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설]기초연금 개편 돌연 연기…정치적 고려로 개혁 미루나
보건복지부가 기초연금 지급 대상을 단계적으로 축소하는 내용의 연금 개편안을 27일 사전 브리핑하기로 했다가 발표 1시간 전에 취소했다. 그러면서 "개편안 일부 사항이 최종 결정되지 않아 불가피하게 취소됐으며, 향후 발표 시기는 정해지지 않았다"고 했다. 다음 달 1일로 잡혔던 대국민 발표 여부도 불투명해졌다.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 이재명 정부 국정 지지율이 하락하자, 고령층 유권자 표심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연금 개혁을 뒤로 미루려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이번에 발표될 예정이던 연금 개편안에는 '소득 하위 70% 이하'의 만 65세 이상 고령자로 돼 있는 수급 기준을 '기준 중위소득' 중심으로 바꾸면서 단계적으로 대상을 축소하는 내용이 담겼다고 한다. 기준 중위소득은 전국 모든 가구를 소득 기준으로 한 줄로 세웠을 때 한가운데 있는 가구의 소득을 뜻한다. 내년에 기초연금 지급 대상을 기준 중위소득의 90%로 하향 조정하고, 2030년까지 단계적으로 80%까지 낮추는 게 핵심이었다. 소득과 자산을 반영한 올해 1인 가구 기초연금 대상은 기준 중위소득 기준으로 봤을 때 96% 수준이다. 수급 대상 축소로 발생하는 재원은 저소득층 노인에게 더 투텁게 지급해 하후상박(下厚上薄) 구조를 만든다는 게 복지부 계획이었다. 올해 35만 원인 지급액을 내년엔 중위소득 하위 20%는 38만 원, 하위 20∼40%는 35만9000원으로 높이고, 중위소득이 40%를 넘을 경우 35만 원으로 동결하는 방식이다. 또 지금은 부부가 함께 기초연금을 받을 경우 각각 20%를 감액하지만, 내년부터는 중위소득 40% 이하 부부의 감액률을 10%로 낮추는 방안도 포함돼 있었다고 한다.기초연금 개편 작업은 올해 3월 이 대통령이 "노인 빈곤을 줄이려면 기초연금을 좀 바꿔야 할 것 같다. 지금까지 지급되는 것은 그냥 두고, 향후 증액만 하후상박으로 하는 것도 방법일 듯하다"는 글을 소셜미디어(SNS)에 올리면서 본격화한 것이다. 그 후 복지부가 전문가들의 의견을 반영해 개편안을 만들었고, 이번에 발표 예고까지 했다가 돌연 연기한 것인만큼 이유가 석연치 않다. 이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이 하락 추세를 보이는 상황에서 수급 대상에서 탈락할 수 있는 노령층의 반발을 의식해 정부가 발표를 미룬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오는 이유다. '소득 하위 70% 이하'에 기초연금을 지급한 건 박근혜 정부 때인 2014년부터다. 410만 명으로 출발한 수급자는 그 사이 고령화가 급속히 진행되면서 현재 약 780만 명으로 증가했다. 기초연금에 투입되는 연간 예산도 같은 기간 5조2000억 원에서 23조 원으로 4배 이상으로 불어났다. 국민 세금부담이 눈덩이처럼 커지는데도 불합리한 구조는 개선되지 않고 있다. 빈곤층 노인들 생계에 실질적인 보탬이 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반면 경제사정이 나쁘다고 보기 힘든 노인들까지 기초연금을 받는 모순이 존재한다. 아무것도 고치지 않고 덮어주면 속병은 갈수록 깊어진다. 이런 상황에서 정치적 유불리를 따져 기초연금 개혁을 미루는 건 대단히 무책임한 일이다.
[사설]빙하 녹아 대홍수…'100년 빈도' 방재 기준도 안심할 수 없다
네팔 히말라야 산악지대에서 발생한 대홍수의 원인은 빙하 붕괴 때문인 것으로 파악된다. 기후 온난화로 5천m 높이에서 떨어져 나간 빙하와 암반이 계곡 하류의 강을 막아, 물이 차오르다 쏟아지면서 결국 홍수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히말라야 빙하는 2000년 이전엔 연평균 34cm 줄었지만, 이후 해빙 속도가 2배로 빨라졌다. 비 한방울 내리지 않은 상황에서 대홍수가 발생한 것은 온난화가 촉발한 재난으로부터 세상 어느 곳도 예외가 아니라는 사실을 단적으로 보여준다.우리는 네팔처럼 빙하에 직접 영향을 받는 환경은 아니다. 그러나 온난화가 부르는 돌발 재난이 먼 나라 이야기라고 안심할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전례 없는 기후 변화로 크고 작은 피해가 속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거제 폭우의 경우 시간당 124mm의 호우가 내렸다. 기상청은 "200년에 한 번 내릴 비"라고 평가했다. 자주 접할 수 있는 강수량은 아니라는 취지다. 문제는 이런 이례적 폭우가 갈수록 잦아진다는 점이다. 지난해에는 시간당 100mm 이상의 '극한 호우'가 15번을 기록했다. 이상기후가 일상이 되고 있는 것이다.이상기후의 일상화는 현재의 방재 기준과 시설이 안전한지 돌아보게 한다. 댐과 하천, 하수 체계 등 국가의 기반 시설은 일정한 확률의 강우와 홍수 가능성을 고려해 설계한다. 문제는 확률의 토대가 과거의 기상 통계라는 점이다. 지금처럼 극한 호우의 주기가 더욱 짧아지고, 강수량이 늘어날 경우 기존 시설로는 감당하기 어려울 수밖에 없다. 한반도에 내리는 폭우와 홍수만 문제가 아니다. 그린피스는 그린란드 빙하가 계속 녹으면 25년 뒤 서울·경기 등 수도권에서 320만명이 침수 피해를 입고, 인천공항이 잠길 수 있다고 했다. 가볍게 넘길 경고가 아니다.환경 당국은 100년에 한 번꼴로 발생할 극한 호우가 25년 뒤에는 4년에 한 번 닥칠 수 있다고 본다. 100년 기준에 맞춰 설계한 댐과 제방의 안전성이 크게 낮아질 수 있다는 얘기다. 최근 수자원공사가 전국 37개 댐이 견뎌야 할 최대 강수량을 20여년 만에 다시 계산하기로 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지난 2002년 태풍 루사로 강릉 지역 댐이 붕괴해 피해가 발생한 뒤 설계 기준을 강화했지만, 최근 극한 호우가 빈발해 일부 댐의 경우 안전을 담보할 수 없다는 우려가 제기됐다.마침 정부가 지천 댐(충남 청양·부여), 아미천 댐(경기 연천) 등 5곳에 '기후 대응 댐' 건설을 추진한다고 발표했다. 그런데 정부는 이들 댐에도 100년 기준을 적용할 방침이라고 한다. 기후가 달라졌는데 과거 기준을 적용하는 것이 타당한지, 충분한 안전도를 확보할 수 있을지부터 면밀히 따져보는 게 우선이다. 특히 지천 댐을 지을 지역에선 수몰 우려 등으로 주민 반발이 여전한 만큼, 방재의 과학적 근거를 명확하게 제시할 필요가 있다. 댐만 문제가 아니다. 도심 하수 시설, 지하 차도 등도 과거 통계가 아니라 현재의 이상기후를 반영한 설계가 필수여야 한다. 기후는 이미 바뀌었는데 방재 기준만 과거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
[사설]4초 만에 추락한 K-자폭드론…기술·가격 모두 혁신해야
해군과 국방과학연구소(ADD)가 지난 25일 남해상의 마라도함에서 두 차례 실시한 국산 중형 자폭 드론의 해상 운용시험이 모두 실패하면서 관련 핵심기술 연구개발 사업에 빨간불이 켜졌다. 2024년 시작돼 당초 다음 달 완료가 목표였던 사업이다. 앞서 30차례 가량의 육상시험에서는 정상적으로 운용됐지만, 이날 해상시험에서는 첫 번째 드론이 발사 약 2초 뒤, 두 번째 드론은 약 4초 뒤 바다에 추락했다. 2㎞ 떨어진 이동 표적인 무인표적정 근처에도 가지 못했다. 군 당국의 제안으로 언론에 공개한 시험이 두 차례 모두 실패한 것은 이례적이다. ADD 관계자는 "해상 환경에서 기체와 발사대의 정렬 불량이 원인일 수 있다"며 추가 분석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정확한 원인을 파악하는 데 상당한 시간이 걸릴 가능성도 있다.자폭 드론은 앞으로 포탄·탄약처럼 대량 생산·비축하고 훈련에도 다량 투입해 운용 경험을 쌓아야 할 현대전의 핵심 무기체계다. 더구나 북한은 러시아 파병을 계기로 현지에서 드론 생산·운용 기술은 물론 인공지능(AI) 기반 표적 식별과 자율 의사결정 알고리즘, 상대 드론에 대한 신호 차단·기만·포획·요격 기술 등 다양한 실전 경험을 확보하고 있다. 러시아가 전쟁을 통해 축적한 살상·파괴 기술이 북한으로 유입된다면 머지않아 우리 안보를 직접 위협할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이런 상황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중동 분쟁에서 보듯 드론을 비롯한 무인전투체계는 이미 전장의 중심부를 차지하며 각종 재래식 무기체계를 주변부로 밀어내고 있다. 지난 24일 수도 키이우를 비롯한 우크라이나 각지에서 열린 독립 35주년 기념행사에서 로봇 병사와 정찰·공격·요격 드론, 무인 고속정이 인간 군인을 대신해 등장한 사실이 이를 잘 보여준다. 우리도 이제 무인 전력을 중심에 놓고 국방과 방위산업의 미래를 새롭게 설계해야 한다. 관련 기술 개발에서 속도와 완성도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도록 예산의 우선순위를 재조정하고 정책적 관심도 높여야 한다.또 하나 주목할 것은 저가 드론의 대량 운용이 현대전의 새로운 교리로 자리 잡았다는 점이다. 상용 부품을 활용한 저가 드론을 수천∼수만 대 투입해 값비싼 적 방공망을 소진시키고 고가 장비를 비대칭적으로 무력화하는 전술이다. 물류망과 산업시설, 도시 기반시설을 체계적으로 파괴해 상대의 전쟁 수행 능력을 마비시킬 수도 있다. 재래식 군사력과 경제력의 열세를 저가 드론으로 뒤집을 수 있는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그런 점에서 우리가 개발 중인 자폭 드론의 대당 가격이 외형과 운용 방식이 유사한 이란의 '샤헤드-136'(약 3000만 원)이나 미국의 '루카스'(약 5000만 원)보다 훨씬 비싼 8억 원가량이라는 점은 우려스럽다. 개발 단계의 시제품 가격과 양산 단가를 단순 비교하기는 어렵다 해도 격차가 지나치게 크다. 양산을 전제로 원가 절감 가능성을 철저히 따지고 적극적으로 개선해야 한다. 핵심 기술과 국산 부품을 확보해 값싼 드론을 대량 생산·비축하는 일은 국가 생존과 직결된 과제다. 이는 국내 민간 드론업체의 기술력과 생산 기반을 키우는 선순환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
[사설]美서 '페북·인스타' 청소년 보호 강화…국경 넘어 '동일 잣대'로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을 운영하는 메타가 미국 주정부들과의 소송을 해결하기 위해 청소년 '사용 제한'과 '알고리즘 정책 변경' 등 강화된 조치에 합의했다. 앞서 47개 주 정부는 메타의 서비스가 추천 알고리즘, 무한 스크롤 등으로 중독성을 유발하는데도 위험성을 제대로 알리지 않았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메타는 책임을 부인해왔지만, 패소할 경우 천문학적 배상금을 물게 될 것을 우려해 물러선 것으로 풀이된다.이번 합의에 따라 메타는 먼저 18세 미만의 페북∙인스타 사용을 하루 2시간으로 제한한다. 자정~오전 6시까진 아예 접속을 차단한다. 특히 단순히 시간제한을 넘어 '서비스 설계' 자체에 손을 댄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청소년 계정의 경우, 사용자를 오래 붙잡아 두는 알고리즘 추천을 사용하지 않도록 선택이 가능하게 한다. 성형수술 효과를 내는 사진 필터도 강한 중독성 논란 속에 쓰지 못하도록 만든다. 이런 변화가 '업계 표준'처럼 확산할지도 관심이다. 메타가 유튜브, 틱톡 등 경쟁사 서비스에도 동참을 요청했기 때문이다. 경쟁사들 역시 각 교육청과 개인들로부터 수천건의 소송 압박을 받는 상황이다. 이들까지 가세할 경우 메타는 청소년 사용 시간을 하루 1시간으로 더 줄일 방침이다. 아울러 메타의 위상을 감안할 때, 파장이 미국에 그치지 않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프랑스에선 지난달 15세 미만의 소셜미디어 이용을 금지하는 법안이 통과됐다가 위헌 결정으로 제동이 걸렸지만 메타 사례 이후로 금지 여론이 다시 높아질 수 있다. 호주에선 이미 지난해 말부터 16세 미만의 이용을 제한했고, 이런 흐름은 유럽 각국으로 번지는 추세다.우리도 소셜미디어 폐해가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 추천 알고리즘이 조롱과 혐오 콘텐츠를 반복 노출해 청소년의 혐오 정서를 부추긴다는 지적이 많다. 현재 국회에는 연령에 따라 소셜미디어 사용을 제한하는 등의 법안이 8건이나 올라왔지만 제대로 논의되진 못했다.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는 최근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만 14세 미만의 서비스 가입을 제한하고, 14~19세의 경우 중독성 알고리즘 노출을 제한하는 방안을 단계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밝혔지만 다소 신중한 모양새다. "국민적 공감대 형성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과거 '게임 셧다운제' 실패를 의식하는 듯하다. 지난 2011년 청소년 게임 사용을 제한했지만, 업계 반발과 청소년 권리 침해 논란으로 결국 폐지한 전례가 있다.하지만 소셜미디어의 경우 '사용 시간'만 문제인 것은 아니다. 중독성을 부추기는 '서비스 설계'를 고치자는 것이 핵심이다. 이번 메타 사례가 중요한 것도 중독성 설계를 바꾸는 데까지 나아갔기 때문이다. 우리 정부도 이처럼 강화된 원칙을 국내 시장에도 적용해달라고 요구할 수 있을 것이다. 미국 청소년에게는 보호 수준을 높이면서 한국 청소년들에게는 기존 원칙을 유지한다면 납득하기 어렵다. 이런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입법을 통해 규제하는 수순을 밟을 수 있다. 시행 이후 부작용이 생기면 세부 내용을 다시 손질하고 보완하면 될 일이다. 똑같은 플랫폼을 쓰는 청소년 보호에 미국과 한국이 따로 있을 수 없다.
[사설]장동혁號 1년, 총체적 위기인데 당권에만 몰두하나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26일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시·도당 위원장과 당협위원장 선출 등에 당원이 직접 참여하도록 해 당원 주권을 더욱 확대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현역 의원들의 반발에 부딪혀 지난 24일 최고위원회 통과가 보류된 '당협위원장 당원 직선제'를 관철하겠다는 뜻을 재확인한 것이다. 지난 1년간 장 대표는 '윤석열 어게인' 노선을 고수하며 강성 지지층을 중심으로 당권을 강화하는 데 힘을 쏟은 반면, 외연 확장에는 뚜렷한 한계를 드러냈다. 장 대표 체제의 국민의힘은 보수의 구심점으로서 제 역할을 하지 못했고, 그 결과 6·3 지방선거에서 참패해 거센 사퇴 요구에 직면했다. 그런데도 장 대표는 아랑곳하지 않고 오히려 당 장악력을 더 키우겠다는 의지를 노골화하고 있다.장 대표는 당협위원장 직선제를 둘러싼 비판에 대해 "당협위원장은 우리 당 조직의 핵심"이라며 "일반 당원이나 책임당원에게 그 뜻을 묻겠다는 방향성에 반대하는 의원들은 많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선을 그었다. 당원 주권을 확대해 현역 국회의원과 중앙당 중심의 폐쇄적인 기득권 구조를 깨겠다는 명분은 그럴듯하다. 하지만 장 대표가 당원 투표를 내세워 자신의 노선을 따르지 않는 기존 당협위원장을 대폭 물갈이하고 자신의 당 장악력을 키우려 한다는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 일각에선 '당원 주권'으로 포장한 '사당화'라는 비판까지 나오는 실정이다. 국민의힘 윤리위원회가 최근 조경태·권영진·서범수·진종오 의원에게 당원권 정지의 중징계를 내린 것도 이런 의구심에 기름을 부었다. 징계 사유는 제각각이지만 이들은 모두 장 대표와 거리를 둬 온 비당권파다. 자칫 다음 총선 공천의 길까지 막힐 수 있는 징계인 만큼 이들은 "정적 제거를 위한 숙청"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징계의 형평성도 의심받고 있다. 윤리위에 제소된 당권파 인사들에 대해서는 아무런 징계가 이뤄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국민의힘 내부의 당권 향배는 사실 '그들만의 싸움'이다. 중요한 건 제1야당이 정부여당에 대한 견제 기능이나 민생 현안에 대한 해법 제시 등 수권 정당의 면모를 보이지 못한 채 지리멸렬한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는 점이다. 그러니 여권발 악재가 잇따르고 이재명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이 하락하는 와중에도 국민의힘은 반사이익조차 얻지 못한 채 민주당보다 한참 낮은 지지율에 머물러 있는 것 아닌가. 이런 상황에서 국민의힘이 강성 당원만 바라보는 '장동혁의 당'으로 쪼그라든다면 어떻게 국민의 신뢰를 되찾고 대안 정당으로 자리매김을 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들지 않을 수 없다.
[사설]60∼64세 과반 '연금 0원'…기초·퇴직연금 더 과감히 손질해야
연금을 받는 한국의 65세 이상 고령층 가운데 절반은 연금소득이 월 50만 원에 못 미치는 것으로 조사됐다. 정년퇴직은 했는데, 국민연금은 아직 받지 못하는 60∼64세 인구의 56%는 연금소득이 '0원'이었다. 저소득 고령자의 최저 생활수준을 실질적으로 보장하고, 은퇴자들의 '소득 크레바스(소득 공백)'를 메워주기 위한 연금제도 개편이 더욱 절실해진 이유다. 국가데이터처의 연금통계에 따르면 2024년 현재 65세 이상 인구 1000만 명 중 91%는 기초·국민·직역연금 등 11종의 공·사적 연금을 한 개 이상 받고 있었고, 이들의 월평균 연금 수입은 73만7000원이었다. 하지만 연금 수급자를 금액순으로 한 줄로 세웠을 때 정가운데에 해당하는 중위 월평균 수급액은 49만7000원으로, 같은 해 1인 가구 최저 생계비의 55% 수준에 그쳤다. 전반적으로는 국민연금, 퇴직연금의 가입기간이 길어지고, 해마다 물가상승률이 반영돼 수급액이 증가하고 있지만 연금소득 취약계층의 경우 여전히 생계의 위협을 느낄 수밖에 없는 수준이다.특히 국민연금 수급 연령에 도달하지 않은 60∼64세 인구 410만5000명 가운데 연금을 한 종류라도 받는 수급자는 44%뿐이었다고 한다. 주된 일자리를 그만둔 뒤 국민연금을 받을 때까지 소득 공백을 겪는 이들이 절반이 넘는 것이다. 60대 초반 인구의 60% 이상이 일자리의 질이나 임금 수준을 가리지 않고 어떻게든 일터에 나가 경제활동을 이어가려고 하는 것도 이 때가 소득이 뚝 끊기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문제는 국민연금 수급개시 연령이 단계적으로 높아지면서 소득 공백기도 길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1961∼1964년생은 만 63세부터 국민연금을 받지만, 1965∼1968년생은 만 64세, 1969년 이후 출생자는 만 65세가 돼야 연금이 나온다. 기초연금도 만 65세가 돼야 받을 수 있다. 퇴직연금은 55세 이상 은퇴자면 받을 수 있지만, 주택자금 등의 용도로 중간에 받아 쓴 이들이 적지 않다. 최근엔 은퇴자금을 불리려고 퇴직연금을 고위험 상품에 투자했다가 원금이 축난 5060 세대도 속출하고 있다.이런 제도의 허점들 때문에 정부도 기초·퇴직 연금 개편안을 준비하고 있다. 기초연금의 경우 현재 소득 하위 70%에 동일하게 지원되는 지급액을 저소득층 중심으로 높이고 상대적으로 소득이 높은 이들은 동결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한정된 재정지원 여력 등을 고려할 때 지급 대상의 범위를 단계적으로 축소하면서 저소득 노인층을 훨씬 두텁게 지원할 과감한 개편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은퇴자의 소득 공백기 극복에 현실적인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수익성과 안정성을 동시에 높일 퇴직연금 개편도 급한 상황이다. 정부는 자주 오지 않는 연금 개혁의 기회를 어정쩡한 타협 정도로 흘려보내선 안 된다.
[사설]820조 슈퍼 예산…미래대응기금 '쌈짓돈' 우려부터 씻어야
더불어민주당과 정부가 25일 내년도 예산안과 관련해 당정 협의를 열었다. 당정은 이 자리에서 820조 원 규모로 예상되는 사상 최대 슈퍼 예산을 인공지능(AI)을 비롯한 미래 첨단산업 육성에 집중 투자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반도체, AI, 로봇, 전기차 등의 분야에서 미국 중국 대만 일본과 치열한 각축전이 벌어지고 있는 만큼 미래산업 경쟁력 확보를 위한 정부의 적극적 재정지출은 불가피한 상황이다. 다만 특정 분야에 정부 예산이 과도하게 중복 지원되고, 정부의 지출 확대가 꺼져가는 인플레이션의 불씨를 되살릴 가능성이 높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이번에 당정이 선정한 5대 투자 분야는 반도체·피지컬 AI·AI데이터센터 등 3대 메가프로젝트, 우주·항공·바이오산업 등 미래 성장엔진, 청년 성장 단계별 지원확대, K자형 양극화 대응과 지방주도 성장 지원, 국민안전 강화 등이다. 이날 이재명 대통령도 국무회의에서 "늘어난 재정여력을 미래에 더 많은 열매를 수확하기 위한 씨앗으로 삼아서 생산적 재정전략으로 전환해야 되겠다. 지금은 눈앞의 재정 수치에 매몰되는 우를 범할 때가 아니다"라며 정부와 국회에 적극재정 추진을 주문했다.정부가 여당과의 협의 내용을 반영해 다음 주 발표할 내년 예산안은 총 820조 원 규모다. 올해 본예산 727조9000억 원보다 12.6% 많은 사상 초유의 예산이다. 본예산 기준으로 전년보다 10% 넘게 예산이 증가하는 것도 사상 처음이라고 한다. 올해부터 집중적으로 발생할 반도체 '추가세수' 등을 활용해 정부가 조성할 계획인 '100조 원+α' 규모의 '미래대응기금' 가운데 40조 원도 내년 예산안에 포함될 전망이다.미중 신냉전으로 인한 글로벌 공급망 재편, 반도체 등 첨단분야에서 중국의 급속한 추격을 고려할 때 국가 경쟁력 강화를 위한 재정투자 확대는 피할 수 없는 선택이다. 하지만 초격차 확보를 위한 '전격전'을 강조하는 과정에서 특정 분야에 예산이 이중, 삼중으로 들어가거나, 성장 잠재력 강화라는 취지에 맞지 않는 분야에까지 낭비될 수 있다는 점은 문제다. 한국은행은 물가를 잡으려고 금리를 높여 돈줄을 죄는데, 정부는 지출을 대폭 확대해 시중 유동성이 불어날 경우 인플레이션 제어에 문제가 발생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반도체 초호황으로 세금수입이 늘어나는 상황에서 나랏빚은 줄지 않고 절대 규모가 계속 커지는 것도 문제다. 성장률 회복에 힘입어 올해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이 50% 미만에서 그친다지만, 국가채무는 올해 말 사상 처음으로 1400조 원을 넘어선다. 이대로라면 내년에 나랏빚 이자로만 40조 원 이상을 써야 할 것으로 추산된다. 이런 상황에서 국회 동의 없이 예산의 20∼30%를 정부 재량으로 활용할 수 있는 미래성장기금이 정부가 아무 때나 끌어다 쓰는 '쌈짓돈'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추가세수라는 새로운 개념을 만들어 별도의 기금으로 떼어놓지 않는다면 나랏빚을 갚는 데 우선적으로 쓰였을 돈이다. 정부는 언제까지 계속될지 모를 반도체 특수를 기반으로 조성되는 이 기금이 국가경제의 미래를 위한 생산적 부문에만 투입될 수 있도록 제도적 장치부터 정비해야 한다.
[사설]대법관 추천 방식 바꾸는 게 '靑·사법부 갈등' 해법인가
대법관 인선을 둘러싼 대통령실과 사법부의 갈등이 격화하면서 사법 공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청와대는 조희대 대법원장이 손봉기 대구지법 부장판사를 대법관 후보로 '서면 제청'한 데 대해 반려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의 임명권을 침해한 절차인 만큼 서면 제청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것이다. 반면 조 대법원장은 24일 변호사대회 행사에서 "'법의 지배'라는 가치는 더욱 소중하다"고 강조했다. 대법관 제청권의 독립성을 우회적으로 내세운 것으로 해석된다. 대통령실이 제청을 반려하면 대법원은 새 후보자 검토에 착수해야 한다. 그 과정에서도 지금처럼 서면 제청과 반려를 되풀이하며 힘겨루기를 이어갈 것인지 답답한 상황이다. 대법관 공석이 장기화할수록 재판 지연과 업무 부담은 가중될 수밖에 없고, 그 피해는 결국 국민에게 돌아간다.더불어민주당은 '2차 사법개혁' 추진까지 예고하고 나섰다. 김민석 대표와 한병도 원내대표는 대법관 후보 추천 직후 해산하도록 한 현행 대법관후보추천위원회 관련 규정을 개정하겠다고 밝혔다. 후보자가 반려되더라도 대법원장이 새로운 추천위를 구성해 독자적으로 후보군을 다시 짜지 못하도록 권한을 제한하겠다는 취지다. 여권이 제청 과정에 문제를 제기하자 조 대법원장이 기존 추천위 결과를 백지화하는 방식으로 맞서려 했다는 게 민주당의 시각이다. 그러나 추천위를 제청과 동시에 해산하도록 한 데는 추천위가 상설 권력기구로 변질되거나 재추천을 둘러싼 로비의 통로가 되는 것을 차단하려는 취지도 있다.이 때문에 여권 법사위원들 사이에서도 우려가 나온다고 한다. 정파적 이해에 따라 법원조직법을 서둘러 고칠 일이 아니다.민주당은 법원행정처 폐지를 추진하는 한편 31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현안 질의에 조 대법원장의 출석까지 요구하고 있다. 조 대법원장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사법부의 인사·행정 체계를 일방적으로 뜯어고치겠다는 발상이 국민적 공감을 얻을 수 있을지 의문이다. 더구나 1987년 민주화 이후 국회가 대법원장을 증인으로 불러 직접 질의한 전례는 없다. 삼권분립의 한 축인 사법부의 독립성과 권위를 존중해 왔기 때문이다. 아무리 갈등의 골이 깊더라도 사법부 수장을 법사위 증인석에 세우려는 요구는 철회하는 게 옳다.사법부 역시 헌법이 부여한 대법관 제청권이 무제한적 권한은 아니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헌법이 대법관 인사를 대법원장의 제청과 대통령의 임명, 국회의 동의로 나눈 것은 어느 한 기관도 인사권을 독점하지 못하도록 견제와 균형의 장치를 둔 것이다. 여권과 사법부는 체면과 주도권을 앞세운 기 싸움을 멈추고 헌법의 테두리 안에서 '타협의 지혜'를 찾아야 한다. 사법 공백을 막는 것이 양측의 자존심보다 훨씬 중요하다.
[사설]1주택 거주·비거주 차등 과세, '추가 땜질' 정도론 답 없다
더불어민주당이 23일 고위당정협의회에서 비(非)거주 1주택자의 세금부담을 강화하는 정부의 '8·3 세제 개편안'을 수정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놨다. 부동산 세제개편이 최근 급락한 이재명 정부 국정 지지율에 영향을 미쳤다는 판단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정부와 청와대도 "충분히 고민하겠다"는 반응이어서 개편안 내용이 바뀔 가능성이 높아졌다. 다만 비거주 1주택자 과세의 예외인정 범위만 확대할 것인지, 거주·비거주 세금부담 구분을 아예 없앨 것인지는 정해지지 않았다고 한다. 당정청이 모인 주말 회의에서 김민석 당대표를 비롯한 여당 지도부는 1주택자 종합부동산세에 거주·비거주 구분을 두지 않을 것을 청와대와 정부에 강하게 요청했다고 한다. 개편안은 1주택자 종부세 부과기준을 '공시가격 12억 원 초과'에서 '14억 원 초과'로 높이면서 기본공제 규모는 실거주의 경우 14억 원, 비거주는 9억 원까지로 차등화했다. 비거주 1주택자는 차액인 5억 원에 대해 종부세를 내야 한다. 비거주 1주택자의 양도세 장기보유특별공제를 폐지하는 데 대한 부정적 의견도 나왔다고 한다. 집주인들이 실거주 요건을 채우려고 세입자를 내보내고 있기 때문이다.비거주 1주택 과세 강화는 이 대통령이 직접 드라이브를 건 사안이다. 올해 1월 신년 기자회견에서 이 대통령은 "자기가 살지도 않으면서 투기용으로 또는 투자용으로, 오랫동안 가지고 있다고 왜 세금을 깎아주나"라고 했다. 이런 대통령의 생각이 반영된 세제 개편안에 여당이 반대 의견을 낸 건 여론의 반발이 심상치 않아서다. 세제 개편안 발표 후 부득이한 이유로 1주택을 세 놓고 다른 집에 세 사는 이들의 불만이 쏟아졌다. 정해진 요건 외의 이유로 자기 소유의 집이 아닌 다른 곳에 산다고 해서 세금을 더 내야 한다는 건 '거주이전 자유'의 제약이라는 반발이 적지 않다. 세금 문제로 이혼소송, 학교폭력 등 드러내고 싶지 않은 개인사유까지 정부에 밝혀야 하는 것이 사생활 침해란 비판도 나온다. 상황이 여기까지 온 건 청와대와 정부가 '비거주 1주택은 투기, 실거주 1주택은 합당한 소유'란 현실에 부합하지 않는 어설픈 이분법에 근거해 전체 세제의 틀을 바꿨기 때문이다. 국내외에서 선례를 거의 찾을 수 없는 거주여부에 따른 세제를 도입하려면 복잡다단한 우리 사회 시스템에 적용했을 때 마찰음 없이 작동할 수 있을지부터 검토했어야 했다. 한국은 내 집 마련, 취업, 취학 등 다양한 이유로 인해 거주 이동성이 높은 사회다. 이런 특성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은 허술한 세제 개편안이 민심의 역풍을 맞는 건 어찌 보면 당연한 결과다.여론조사업체 리얼미터의 여론조사 결과 지난주 이 대통령의 국정수행 긍정 평가는 40.2%로 6주 연속 하락하며 최저치를 경신했다. 부정 평가가 56.9%인데, 부동산 정책에 대한 불신이 가장 큰 이유로 꼽힌다. 정부 세제 개편안의 핵심 내용을 여당이 수정하자고 나설 정도로 국민 실생활과 동떨어진 정책을 내놨기 때문일 것이다. '예외사유 확대' 같은 땜질식 처방은 이런 상황의 해답이 될 수 없다. 정부는 비거주 1주택자를 '잠재적 투기세력'으로 간주해 세금을 더 물리는 세제개편의 전체 방향을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
[사설]'역대급 특검' 끝내며 또 "상설 특수본 만들자"는데…
권창영 2차 종합 특별검사팀이 6개월간의 활동을 마무리하고 수사 결과를 발표했다. 앞서 활동한 3대 특검(내란·김건희·순직해병)에 이어 해소되지 않은 이른바 '내란 음모'를 남김없이 파헤치고,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를 둘러싼 의혹들을 규명하는 것이 핵심 목표였다. 수사 규모도 전례가 없었다. 세 차례 연장을 거쳐 역대 최장인 180일간 활동했고, 사상 최대인 270여 명의 인력을 보장받았다. 투입된 예산만 98억 원에 달했다.그 성과를 놓고는 평가가 엇갈린다. 특검은 '대통령 관저 이전' 의혹을 수사해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과 김 여사 등을 기소했다. 미국에 비상계엄을 정당화하는 메시지를 전달하도록 지시한 혐의로 윤 전 대통령과 김태효 전 국가안보실 1차장 등을 재판에 넘겼다. 이렇게 총 58명을 재판에 넘겼다고 한다. 국민적 관심이 집중됐던 상당수 핵심 의혹은 미제로 남았다. 정치인 제거 계획이 담겼다는 노상원 수첩에 대해서는 연평부대 현장 검증을 하고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까지 조사했지만, 노씨의 진술조차 확보하지 못했다. 서울~양평 고속도로 의혹 역시 '윗선'으로 지목된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의 휴대전화를 포렌식하고도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특검이 다룬 152건 가운데 무려 46건을 경찰로 돌려보냈다고 한다. '남김 없는 진상 규명'을 내걸고 출범한 역대 최대 특검의 성적표라고 보기에는 미완의 과제가 지나치게 많다.그런데도 권창영 특별검사는 수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상설 특별수사본부를 설치하자"고 주장했다. 지금까지 수사한 대상은 일부에 불과하고, 내란 세력의 역량과 의지가 여전히 남아 있어 장기간 수사가 필요하다는 취지다. 시간과 인력이 제한돼 모든 사람을 수사할 수 없었다는 말도 했다. 미진한 부분이 있다면 당연히 끝까지 밝혀야 한다. 그러나 역대 최장 기간과 최다 인력, 막대한 예산을 지원받고도 수사 여건이 부족했다며 또 상설 특수본 설치 운운하는 것은 선뜻 납득하기 어렵다. 특검의 구속영장 기각률은 65%로 내란 특검(46%), 김건희 특검(31%)보다 훨씬 높았다. 이것만으로 수사 역량이나 내용을 평가할 수는 없지만, 무리한 혐의 구성이나 부실한 증거 확보가 없었는지 따져보게 하는 수치들이다.특검이 막바지에 내란 특검과 달리 일부 인사들을 기소한 것을 놓고 '편향' 논란이 벌어지기도 했다. 윤 전 대통령의 "싹 다 잡아들이라"는 지시를 폭로한 홍장원 전 국가정보원 1차장과 비상계엄 당시 군부대에 서강대교를 넘지 말라는 취지로 지시한 조성현 전 수도방위사령부 대령을 내란 가담 혐의로 기소한 것이다. 특히 조 전 대령에 대해서는 앞선 내란 특검팀과 정반대의 결론을 내린 것이어서 법정에서 치열한 공방이 불가피하다. 특검은 경찰이나 검찰에 수사를 맡길 수 없을 때 예외적으로 가동하는 특별수사기구다. 그래서 강한 권한과 함께 많은 인력과 시간을 지원받는다. 그만큼 결과에도 무거운 책임이 따른다. 역대 최대 규모였던 특검이 또 다른 수사기구의 필요성을 주장하기에 앞서 냉정하게 성과를 돌아볼 필요가 있다.
[사설]증시 '밸류 업' 위한 상법개정…기업투자 위축엔 눈 감나
이재명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은 지난해 7월 '이사의 충실의무' 대상을 '전체 주주'로 확대하는 상법 1차 개정을 비롯해 지금까지 총 3차례에 걸쳐 상법을 개정했다. 기업 의사결정의 투명성을 높여 한국 자본시장의 고질적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해소한다는 취지였다. 실제로도 주가의 절대 수준이 상승하는 등 일정한 성과가 있었다. 하지만 상법을 고치려면 반드시 병행해야 한다고 재계가 요구한 '배임죄 폐지' 등은 여전히 지지부진하다. 기업의 주요 투자재원 확보 경로인 유상증자가 심하게 위축되는 등 부작용도 커지고 있다.지난해 7월 1차 개정 상법은 이사회가 충실의무를 져야 할 대상을 기존 '회사'에서 '전체 주주'로 확대했다. '사외이사' 명칭도 올해 7월부터 '독립이사'로 바꾸고, 독립이사가 이사 총수의 3분의 1을 넘도록 했다. 작년 8월 2차 개정은 선출 이사 수만큼 주주에게 투표권을 주고, 특정 이사에 표를 몰아줄 수 있는 '집중투표제'를 자산총액 2조 원 이상 상장회사에 의무화했다. 소액주주가 지지하는 후보의 이사회 진입을 쉽게 한 것인데, 다음 달 10일 시행된다.올해 2월 국회에서 통과된 3차 개정 상법은 회사가 취득한 자사주를 원칙적으로 취득일로부터 1년 안에 소각하도록 했다. 임직원 보상 등 예외적인 경우에만 1년 넘게 자사주를 보유할 수 있게 됐다. 인적분할 과정 등에서 자사주를 활용해 기업이 계열사 지배력을 키우는 이른바 '자사주 매직'을 막겠다는 취지인데, 결과적으로 헤지펀드의 경영권 공격이 닥쳤을 때 기업들은 자사주를 방어 수단으로 쓰기 어렵게 됐다.이재명 정부 '코스피 5,000' 대선공약에 발맞춘 증시 '밸류 업' 측면에서 3차에 걸친 상법개정은 일정한 효과를 거뒀다. '충실의무 위반'으로 소송당할 가능성이 커진 이사들의 결정이 신중해지고, 다른 선진국보다 현저히 적던 배당, 자사주 소각은 눈에 띄게 늘었다. 최근 SK하이닉스의 40조 원 규모 자사주 소각 결정, 삼성전자의 110조 원 규모 주주환원 계획에도 상법개정이 영향을 미쳤다고 볼 수 있다. 올해 7월 극심한 변동을 겪긴 했지만, 작년 7월 1일 3,090.61이던 코스피 종가는 이달 8월 1일 6,912.95로 2.2배로 급등했다.반면 부작용도 동시에 커지고 있다. 많은 상장사에서 기업 미래를 좌우할 대규모 설비투자, 인수합병(M&A) 등 안건을 놓고 이사회가 판단을 계속 미루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이사진들 사이에선 "결정하면 배임, 결정 안 하면 직무유기"라는 말이 나온다고 한다. 투자재원 마련을 위한 유상증자도 위축되고 있다. 올해 들어 현재까지 유상증자 철회공고가 22건으로 작년 동기대비 2배다. 단기적으로 주식 수를 늘리는 유상증자가 주가를 떨어뜨릴 경우 반발한 주주들이 이사진에 소송이 제기될 수 있어서다. 집중투표제와 자사주 소각의무가 시행된 후 열릴 내년 초 주주총회를 앞두고 기업들은 경영권 공격 가능성에 바짝 긴장하고 있다.게다가 상법 개정에 반발하는 경제계를 달래려고 정부 여당이 약속한 배임죄 폐지 논의는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한국의 배임죄는 형법, 상법,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등으로 중복해 처벌하는 데다, 처벌 수위도 다른 선진국에 비해 무거워 폐지 필요성이 제기된 지 오래다. 소송이 두려워 투자결정도 못하는 기업의 가치가 장기적으로 '밸류 업'되길 기대하는 건 어불성설이다. 기업인들이 합리적이고 소신 있는 경영 판단을 내리는 데 장애 요인이 되는 제도적 걸림돌을 정부 여당이 서둘러 걷어내야 한다.
[사설]경찰의 잇단 사건 암장…기가 막힐 지경이다
일선 경찰이 사건을 고의로 덮거나, 금품·향응을 받고 피의자를 수사 대상에서 제외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경찰이 초기 사건을 뭉개는 이른바 암장(暗葬)과 부실 수사 행태를 보면 이러고도 민생 치안 최일선을 자처할 수 있는지 기가 막힐 지경이다. 개정 형사소송법 시행(10월 2일)을 앞둔 상황이어서 경찰의 수사권 독점에 대한 국민 불안이 커질 수밖에 없다.제주에서 발생한 연쇄 부실 수사는 가히 충격적이다. 실종 신고가 접수된 남성이 51일 만에 숨진 채 22일 발견됐다. 이 사건 역시 장미란(37)씨 실종 사건을 허위로 종결해 파문을 일으킨 담당 경찰관이 유족을 속이고 자체 종결 처리한 것으로 드러났다. A 경장은 지난달 2일 실종 신고 접수 당시 가족들에게 "B씨가 무사하지만, 본인이 원하지 않아 소재를 알려주기 어렵다"고 거짓말을 한 뒤 사건을 종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A 경장의 이같은 비위는 최근 언론을 통해 '장씨 장기 실종 보도'를 접한 B씨 가족이 경찰에 재신고하면서 꼬리가 밟혔다.이에 앞서 장씨는 지난 5월 13일 새벽 제주시 한림읍의 집을 나선 뒤 연락이 끊겼는데, 당시에도 야간 근무자였던 A경장은 "신고 대상자와 연락이 닿았다"는 취지로 상사에게 보고한 뒤 사건을 종결했다. 하지만 장씨는 가족과 연락이 닿지 않았고, 지난 7월 다시 실종 신고를 하면서 경찰이 재수사에 나섰다. 장씨 행방은 여전히 오리무중으로 경찰이 곧바로 수색에 나섰더라면 결과가 달랐을 수도 있다.여전한 수사 무마 비위도 경찰 기강이 얼마나 엉망인지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서울에선 강남경찰서 수사관이 피의자를 참고인으로 둔갑시킨 혐의로 기소됐다. 유명 필라테스 강사가 사기 혐의로 고소당한 사건에서 강사 남편의 청탁을 받고 사건을 무마했고, 후배 경찰관을 종용해 불송치를 이끌었다. 앞서 장윤기 사건에서는 경찰 간부였던 아버지가 수사 정보를 빼내 주요 증거를 인멸했다.파장이 커지자 한성숙 국무총리는 23일 장씨 실종 사건에서 비롯된 경찰의 부실 수사 논란에 "수사 과정 전반에 대해 철저히 진상을 조사하라"고 지시했으나 뒷북 행정이라는 비난을 면하기 어렵다. 이번 사건은 경찰관 한두 명의 일탈로 넘길 문제가 아니다. 경찰의 허술한 근무 행태와 부실한 실종 사건 처리 시스템 등 수사 구조 전반의 결함을 뜯어고쳐야 한다. 경찰은 고의적 사건 뭉개기를 원천 차단할 실효성 있는 암장 방지책을 시급히 강구해야 한다. 정치권도 암장 범죄를 엄단할 수 있도록 처벌 강화 법제화에 속도를 내야 할 것이다.
[사설]대법관 임명 때마다 이렇게 충돌할 건가
대법관 인선을 둘러싼 청와대와 사법부의 충돌이 정면 대치로 번지고 있다. 조희대 대법원장은 최근 손봉기 대구지법 부장판사와 김성수 서울고법 부장판사를 신임 대법관 후보로 서면 제청했다. 사전 조율 뒤 대통령을 만나 대면 제청하던 관례를 깬 것이다. 청와대 홍보소통수석은 21일 "대통령의 임명권을 존중하지 않은 일방적 통보"라며 상황을 엄중하게 보고 있다고 밝혔다. 이견이 있는 손 후보자에 대해선 임명동의안을 국회에 보내지 않고 제청을 반려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란 관측도 나온다. 현실화할 경우 대법원장의 제청권과 대통령의 임명권이 충돌하는 전례 없는 사태가 벌어진다. 정치권은 갈등을 더욱 키우고 있다. 범여권 법사위원들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어 조 대법원장이 정권에 따라 다른 기준을 적용했다며 사퇴를 촉구했다. 조 대법원장이 과거 윤석열 전 대통령과는 세 차례 직접 만나 대법관 후보를 제청했으나, 이재명 대통령과는 충분히 협의하지 않았다는 주장이다. 민주당은 대법원장 권한을 줄이는 내용의 법원행정처 폐지 논의에도 속도를 내기로 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이번 논란이 사법부 길들이기 차원이라며 오히려 대통령 탄핵 사유가 될 수 있다고 맞서고 있다. 우선 규명해야 할 것은 엇갈린 사실관계다. 대법원은 청와대와 막판까지 협의했으나 합의에 이르지 못했고, 대통령 면담 기회도 얻지 못했다고 밝혔다. 서면 제청 방식 역시 민정수석실과 사전 협의를 거쳤다는 입장이다. 반면 청와대는 일반적인 인사 논의만 있었을 뿐 서면 제청 등 구체적인 방식은 협의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면담 요청을 거부했다는 주장도 사실무근이라고 선을 그었다. 양측의 진실 공방에 국민 혼란만 커지고 있다. 청와대와 대법원은 접촉 일시와 협의 내용, 면담 요청 경위 등을 투명하게 공개해 공방을 끝내야 한다.이번 갈등의 배경에는 현 정부와 조 대법원장 사이에 쌓인 불신이 있다. 대법원 전원합의체가 대선 직전 이 대통령의 공직선거법 사건을 유죄 취지로 파기환송한 뒤 여권의 사퇴·탄핵 압박이 이어졌다. 대법관 임명 절차를 놓고도 양측의 해석은 엇갈린다. 청와대는 관례와 대통령의 임명권을 강조하지만, 대법원은 대통령과의 사전 협의가 반드시 필요한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노경필 법원행정처장은 최근 국회에서 "헌법에 따라 대법원장은 대법관 후보를 제청할 권리가 있고, 대통령과 국회는 각각 임명권과 동의권을 행사하면 된다"고 말했다. 대통령과 협의가 필수라면 국회와도 협의해야 한다는 뜻이 된다는 지적이다.문제는 이런 충돌이 되풀이될 수 있다는 점이다. 개정 법원조직법에 따라 2028년부터 대법관 12명이 단계적으로 증원된다. 기존 대법관의 임기 만료까지 고려하면 이 대통령은 임기 중 22명의 대법관을 임명할 수 있다. 대법관 인선 때마다 소모적인 기싸움과 정치 공세가 반복된다면 재판 지연과 사법 공백의 피해는 결국 국민에게 돌아간다.헌법 제104조 2항은 대법관을 대법원장의 제청으로 국회 동의를 얻어 대통령이 임명하도록 규정한다. 어느 한 기관도 사법부 인사를 독점하지 못하게 한 장치다. 청와대는 "전례 없는 헌정사 초유의 일"이라면서도 특정 후보는 안되고 특정 후보가 돼야 한다는 이유는 밝히지 않고 있다. 청와대와 여당은 제청권을 존중하고, 대법원도 책임 있게 소통해야 한다. 삼권분립은 권한 다툼의 무기가 아니라 상호 견제와 존중의 원리다. 모두가 헌법의 출발점으로 돌아가야 한다.
[사설]'하나의 중국' 존중하듯 한국 국회도 존중해야
특정 여야 국회의원들을 중국 방문단에서 제외해달라고 주한 중국대사관이 국회에 요구한 것으로 파악돼 논란이 일고 있다.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의원 15명은 지난 19일부터 3박4일 일정으로 베이징 방문을 추진했다고 한다. 월드로봇컨퍼런스를 참관하고, 중국 정부 인사도 만나기 위해서였다. 그런데 중국대사관이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과 곽상언 민주당 의원을 빼달라고 요청했다는 것이다. 국회는 구체적인 사유를 듣지는 못했다고 한다. 이런 이유 등으로 인해 국회의원 방중 일정은 최소됐다. 공교롭게도 두 의원은 올해 대만을 방문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김 의원은 1월 초 국회 아시아인권의원연맹 회장 자격으로 2박3일간 대만을 찾아 린자룽 외교부장과 만나 양국 관계 현황 등을 논의했다. 곽의원은 6월에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 김재원 조국혁신당 의원 등과 대만을 방문해 차관급 정무차장과 지정학적 공동 대응, 반도체 산업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곽의원 방문 직후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바로 '대만은 중국의 일부이며, 한국은 하나의 중국 원칙을 지키라'며 항의했다. 지난 1992년 한중 수교 당시 발표한 공동성명에 이같은 원칙이 담겼다는 것이다.그러나 우리 정부는 하나의 중국 원칙을 누누이 강조해오고 있다. 지난 1월 이재명 대통령은 방중에 앞서 인터뷰를 통해 "중국의 가장 큰 현안인 대만 문제에 있어서 '하나의 중국'을 존중한다는 입장은 변함이 없다"고 직접 밝힌 바 있다. 국회의원의 활동과 관련해서도 정부는 하나의 중국 원칙과 의정 활동은 별개로 구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곽의원 방문 당시에도 외교부는 국회의원의 개별 활동에 언급할 내용이 없다고 밝혔다. 중국이 대만 문제에 대해 입장을 내는 외교의 영역일 수 있다. 그러나 국회의 공식 방중단에서 의원들을 배제하고, 그 이유가 특정한 사안과 맞물려 있다면 얘기가 달라진다. 한국 국회의원의 의정 활동을 중국이 평가하고, 필요시 불이익을 주겠다는 우려를 부를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지금은 한중 관계 복원에 속도를 내려 하는 시점이다. 이 대통령은 어제 왕이 중국 외교부장을 청와대에서 만나 양국 관계의 전면 복원이 성과를 내고 있다고 평가했다. 관계 복원은 상호 존중을 전제로 할 때 탄력을 받을 수 있다. 중국이 '하나의 중국'에 대한 존중을 요구하듯, 한국 국회의 자율적인 의정 활동도 존중해야 한다.
[사설]"김정은 핵무기 57개, 연내 만날 것"…'나쁜 합의'는 경계해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9일(현지 시간)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올해 안에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만날 것으로 예상하느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김정은은) 57개의 매우 강력한 핵무기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취임 당시 북한을 '핵보유 세력(Nuclear Power)'으로 부르는 등 북한의 핵무장을 용인하는 듯한 발언을 여러 차례 했지만, 핵무기 수량까지 구체적으로 거론한 것은 처음이다. 미국 외교·안보 전문가들은 그동안 북한이 60개 이상의 핵탄두를 보유한 것으로 추정해 왔다.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또 다른 백악관 행사에서 '김 위원장과 관계를 재개하려는 목표가 여전히 비핵화인가. 이번에는 왜 성공할 것으로 보는가'라는 질문에 "그 이야기는 하고 싶지 않다"며 "나는 김정은과 좋은 관계"라는 말만 되풀이했다. 수십 년간 미국 대북정책의 핵심 기조였던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의도적으로 언급하지 않은 것이다. 김정은과의 '거래'를 위해 기존 정책 기조를 바꿀 수 있다는 뜻으로도 읽힐 수 있는 대목이다.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연내 회동 가능성은 갈수록 커지는 분위기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전날 트럼프 대통령이 11월 중국 선전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김정은을 만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북핵 수량까지 구체적으로 거론한 트럼프 대통령이 대북정책의 목표를 '비핵화'에서 '거래'로 선회할 경우 북한 핵 보유의 사실상 인정과 그 상태에서 확장만 억제하는 핵 동결, 그리고 이에 상응하는 대북 제재 완화로 이어지는 수순을 밟을 가능성이 우려된다. 그렇게 될 경우 그 파장은 한반도에 국한되지 않을 것이다. 트럼프가 북핵을 관리 대상으로만 삼으려 한다면 김정은 정권이 그토록 바라던 '국제사회에서 핵보유국 지위 인정'을 미국 정부가 사실상 용인하는 셈이 되기 때문이다.트럼프 대통령의 진짜 의도는 아직 가늠하기 어렵다.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이란 전쟁 장기화에 따른 불만 여론을 잠재우기 위해 '김정은 카드'를 활용하려는 것일 수도 있다. 그러나 국내 정치적 성과를 위해 '나쁜 합의'를 서두른다면 한미 동맹은 물론 국제사회에서 미국의 신뢰까지 무너뜨릴 수 있다. 1970년 발효된 핵확산금지조약(NPT)을 근간으로 유지돼 온 국제 비확산 체제가 동아시아에서부터 흔들릴 위험도 있다. 한국과 일본에서 미국의 핵우산에 대한 불신과 자체 핵무장론이 확산되면 동북아 전체가 걷잡을 수 없는 핵 경쟁의 소용돌이에 빠질 수 있다.북한군의 파병을 받은 러시아와 최근 북한에 더욱 밀착한 중국은 이미 북핵을 사실상 묵인하는 태도를 보여 왔다. 5년 만에 방한한 왕이 중국 외교부장도 북한 '비핵화'를 언급조차 하지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마저 김정은의 요구대로 북핵을 인정한다면 그 충격과 피해는 고스란히 한국의 몫이 된다. 미국과 북한의 대화 재개를 반대할 일은 아니지만, 정부는 어떤 합의도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라는 원칙을 훼손해선 안 된다는 점을 미국에 분명히 해야 한다. 한국의 생존이 걸린 문제를 트럼프와 김정은의 거래에 맡겨놓고 지켜볼 수만은 없다.
[사설]현대차 10년만의 전면 파업…中 전기차·美 자율차 공세 거센데
현대차 노조가 21일 8시간 전면 파업을 벌이기로 했다. 이 회사 생산라인이 완전히 멈추는 건 2016년 이후 10년 만이다. 상급단체인 전국금속노동조합은 20∼21일 산하 자동차 부품회사, 현대차 계열사에도 공동파업을 주문했다. 저렴한 중국산 전기차의 공세, 완전자율주행(FSD) 기능을 갖춘 미국차의 거센 도전 앞에서 한국 대표 기간산업의 중추가 마비되는 것이다.이번 현대차의 파업은 SK하이닉스, 삼성전자 등 반도체 업종에서 시작된 이른바 'N% 성과급' 논란이 다른 대형 사업장 파업으로 현실화했다는 점에서 우려스럽다. 파업에 나선 현대차 노조의 핵심 요구는 '지난해 순이익의 30% 성과급'이다. 시장의 상황, 지속성장을 위한 투자규모, 경영상 판단 등을 고려해 경영진이 주주의 동의를 받아 결정해야 할 성과급 수준을 노조가 쟁의의 목표로 내건 것이다.노조의 무리한 요구를 받아줄 정도로 국내외 시장에서 현대차가 처한 상황은 녹록하지 않다. 올해 상반기 현대차의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대비 26% 감소했다. 현대차·기아의 내수판매 비중은 처음으로 70% 아래로 떨어졌다. 호주, 브라질, 동남아에선 물론이고 국내에서도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중국산 전기차의 공세가 격화한 데다, 한국보다 한두 수 위의 자율주행 기능을 갖춘 테슬라 등 외국산 자율주행차가 시장을 뒤흔들고 있다. 최근 1400원 아래로 떨어진 달러 당 원화 환율도, 일본 엔화가 원화보다 약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한국차의 수출 경쟁력에는 부정적이다. 이미 부분파업으로 약 4만 대의 생산 차질, 1조7000억 원의 매출 차질이 생겼는데, 전면 파업까지 벌어지면 2만2000대, 9000억 원의 추가 피해가 발생할 것으로 추산된다. 여기에 더해 금속노조는 '노란봉투법(개정 노동조합법)'을 근거로 부품·협력사의 임금·고용·안전에 현대차가 실질적 결정권을 행사하는 만큼 이들에 대한 교섭에 나설 것을 요구하며 공동파업을 벌인다. 금속노조 계획대로 파업이 진행된다면 전체 피해 규모는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올해 들어서만 현대차 노사가 16차례 임금 교섭을 벌였고, 이 과정에서 회사 측이 진전된 협상안을 제시했는데도 노조는 '30% 성과급'과 정년 65세 연장 등 무리한 요구들을 고수하고 있다. 한때 세계 자동차 시장을 장악했었지만, 전기차·자율주행 전환에 뒤처져 대규모 구조조정에 직면한 독일 자동차의 현실이 한국 노동계의 눈에만 보이지 않는 것일까. 현대차 노조는 한국 자동차 산업에 닥쳐오는 위기들을 직시하고 전면 파업을 재고해야 한다.
[사설]대법관 '서면 제청'도 '막말 겁박'도 온당치 않다
조희대 대법원장이 이재명 대통령에게 새 대법관 후보자를 임명 제청하면서 관례로 이어져 온 대면 제청 대신 서면 통보를 한 사실이 알려져 파장이 커지고 있다. 대법원은 18일 노태악 전 대법관 후임으로 손봉기 대구지법 부장판사를, 이흥구 대법관 후임으로 김성수 서울고법 부장판사를 임명 제청했다. 김 부장판사에 대해서는 청와대와 사전 조율이 이뤄졌지만 손 부장판사를 놓고는 합의에 이르지 못한 상태에서 제청이 강행됐다고 한다. 이 대통령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을 유죄 취지로 파기환송한 뒤 누적돼 온 조 대법원장과 여권의 갈등이 이른바 '서면 제청'을 계기로 정점으로 치닫는 양상이다.청와대는 불편한 기색을 감추지 않았고, 더불어민주당에선 조 대법원장 탄핵 주장까지 나왔다. 김민석 민주당 대표는 19일 부산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조 대법원장을 향해 "퇴학시켜 달라고 구걸하는 불량 학생의 태도"라며 사퇴를 요구했다. "해방 이후 최악의 대법원장 조희대씨"라는 표현까지 동원하면서 당 차원의 대대적인 '사법 개혁'도 예고했다. 서영교 국회 법제사법위원장 역시 "탄핵을 검토해야 한다"고 했다. 노경필 법원행정차장은 이날 국회 법사위에 출석해 "(청와대에 만남을) 요구했는데 안됐다"고 해명했지만, 사태 진화에는 역부족이었다.앞서 대법관후보추천위원회는 지난 1월 노태악 전 대법관 후임으로 김민기 서울고법 판사와 손봉기 부장판사 등 4명을 조 대법원장에게 추천했다. 청와대는 김 판사를 선호했지만, 조 대법원장은 김 판사의 배우자가 현직 헌법재판관이라는 점 등을 들어 난색을 보였다고 한다. 노 전 대법관이 3월 퇴임했지만 양 측은 이후 몇개월째 의견 조율에 실패했고, 그 여파로 대법관 공석 사태가 장기화했다. 그러다 조 대법원장이 9월 퇴임하는 이 대법관의 후임과 노 전 대법관 후임을 동시에 서면 제청한 것이다.헌법 104조 2항은 "대법관은 대법원장의 제청으로 국회의 동의를 얻어 대통령이 임명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대법원장의 제청권과 대통령의 임명권, 국회의 동의권이 서로 견제하고 보완하도록 설계한 것이다. 사전 조율이 관례로 자리잡은 것도 원활한 인선을 위한 현실적 필요 때문이었다. 그런 점에서 대법관 인선을 둘러싼 일련의 상황은 심히 유감이다. 대법관 인선은 특정 후보를 관철하거나 배제하는 정치적 승부가 아니다. 어느 한쪽도 자신의 권한만을 앞세워 상대를 압박하거나 인선을 힘겨루기의 수단으로 삼아선 안 된다. 더 중요한 것은 어떤 인물을 대법관으로 세울 것인가다. 법률적 역량과 경륜, 청렴성은 기본이고 국민의 다양한 삶과 가치관을 재판에 충실히 반영할 수 있는 다양성도 폭넓게 고려해야 한다. 조 대법원장은 왜 제청을 장기간 미뤘는지, 서면 제청을 강행할 수밖에 없었는지 국민이 납득할 만한 설명을 내놓을 필요가 있다. 그렇지 않으면 사법부 독립을 앞세워 불필요한 갈등을 유발한다는 책임을 피하기 어렵다. 여당 대표가 듣기에도 민망한 언어로 사법부 수장을 공개적으로 모욕하고 탄핵까지 거론하는 것도 도를 넘었다. 사법 개혁을 대법원장 압박이나 보복의 수단처럼 몰아가는 것은 사법부 독립을 훼손할 뿐이다. 조 대법원장과 여권 모두 힘겨루기를 거두고 헌법이 부여한 각자의 권한을 절제 있게 행사해야 한다. 최고법원의 공백으로 생기는 피해는 결국 재판을 기다리는 국민에게 돌아간다.
[사설]"김정은 응답" "국방 역량 차고 넘쳐"…동맹 원칙은 지켜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6일(현지 시간) 한미 연합훈련의 대폭 축소를 지시한 데 이어 17일에는 북미 대화가 어느 단계에 있는지에 대해 "매우 긍정적"이라고 밝혔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대화 제의에 응답했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는 "그렇다"고 했다. 하지만 언제, 어떤 경로로, 무슨 내용의 답변이 왔다는 것인지는 언급하지 않았다. 실제 북미 간 물밑 접촉이 깊숙이 진행 중인지도 현재로선 불분명하다. 그럼에도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과의 대화에 다시 시동을 걸려는 의도는 분명해 보인다. 미국과 이란이 종전 양해각서(MOU)를 토대로 설정한 60일간의 협상 시한이 별다른 성과 없이 끝난 데다, 11월 3일 중간선거도 70여 일 앞으로 다가왔다. 장기화하는 이란전으로 미국 내 피로감과 비판 여론이 커지는 상황에서 북미 대화를 새로운 외교적 돌파구로 활용하려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 대통령에게 이란 비핵화 노력에 동참할 의향을 물었지만 사양했다"며 '이란 비핵화 비협조' 문제를 지목한 것도 이런 포석과 무관치 않을 것이다.문제는 트럼프 행정부가 안보와 통상, 투자 등 성격이 다른 현안들을 한데 묶어 상대를 압박하는 '이슈 연계' 전술을 자주 구사해 왔다는 점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한반도에서 미국 유권자에게 내세울 만한 성과를 얻기 위해 관세와 대미 투자, 쿠팡 문제는 물론 이란전에 필요한 탄약·방공무기·소해정 지원이나 비용 분담까지 압박 카드로 꺼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트럼프 특유의 '거래적 동맹관'으로 볼 때 8월 말이나 9월 초로 예상되는 1차 대미 투자 사업이 미국 측 요구에 얼마나 부합하느냐에 따라 한미 관계의 기류가 달라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배경이기도 하다.한미 동맹의 현주소는 뭔가 '찜찜한' 형국이다. 그럴수록 정부는 한미·북미·남북 관계가 복잡하게 맞물려 돌아가는 상황에서 어느 때보다 치밀하고 전략적으로 움직여야 한다. 무엇보다 한미 연합훈련 축소가 대북 억지력과 연합 방위 태세의 약화로 이어지지 않도록 미국 측과 훈련 규모와 방식, 보완책을 긴밀히 협의해야 한다. 이 대통령은 18일 "전시작전권의 임기 내 환수를 당초 정부 계획에 따라 차질 없이 추진해야 한다"며 원자력추진잠수함 사업에도 속도를 내라고 주문했다. "우리 스스로를 지킬 역량이 차고 넘친다"며 한국이 세계 5위권 군사력과 글로벌 4강 수준의 방산 역량을 갖췄다는 점도 강조했다. 자주국방 역량을 키우는 것은 당연하지만 연합훈련 축소에 별 이견이 없으며, 대비 태세 변경을 용인하거나 대체할 수 있다는 뜻으로 비쳐서는 곤란하다. 북한은 핵·미사일 능력을 계속 고도화하는 동시에 러시아에 대규모 병력을 보내고 미사일과 탄약을 제공하며 현대전 경험까지 축적하고 있다. 이런 현실을 외면한 채 대화 분위기 조성만을 앞세운 일방적 유화책이나 북한의 상응 조치 없는 훈련 축소는 안 된다는 메시지를 미국에 분명히 전달해야 한다. 북미 대화가 재개되더라도 북핵 문제의 직접 당사자인 한국이 배제되지 않도록 제도적 협의 틀을 확보함은 물론이다.
[사설]'용산공원에 청년 임대주택'…'닥공'보다 국민 공감이 먼저
정부가 지난주 발표한 '8·13 부동산 공급대책'의 일환으로 서울 용산공원 터에 청년을 위한 대규모 임대주택 단지 조성을 검토하고 있다. 300만㎡ 규모인 용산공원 가운데 약 10%인 용산어린이정원 등지에 청년·신혼부부가 거주할 임대주택 단지를 만드는 방안이다. 도심에 가까운 용산공원 이상으로 '직주근접'을 선호하는 청년층을 만족시킬 대규모 주택용지를 찾기 어렵다는 판단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런 정부 움직임에 발맞춰 수일 내에 공원·녹지 기준을 완화하는 '용산공원 조성 특별법 개정안'을 국회에서 처리할 방침이라고 한다. 정부로선 '8·13 대책'을 통해 수도권에서 추가로 신규택지를 확보한다고 밝히고도 후보지를 확정하지 못한 공급 규모가 7만3000채에 달하는 만큼 용산공원 부지를 일부 활용할 수밖에 없다는 판단인 듯하다. 문제는 서울 한복판에 거의 마지막으로 남은 대규모 녹지를 고밀도로 개발해 임대주택을 짓는 게 적절하냐는 논란을 피할 수 없다는 점이다. 한미 양국이 1990년 미군기지 이전에 합의한 후 장기간 사회적 논의 끝에 노무현 정부 시절인 2007년 특별법을 제정해 최초의 국가공원으로 지정한 곳이 용산공원이다. 일부라도 주택용지로 쓰려면 법을 고쳐야 한다. 여당이 법을 고치고, 국토교통부 장관이 지구계획을 승인하면 개발은 강행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도심내 주택공급 부지 확보가 절실하다는 이유로 노무현, 문재인 등 민주당 전임 정부들이 견지했던 '한국판 센트럴파크'를 만들겠다는 약속, 녹지보전의 원칙을 하루아침에 허문다면 서울시민의 공감을 얻을 수 있을지 의문이다. 서울시, 용산구의 제대로 된 협조가 없으면 지자체 소관인 교통망 확충, 상하수도 건설 등 인프라 조성에도 난관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 게다가 토양오염 정화에도 상당한 시간이 걸려 정부가 기대하는 2028년 착공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주택 공급 방향을 놓고 정부와 서울시가 연일 정치적 힘겨루기를 하는 듯한 양상마저 벌어지고 있다. 18일 을지 국무회의에서 이재명 대통령은 "공급을 늘리자는 것이지, 집값을 폭등시킬 가능성을 높여서는 안 된다"며 재개발·재건축 용적률 완화 등을 요청한 오세훈 서울시장을 겨냥했다. 오 시장은 국무회의에 참석한 후 "용산공원에 아파트를 짓는 문제에 대해 분명히 반대의 뜻을 말씀드렸다"며 '1cm도 양보 못한다'는 태도를 취하고 있다. 현재로선 용산공원 부지 확보를 서두르기보다, 국민과 서울시민의 의견을 폭넓게 구하는 절차가 필요하다. 보전가치를 잃은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 해제, 규제완화를 통한 재건축·재개발 촉진 등 접점을 찾을 수 있는 현실적 대안 중에서 먼저 공급의 돌파구를 여는 것도 방법이다.
[사설]與 새 대표 김민석, 당정일체 넘어 '협력적 견제자' 돼야
더불어민주당 새 대표로 17일 이재명 정부 초대 국무총리를 지낸 친명(친이재명)계 김민석 후보가 선출됐다. 김 후보는 선호투표를 거쳐 당선자로 확정됐다. 선호투표제는 1차 투표에서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아 3위인 송영길 후보를 1순위로 투표한 유권자의 2순위 투표를 1·2위 후보에게 합산한 것이다. 김 대표는 국민여론조사에서 경쟁자인 정 후보에게 뒤졌지만 8·17 전당대회의 최대 승부처인 호남·수도권 대의원·권리당원 경선에서 크게 앞서며 승기를 잡았다. 이재명 대통령 국정 지지율이 하락 추세를 보이는 상황에서 당정 일체감이 강한 친명계 후보를 밀어줘 안정적으로 국정뒷받침을 해야 한다는 당원들의 전략적 판단이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정 후보는 선거 기간 내내 "정청래의 바람이 김민석의 조직을 이기게 해달라"며 당원 표심에 호소하는 전략을 폈다. 그러나 이번 선거에서는 당원 표심 역시 김 의원에게 쏠렸다. 그 배경에는 '이재명 정부를 뒷받침해야 한다'는 당원들의 판단이 작동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호남의 경우 800조원 규모 메가 프로젝트라는 절호의 기회가 흔들려서는 안된다는 위기감도 작동한 것으로 보인다.김 대표 체제는 이재명 정부 임기 중반의 국정 안정을 견인하고 여당으로서의 개혁 동력을 확보해야 하는 무거운 책임을 안고 있다. 전임 정청래 대표 시절 청와대와 여당 사이에 적지 않은 불협화음과 노선 갈등이 있었던 만큼, 김 대표는 당정 관계를 안정적으로 재구축해야 한다. 이 대표는 이날 당선 일성으로 당정 관계를 '창조적 수평관계'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당정 일체감이 집권당을 '청와대 출장소'로 전락시키는 결과로 이어져서는 안 된다. 집권당을 건강한 '협력적 견제자'로서의 위상을 정립하는 것이 김 대표의 핵심 과제다.이 대표는 또 "민주당을 바꾸겠다"고 강조했다. 현재는 이재명 정부에 대한 민심의 경고등이 켜진 상태다. 지난 14일 발표된 한국갤럽 조사에서 이 대통령의 국정수행 긍정 평가는 취임 후 최저치인 44%로 조사됐다. 부정 평가는 46%에 달해 취임 후 처음으로 긍정 평가를 앞질렀다. 집권당의 새 사령탑이라면 이러한 민심 이반의 원인을 냉철하게 진단하고 실효성 있는 정책 대안을 청와대에 선제적으로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겸손과 유능'으로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민생 성과를 내지 못한다면 여당의 존재 이유는 사라진다. 경선 과정에서 극도로 곪아 터진 계파 갈등을 치유하는 것도 시급한 과제다. 이번 경선은 친명계와 친청(친정청래)계 간의 원색적인 비난과 '붕어 아이큐'라는 인신공격까지 난무한 진흙탕 싸움이었다. 김 대표는 서둘러 분열된 당을 추스르고 단일 대오를 형성해야 한다. 수석 최고위원을 친청계 최민희 의원이 차지하고 최고위원 선거에서 친청계 3명, 친명계 2명이 당선된 만큼 김 대표는 각별한 포용력과 정치력을 발휘해야 한다. 강경일변도의 국회운영으로 반목만 계속해 온 야당과도 긴밀한 협력을 통해 산적한 국가적 과제를 풀어가는 책임 있는 집권당의 면모를 보여줘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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