쳤다. 업계에선 총선 이후에나 전반적인 요금 인상이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요금 인상을 주저하는 사이 에너지 공기업의 부실은 심화하고 있다. 한전은 2021년 2분기부터 시작된 영업손실로 인해 현재까지 누적된 적자가 47조원에 달한다. 총부채 규모도 204조원을 넘어선다. 가스공사의 경우 3분기 도시가스 민수용 미수금이 상반기 말보다 2767억원 증가한 12조5202억원 수준이다.에너지요금 인상이 정치셈법을 벗어나려면 독립기구에 맡기는 방안을 고려해야 한다. 최저임금을 결정하는 최저임금위원회처럼 노·사·정은 물론 시민사회가 다양하게 참여하는 독립기구를 설치해 상황에 맞게 인상과 인하를 결정해야 한다. 실제 미국은 주별로 공익사업위원회(PUC), 영국은 가스·전력시장위원회(GEMA), 일본은 전기·가스시장감독위원회(EGC) 등을 통해 독립적으로 전기·가스요금을 결정하고 있다. 한국도 이를 벤치마킹해 에너지요금의 탈정치화를 이루길 바란다.ㅍ
[기고] '인구 절벽' 시대 청년의 자살
통계청에 따르면 2022년 기준 합계출산율은 가임 여성 1명당 0.778명에 불과하다. 그만큼 현재 대한민국의 저출산은 국가의 존폐를 위협하는 심각한 문제이다. 그러나 그것보다 더 급선무는 바로 '청년 자살'이라고 생각한다. 2022년 조사된 10~30대의 사망 원인 1위가 바로 '자살'이다. 다른 것보다 우선 현존하는 국민의 고질적인 고충을 정확히 파악하고 해결해야만 비로소 '아이 낳고 살기 좋은 세상'을 만들 수 있다.2019년 말 갑작스레 나타난 코로나19 바이러스(SARS-CoV-2)는 전 세계를 뒤흔들었다. 대한민국에서 집계된 사망자 수만 3년간 3만 2,156명이다. 하지만 같은 기간에 자살한 사람들의 수는 이보다 더 많은 3만 9,435명이다. 즉, 코로나19로 인한 사망자보다도 자살자가 더 많다는 뜻이다. 네덜란드 선원 하멜이 쓴 '하멜표류기'를 보면 병자호란 당시 산에서 목을 매달아 죽은 사람의 수가 전쟁에 나가 목숨을 잃은 수보다 많았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자살에 대해 좋지 않은 인식이 팽배했던 시대상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그들을 동정했더란다. 오늘날 우리는 OECD 국가 중 압도적 자살률 1위의 자리를 지키고 있다. 단군 이래 어떤 때보다 태평성대라는 요즘에도 어떤 이들은 홀로 남모를 전쟁을 치르고 있다. 2022년 창원시 청년 통계에 따르면 15세부터 34세 청년 중 5.7%가 '자살 충동을 느껴본 적이 있다.'고 응답했다. 원인으로는 '경제적 어려움(27.6%)'이 가장 높게 나타났으며 그 다음으로 직장문제(실직 포함)(18.7%), 학교 성적 또는 진학 문제(17.0%)가 뒤를 이었다. 이러한 결과는 결국 청년들이 다른 것보다도 직장을 구하고 안정적으로 생계를 꾸리는 데서부터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것이다.청년들이 겪는 고충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일자리 창출과 더불어 무엇보다 탄탄한 정책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현재 창원시에서는 청년 지원 사업의 일환으로 청년내일저축계좌, 청년 자격증 시험 응시료 지원, 지역 공동체 일자리 사업 등을 시행하고 있다. 심리 지원이 필요한 대상자의 경우에는 경남광역정신건강복지센터 소속 청년마음단디센터에서 마음 건강 상담, 마음 건강 검사, 그룹인지행동치료, 치료비 지원을 받을 수 있다. 인구보건복지협회 경남지회에서도 경남청년센터와 협약을 맺고 청년들의 건강증진을 위한 보건의료 서비스 제공에 힘쓰고 있다. 앞으로는 더 많은 청년 정책이 필요하다. 또 청년들의 정신건강을 면밀히 들여다보려는 집단적인 노력이 촉구된다. 정부는 지난달 대통령 직속 정신건강혁신위원회를 설립한 뒤 생애주기별 정신건강을 관리하겠다고 발표했다. 자살을 심각한 인구 문제이자 재난으로 간주하고 이제는 국가 차원에서 전쟁을 선포하겠다는 것이다. 살기 좋은 세상은 다름 아닌 청년이 꿈을 펼칠 수 있는 세상, 아이 낳고 기르기 좋은 세상일 것이다. 이 둘은 무관하지 않고 서로 연결되어 있다. 갈등이 만연한 세상 속에 청년이 바로 서서 미래를 이끌 수 있도록 더욱 이들에 관심을 가지고 지지하는 사회가 되었으면 한다. 인구보건복지협회 탑어스 경남지회 단장 박재현
[기자수첩] 저우궈단 동양생명 대표, 진정성 어린 사과해야
"동양생명을 제대로 경영하겠다는 의지는 안 보였습니다. 회삿돈 배임사태와 관련해 책임을 묻는 말에 저우궈단 대표는 그저 '임기를 채우고 그만둘 것이며 그 전에라도 대표이사 임명권을 가진 이사회로부터 사퇴 승인을 받아오면 오히려 고맙겠다'고 말할 뿐이었습니다." 최근 기자와 만난 동양생명 노동조합의 한 고위 관계자는 CEO(최고경영자)인 저우궈단 대표의 회삿돈 배임 의혹과 관련해 사과나 입장표명이 있었냐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지난달 중순 저우궈단 대표와 만났다는 그는 "대표가 꺼낸 거취에 대한 이야기는 마지못해 한 수준이었고 그마저도 수일이 늦었다"며 "자진사퇴하는 일은 절대 없을 것이라고 수차례 말하는 등 내로남불이었다"고 토로했다. 배임 의혹이 알려진지 1개월 이상 지났지만 저우궈단 대표는 여전히 동양생명 임직원들에게 어떤 입장도 내놓지 않고 있다. 최근 동양생명이 저우궈단 대표의 회삿돈 배임 혐의 때문에 홍역을 치루고 있다. 동양생명은 올해 9월 금융감독원이 실시한 사업비 운영실태 수시검사에서 저우궈단 대표가 장충테니스장 운영권을 확보하기 위해 회삿돈 27억원 사용했다는 혐의가 적발되면서 내부적으로 혼란에 휩싸였다. 동양생명은 장충테니스장에 직접 입찰 참여 및 운영이 불가능하다. 테니스장 운영자 선정 입찰공고 상 최근 5년 이내 테니스장 운영 실적 있는 자만 입찰에 참여 가능하며 낙찰자는 '제3자에게 운영권 일부 또는 전부의 전대(轉貸)'를 할 수 없다. 이에 따라 동양생명은 장충테니스장 운영자 선정 입찰에 필드홀딩스를 참여시켰다. 이후 운용자로 선정된 필드홀딩스와 대외적으로는 테니스를 활용한 헬스케어 서비스를 지원하는 광고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처리했다. 필드홀딩스는 스포츠시설 대관 등의 사업을 진행하는 업체다. 필드홀딩스가 지난해 10월 3년 분할납부로 낙찰 받은 장충테니스장 운영권의 낙찰가액(26억6000만원)을 전액 보전하는 광고계약이다. 필드홀딩스에 기본 광고비 명목으로 연간 9억원씩 3년간 총 27억원을 지급한다는 내용인데 1년차분 9억원을 지난해 10~12월 지급했다.금감원은 입찰공고상 낙찰자인 필드홀딩스는 제3자인 동양생명에게 운영권을 넘길 수 없는데도 동양생명이 내부적으로 장충테니스장의 시설 운영을 기획·지시하는 등 실질적인 운영권자로서의 역할을 행사해 왔다고 지적했다. 테니스뿐만이 아니다. 금감원 검사 결과 저우궈단 대표가 적절한 내부통제 없이 사택지원 금액 한도를 월 1000만원에서 1400만원으로 올린 혐의도 드러났다. 내부적으로 비용절감을 강하게 주장한 저우궈단 대표에 임직원들의 실망감이 더 큰 이유다. CEO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신뢰다. 이번 사태가 알려진 후 저우궈단 대표가 가장 먼저 취해야 할 행동은 임직원들에 대한 사과에 재발 방지에 대한 약속이었다. 하지만 저우궈단 대표는 그 어떤 것도 하지 않았다. 저우궈단 대표의 이야기대로라면 그가 한국을 떠날 날은 3개월도 채 남지 않았다.남은 기간 중 저우궈단 대표의 임직원들에 대한 진정성 있는 사과와 책임 있는 경영을 기대해 본다.
[기자수첩] '한지붕 두가족' 임종룡호, 해묵은 갈등 해소하나
우리금융지주 임종룡호가 출범 9개월째를 맞았다. 핵심 계열사 우리은행이 대규모 파생상품 손실사태로 혼란에 빠진 가운데 지난달 우리금융은 내부정보 유출 문제와 관련 임직원들에 대한 조사가 도마 위에 올랐다. 우리금융이 내부정보 유출 문제로 지주와 은행 임원들의 휴대폰 등을 조사했다는 지적이다.지난달 우리금융은 임종룡 회장이 취임한 후 손태승 전 회장의 고문 위촉 관련 내부정보가 유출됐고 시민단체가 이를 금융당국에 고발하자 조사에 착수했다. 일각에선 '한일' 출신 손 전 회장이 고문직으로 억대 연봉을 받는 사실을 '상업' 출신 임원들이 제보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우리금융은 손 전 회장과 2년간의 고문계약을 맺었고 약 4억원의 연봉을 지급키로 했다. 시민단체인 경제민주화시민연대는 지난달 16일 금융회사지배구조법 위반이라며 우리금융을 금융감독원에 고발했고 손 회장은 지난 1일 고문직에서 물러났다.지난달에는 우리은행의 1000억원 규모 주식파생상품 평가손실이 드러났다. 우리금융이 파생손실을 인지하고도 공개를 지연했다는 지적이다. 우리은행은 지난 6월 자체적으로 리스크관리 실태점검을 실시해 파생상품의 평가손실 962억원을 발견했으나 올 2분기에 손실을 처리한 바 있다. 우리금융 안팎에선 임 회장의 취임 후 임원들의 내부정보 유출 조사, 우리은행의 파생상품 손실 사태와 함께 편법, 불법행위 적발 등에 대한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는 목소리가 들린다. '한지붕 두가족' 상업은행과 한일은행 출신 간 보이지 않는 파벌문화도 무관치 않다는 지적이다. 우리은행은 통합한지 20여년이 지났지만 인사시즌 마다 해묵은 신경전이 수면 위로 드러나고 있다.우리은행의 전신인 한빛은행은 1999년 한국상업은행과 한일은행이 합병해 통합 출범했다. 한빛은행은 2001년 우리금융 산하로 편입돼 이듬해 우리은행으로 이름을 바꿨다. 두 은행 출신의 파벌다툼은 한빛은행 공채 출신들이 차·부장급에 오르면서 기세가 약해졌으나 임원급 인사에서 여전히 줄서기·줄대기 파벌문화가 만연하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금융지주와 관련한 의혹들은 사실 무근"이라며 "통합 이후 세대들이 주축인 만큼 파벌싸움이 과거처럼 표면으로 드러나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해명했다.임 회장은 취임 일성으로 새로운 기업문화 정립과 미래 성장 추진력 강화를 꼽았다. 관치금융 지적 속에 기업문화를 혁신하고 증권사 인수 등을 통해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취임 1년차 임 회장이 상업과 한일은행 출신의 갈등 속에 내부 잡음을 잠재우고 기업금융 명가 재건, 증권사 인수 등 성장동력 확보에 주력할지 관심이 쏠린다. 민·관을 두루 경험한 임 회장의 어깨가 그 어느때 보다 무겁다.


![[시대포럼] AI 대전환의 시대, AI 풀스택 대한민국의 도약](https://i.ytimg.com/vi/VcbpSJtXg6o/maxresdefault.jpg?width=1920&quality=75)
.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